지금 쓰고자 하는 내용을 칼럼으로 써도 되나 오랫동안 망설였다. 망설인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돈과 관련된 나의 최근 경험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반응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수 없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이 세상에 과연 정의가 존재하는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내가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내가 파이어족으로 살겠다고 선언했을 때도 이런 노골적인 반응은 없었다. 마음속으로는 재수 없다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최소한 겉으로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건과 관련해서는 대놓고 부정적 반응들을 보였다. 사실 나도 이런 반응을 이해한다. 나에게 일어난 일이고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이기에 별 말 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지, 만약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면 나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면서 비판적으로 반응했을 테다.
주변 반응은 주로 “재수 없다, 이럴 수가 있나”였지만, 어쨌든 돈과 관련된 이야기로는 올해 내가 겪은 것 중 가장 큰 사건이었다. 돈의 속성이나 시스템과 관련해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돈에 대해 좀 더 이해하려면 필요한 이야기이고, 그런 의미에서 그 이야기를 적어본다.
둘째, 직장을 그만둔 후 주식이 폭락했다. 2021년 말부터 미국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그야말로 주식, 암호화폐 등 자산들이 폭락했다. 주식시장에서는 10%, 20% 정도는 항상 떨어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그 정도 떨어지는 것은 별 상관이 없게끔 준비를 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 나스닥 지수가 이 기간에 1만6000에서 1만 정도로 거의 40%가량 떨어졌다. 암호화폐는 이보다 더 떨어졌다. 이러면 타격을 받는다.
이 기간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수익도 없는 상태에서 미국 주식을 가지고 있을 텐데 주가가 이렇게 폭락해도 괜찮느냐는 연락이었다.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내가 망하지 않았나 떠보는 사람도 있었다. 망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든 건 사실이다. 현 생활수준으로는 몇십 년 버티기도 힘들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했다. 고민이 늘어났다.
이대로라면 몇십 년 후 파산할 수 있다는 걱정이 늘어날 때, 미국 주식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2022년 1만까지 떨어졌던 나스닥 지수가 올해는 이전 기록인 1만60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했다. 또 비트코인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놀란 건 그다음이다. 미국 주식, 비트코인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봄 기간 계속 올랐다. 그러면서 내 자산 규모는 더 늘어났다. 몇% 늘어난 게 아니라, 몇십%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수익 활동을 하지 않은 채 펑펑 쓰기만 했다. 그런데 오히려 재산이 늘었다. 조금 늘어난 게 아니라, 훨씬 많이 늘었다. 사실 이건 내 주위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재수 없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이 사회에 정의가 존재하는가” “사회 시스템이 뭔가 잘못된 거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런데 이건 나도 전혀 예상 못 했던 일이다. “이게 이럴 수도 있구나”라면서 놀라워하고 있다.
또 다른 책에서는 갓 부자가 된 사람의 사고방식을 이야기했다. 처음 부자가 된 사람은 그 돈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고민하고 전전긍긍한다. 아예 부자가 되지 않았다면 모를까, 부자가 됐다가 다시 돈이 없어지는 것은 엄청난 불행이다. 그래서 처음 부자가 된 사람은 누리지 못하고 고민이 많다. 그런데 어느 수준 이상 자산이 쌓이면 그 자산은 저절로 증가한다. 돈을 써도 자산이 늘어나 계속 부자로 남는다. 그 시스템을 아는 부자는 자신이 다시 가난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지 않고 그냥 누리면서 살 수 있다. 하지만 처음 부자가 된 사람은 그걸 모른다. 그래서 처음 부자가 된 사람과 오랫동안 부자였던 사람은 사고방식이 다르다. 오래된 부자는 돈 쓰는 것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쓰는 돈보다 자산이 증가해 더 많은 돈이 생길 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이런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감하지 못했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스스로 이 과정을 경험하면서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 일정 수준을 넘으면 자산은 그 자체로 증식한다. 이때는 돈을 더 벌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고, 관리만 잘하면 된다. 관리만 잘해도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이 생길 수 있다.
주변 사람들한테 절망을 느끼게 한 나의 경험이지만, 그래도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사람들은 평안한 노후를 위해, 돈 걱정을 하지 않기 위해, 일하지 않아도 잘살 수 있는 부자가 되기 위해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한지 감을 잡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제 그 정확한 액수를 알게 된 것이다. 금융자산 10억~20억 원만 만들면 된다.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충분히 돈을 쓰면서도 재산이 늘어날 수 있다. 구체적 수치의 목표가 제시됐다는 것, 그게 내 주위 사람들이 내 경험에서 얻은 긍정적 측면이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재수 없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이 세상에 과연 정의가 존재하는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내가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내가 파이어족으로 살겠다고 선언했을 때도 이런 노골적인 반응은 없었다. 마음속으로는 재수 없다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최소한 겉으로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건과 관련해서는 대놓고 부정적 반응들을 보였다. 사실 나도 이런 반응을 이해한다. 나에게 일어난 일이고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이기에 별 말 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지, 만약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면 나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면서 비판적으로 반응했을 테다.
주변 반응은 주로 “재수 없다, 이럴 수가 있나”였지만, 어쨌든 돈과 관련된 이야기로는 올해 내가 겪은 것 중 가장 큰 사건이었다. 돈의 속성이나 시스템과 관련해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돈에 대해 좀 더 이해하려면 필요한 이야기이고, 그런 의미에서 그 이야기를 적어본다.
금융자산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돈을 벌지 않아도 자산이 점점 증가한다. [GETTYIMAGES]
파이어족이 지출 더 많아
나는 2021년 8월 말 직장을 그만두고 파이어족으로 살고 있다. 직장에서 정년까지 벌 수 있는 현금 수입을 투자로 벌었고, 그 돈으로 어쨌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장을 그만두고 파이어족 생활을 시작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첫째, 지출이 생각보다 많았다. 직장을 다닐 때보다 지출액이 훨씬 더 컸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직장을 다닐 때는 주말에만 놀러갈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면 평일에도 놀러가게 된다. 직장을 다닐 때는 여행을 맘대로 갈 수 없다. 돈이 있어도 휴가, 연휴 등 날짜가 맞아야 갈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 아무 때나 여행을 갈 수 있다. 시간이 있으니 평소에 하고 싶었던 취미를 더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다 돈이다. 시간이 많아서 취미 활동을 더 하고, 여행을 더 다니고, 하고 싶은 것을 더 하다 보니 지출액도 커진다. “매달 이 정도 돈을 쓰면 되겠다”고 계획해 파이어족이 됐는데 지출액이 더 많았다. 있는 돈을 빼내서 쓰다 보니 이 지출액으로는 몇 년후 분명히 문제가 생기고 만다. 자금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건 예상되지만 이미 늘어난 지출 수준을 줄이는 일은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둘째, 직장을 그만둔 후 주식이 폭락했다. 2021년 말부터 미국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그야말로 주식, 암호화폐 등 자산들이 폭락했다. 주식시장에서는 10%, 20% 정도는 항상 떨어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그 정도 떨어지는 것은 별 상관이 없게끔 준비를 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 나스닥 지수가 이 기간에 1만6000에서 1만 정도로 거의 40%가량 떨어졌다. 암호화폐는 이보다 더 떨어졌다. 이러면 타격을 받는다.
이 기간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수익도 없는 상태에서 미국 주식을 가지고 있을 텐데 주가가 이렇게 폭락해도 괜찮느냐는 연락이었다.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내가 망하지 않았나 떠보는 사람도 있었다. 망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든 건 사실이다. 현 생활수준으로는 몇십 년 버티기도 힘들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했다. 고민이 늘어났다.
이대로라면 몇십 년 후 파산할 수 있다는 걱정이 늘어날 때, 미국 주식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2022년 1만까지 떨어졌던 나스닥 지수가 올해는 이전 기록인 1만60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했다. 또 비트코인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자산 오히려 증가
올 초에 2021년 8월 내가 직장을 그만뒀을 때의 자산 규모로 회복됐다. 나는 그동안 새로 돈을 번 게 아니라, 모아둔 돈을 쓰면서 살았다. 그러니 주어진 자산에서 생활비만큼은 계속 줄어든다. 2년 반 동안 생활비를 빼왔으니 최소 그만큼은 자산 규모가 작아져야 한다. 그런데 그만둘 때 자산 규모와 같았다. 이 말은 내가 2년 반 동안 써온 돈이 모두 다 메워졌다는 뜻이다. 나는 절약하면서 살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돈을 썼다. 이렇게 써도 되나 걱정하면서도 지출을 줄이지 못했다. 그런데 그렇게 몇 년 쓴 돈이 모두 다 메워졌다. 이게 이럴 수도 있구나. 놀랐다. 주변 친구들에게 말했다. 친구들은 내가 정말로 아무런 소득 활동을 하지 않고 놀기만 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데 그 돈이 다 메워졌다고 한다. “재수 없다”는 아주 노골적인 반응이 나온 이유다.
그런데 정말 놀란 건 그다음이다. 미국 주식, 비트코인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봄 기간 계속 올랐다. 그러면서 내 자산 규모는 더 늘어났다. 몇% 늘어난 게 아니라, 몇십%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수익 활동을 하지 않은 채 펑펑 쓰기만 했다. 그런데 오히려 재산이 늘었다. 조금 늘어난 게 아니라, 훨씬 많이 늘었다. 사실 이건 내 주위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재수 없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이 사회에 정의가 존재하는가” “사회 시스템이 뭔가 잘못된 거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런데 이건 나도 전혀 예상 못 했던 일이다. “이게 이럴 수도 있구나”라면서 놀라워하고 있다.
오래된 부자는 돈 걱정 없어
이런 경험을 하면서 이전에 읽은 책 구절을 다시 발견했다. 어떤 책에서 금융자산 10억 원을 만들면 자산 규모가 줄어들지 않으며, 일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금융자산 10억 원에서 5% 이자 수익을 얻으면 연 5000만 원이다. 연 5000만 원으로 살면 자산 규모를 그대로 유지한 채 평생 지낼 수 있다. 금융자산 20억 원이면 연 1억 원 생활비를 써도 자산 규모가 줄지 않는다. 만약 그 이상 자산이 있다면? 그러면 연 1억 원 생활비를 써도 자산이 오히려 늘어난다. 일하지 않고 돈을 쓰기만 하는데도 오히려 자산이 늘어나는 것, 그 임계점이 금융자산 10억 원이다. 생활비가 1억 원이라면 20억 원이다. 그러니 그 선만 넘으면 된다. 처음부터 몇십억, 몇백억 돈을 벌려고 할 필요가 없으며, 그 선만 넘으면 일하지 않고 부자로 생활하면서도 점점 더 큰 부자가 될 것이다.
또 다른 책에서는 갓 부자가 된 사람의 사고방식을 이야기했다. 처음 부자가 된 사람은 그 돈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고민하고 전전긍긍한다. 아예 부자가 되지 않았다면 모를까, 부자가 됐다가 다시 돈이 없어지는 것은 엄청난 불행이다. 그래서 처음 부자가 된 사람은 누리지 못하고 고민이 많다. 그런데 어느 수준 이상 자산이 쌓이면 그 자산은 저절로 증가한다. 돈을 써도 자산이 늘어나 계속 부자로 남는다. 그 시스템을 아는 부자는 자신이 다시 가난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지 않고 그냥 누리면서 살 수 있다. 하지만 처음 부자가 된 사람은 그걸 모른다. 그래서 처음 부자가 된 사람과 오랫동안 부자였던 사람은 사고방식이 다르다. 오래된 부자는 돈 쓰는 것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쓰는 돈보다 자산이 증가해 더 많은 돈이 생길 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이런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감하지 못했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스스로 이 과정을 경험하면서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 일정 수준을 넘으면 자산은 그 자체로 증식한다. 이때는 돈을 더 벌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고, 관리만 잘하면 된다. 관리만 잘해도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이 생길 수 있다.
주변 사람들한테 절망을 느끼게 한 나의 경험이지만, 그래도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사람들은 평안한 노후를 위해, 돈 걱정을 하지 않기 위해, 일하지 않아도 잘살 수 있는 부자가 되기 위해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한지 감을 잡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제 그 정확한 액수를 알게 된 것이다. 금융자산 10억~20억 원만 만들면 된다.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충분히 돈을 쓰면서도 재산이 늘어날 수 있다. 구체적 수치의 목표가 제시됐다는 것, 그게 내 주위 사람들이 내 경험에서 얻은 긍정적 측면이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