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 축구계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방학’이다. 물론 공식 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을 뿐, 축구계가 마냥 휴식만 취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데 매우 바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선수를 내보내거나 새 인재를 영입하는 이적 시장도 이즈음 활발히 열린다.
선수 이적은 차치하더라도 비(非)시즌에 더 바삐 움직여야 하는 구단도 있다. 바로 리더가 바뀌는 팀이다.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 계약 기간 만료 등 이유로 새 감독을 맞은 팀은 모든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많은 유럽 팀이 새로운 감독과 함께 여정을 시작할 전망이다. 올여름 빅리그 최상위 구단의 감독 교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흥미롭다. 주요 팀의 감독 교체를 놓고 교차하는 기대감과 불안감을 살펴보자.
먼저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에선 리버풀, 첼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온 등이 감독을 바꿨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떠나자 그 후임자에 유럽 축구계의 관심이 쏠렸다. 네덜란드 출신인 아르네 슬롯이 명장 바통을 이어받았다. 클롭은 횡보를 거듭하던 리버풀에 부임해 옛 영광을 되찾아준 입지전적 인물이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그는 팀에 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안겼다. 1978년생인 신임 슬롯은 네덜란드 리그에서 신진 지도자로 부상한 인물이다. 2016년 캄뷔르 레바르덴을 시작으로 AZ 알크마르,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2022~2023시즌 폐예노르트를 우승시키며 빅리그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리버풀에선 전임 감독의 존재감이 너무 크기에 부임 초반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할 경우 ‘구관이 명관’이라는 평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표류하던 첼시는 또 감독을 바꿨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시절부터 잦은 감독 교체가 구단의 기조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시즌 내내 갈팡질팡하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막바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끝내 팀을 떠나게 됐다. 첼시 새 감독은 엔초 마레스카다. 감독 경험은 부족하지만,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에서 챔피언십 우승을 달성했다. 초보 감독으로선 상당히 파격적인 ‘5+1년’ 초장기 계약을 따낸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은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감독을 바꾸기로 했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한 바이에른 뮌헨은 울상이었다. 당초 영입하려던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이 기존 팀 잔류 의사를 밝히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계획이 틀어졌다. 구단이 전임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과 접촉했다는 소문이 들렸고, 심지어 투헬을 잔류시킬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난항 끝에 바이에른 뮌헨이 선택한 것은 EPL 번리의 뱅상 콩파니 감독이다. 번리와 계약 기간이 남은 콩파니를 데려오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은 1200만 유로(약 180억 원)에 달하는 보상금까지 지불했다. 콩파니가 번리를 EPL로 승격시킨 활약은 놀랍지만, 지난 시즌 다시금 강등될 것을 보면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단순 분데스리가 상위권을 넘어 모든 대회 우승을 노리는 팀임을 감안하면 모험적인 감독 선택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자존심 유벤투스는 과감하게 변화의 칼을 빼 들었다. 나폴리에 있던 디렉터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가 지난 시즌 유벤투스에 합류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수비적이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 대신 볼로냐를 공격적 축구 스타일로 이끈 1982년생 젊은 감독 티아고 모타가 온다. 모타는 최근 빅리그 상위권 팀 축구에서 대세인 ‘포지셔널 플레이(positional play)’를 바탕으로 한 전술 아이디어가 뛰어나다. 볼로냐에서 갓 성과를 내기 시작한 젊은 감독이기에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다만 팬들 입장에선 더는 수비 지향적인 유벤투스를 보면서 답답해하지 않아도 된다.
2022년 11년 만에 리그 우승컵을 안긴 감독도 변화의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세리에A AC 밀란은 5년을 함께한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과 작별하고 프랑스 리그1 릴 OSC를 이끌던 파울루 폰세카 감독을 선임했다. 상위권을 유지 중인 현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더 흥미롭고 공격 중심의 축구를 구사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AC 밀란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스페인 출신 훌렌 로페테기를 선임하려다 팬들의 강한 반발에 가로막혀 새로운 감독을 찾아나선 바 있다.
나폴리는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야인으로 지내던 안토니오 콘테를 맞이한다. 33년 만에 우승을 안긴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떠나면서 흔들린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이런 점을 감안해 공격적 스타일의 감독보다 수비적이지만 리그에서 성적이 검증된 인물을 영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캐릭터가 강한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구단주와 콘테 감독이 조화를 이룰지 궁금해하는 눈치다.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구단주와 자기주장이 강한 감독의 동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선수 이적은 차치하더라도 비(非)시즌에 더 바삐 움직여야 하는 구단도 있다. 바로 리더가 바뀌는 팀이다.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 계약 기간 만료 등 이유로 새 감독을 맞은 팀은 모든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많은 유럽 팀이 새로운 감독과 함께 여정을 시작할 전망이다. 올여름 빅리그 최상위 구단의 감독 교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흥미롭다. 주요 팀의 감독 교체를 놓고 교차하는 기대감과 불안감을 살펴보자.
올여름 최상위 구단 동시다발적 감독 교체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신임 감독 아르네 슬롯. [뉴시스]
표류하던 첼시는 또 감독을 바꿨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시절부터 잦은 감독 교체가 구단의 기조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시즌 내내 갈팡질팡하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막바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끝내 팀을 떠나게 됐다. 첼시 새 감독은 엔초 마레스카다. 감독 경험은 부족하지만,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에서 챔피언십 우승을 달성했다. 초보 감독으로선 상당히 파격적인 ‘5+1년’ 초장기 계약을 따낸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은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감독을 바꾸기로 했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한 바이에른 뮌헨은 울상이었다. 당초 영입하려던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이 기존 팀 잔류 의사를 밝히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계획이 틀어졌다. 구단이 전임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과 접촉했다는 소문이 들렸고, 심지어 투헬을 잔류시킬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난항 끝에 바이에른 뮌헨이 선택한 것은 EPL 번리의 뱅상 콩파니 감독이다. 번리와 계약 기간이 남은 콩파니를 데려오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은 1200만 유로(약 180억 원)에 달하는 보상금까지 지불했다. 콩파니가 번리를 EPL로 승격시킨 활약은 놀랍지만, 지난 시즌 다시금 강등될 것을 보면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단순 분데스리가 상위권을 넘어 모든 대회 우승을 노리는 팀임을 감안하면 모험적인 감독 선택으로 보인다.
가는 사람 붙잡더니… 바르셀로나 감독 인선 촌극
스페인 라리가 FC 바르셀로나의 감독 교체 과정은 촌극 그 자체였다. 조안 라포르타 회장은 올해 초 사임하기로 한 차비 에르난데스 감독을 만류해 애써 마음을 돌려놓더니, 5월 언론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아 경질했다. 떠나겠다는 사람을 붙잡아놓고 불과 몇 달 후 마음에 안 든다며 경질한 것이다. 결국 새로운 감독으로 독일 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었던 한지 플릭이 선임됐다. 플릭은 독일 대표팀을 오랫동안 이끈 요하임 뢰브의 오른팔이었고, 2019~2020시즌 바이에른 뮌헨에 부임하자마자 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포칼 등 3관왕을 달성했다. 다만 그 후 지휘봉을 잡은 독일 대표팀 성적은 그야말로 실망스러웠다. 공격적인 패스 게임을 즐기는 바르셀로나 특유의 스타일에 플릭 감독이 중시하는 높은 활동량과 기동력이 적절히 융합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에서만 생활한 그가 스페인 축구계 풍토에 빨리 적응하는 게 관건이다.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신임 감독 티아고 모타. [GETTYIMAGES]
2022년 11년 만에 리그 우승컵을 안긴 감독도 변화의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세리에A AC 밀란은 5년을 함께한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과 작별하고 프랑스 리그1 릴 OSC를 이끌던 파울루 폰세카 감독을 선임했다. 상위권을 유지 중인 현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더 흥미롭고 공격 중심의 축구를 구사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AC 밀란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스페인 출신 훌렌 로페테기를 선임하려다 팬들의 강한 반발에 가로막혀 새로운 감독을 찾아나선 바 있다.
나폴리는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야인으로 지내던 안토니오 콘테를 맞이한다. 33년 만에 우승을 안긴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떠나면서 흔들린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이런 점을 감안해 공격적 스타일의 감독보다 수비적이지만 리그에서 성적이 검증된 인물을 영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캐릭터가 강한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구단주와 콘테 감독이 조화를 이룰지 궁금해하는 눈치다.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구단주와 자기주장이 강한 감독의 동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