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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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연속 적자 G마켓 문책 인사

경쟁사 출신 CEO 앉히고 할인·배송 서비스 대대적 개편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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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4-07-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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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021년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 인수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했던 말이다. 당시 신세계는 3조4400억 원이라는 높은 인수비용을 마련하고자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를 매각했다. 자금 출혈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이커머스 투자에 나섰던 것이다. 3년이 지난 지금 신세계의 G마켓 인수에 대해 ‘무리수’였다는 평가가 많다. 인수 시점에 ‘유일한 흑자 이커머스’였던 G마켓은 2022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고 신세계는 초기 투자비용조차 회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정 회장이 G마켓 수뇌부를 경쟁사 출신으로 교체하는 등 칼을 빼 든 배경이기도 하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오른쪽)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인 가운데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에 대한 고강도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G마켓 홈페이지 캡처, 신세계 제공]

    정용진 신세계 회장(오른쪽)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인 가운데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에 대한 고강도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G마켓 홈페이지 캡처, 신세계 제공]

    2021년 인수 이후 첫 CEO 교체

    신세계는 6월 19일 G마켓 새 경영진에 알리바바코리아, 네이버, 쿠팡 등 경쟁사 출신을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최고경영자(CEO)엔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이, 최고제품책임자(CPO) 격인 PX본부장엔 네이버 쇼핑플랫폼 책임 리더를 지낸 김정우 상무가, 테크본부장엔 쿠팡 출신 오참 상무가 임명됐다. 신세계는 정 회장 취임 직후부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신상필벌·수시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진한 실적을 낸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가 가장 먼저 경질됐는데, 이번 G마켓 인사 또한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문책성 인사로 해석된다. 더욱이 G마켓 CEO 교체는 인수 이후 처음이라는 점, 그 자리를 경쟁사 수장으로 채웠다는 점에서 더 큰 위기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G마켓은 신세계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린다. 정 회장은 2021년 G마켓에 대해 “얼마짜리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지만 G마켓은 2년간 약 1900억 원의 무형자산을 상각할 정도로 몸값이 떨어졌다. 2022년 654억 원, 2023년 321억 원, 올해 1분기 85억 원으로 그간 1000억 원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결과다.

    G마켓이 이처럼 저조한 성적을 쓴 원인에 대해선 “신세계의 이커머스 전략 부재 탓”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한 증권사는 3월 G마켓 모회사인 이마트 리서치 보고서에서 “이마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야 할지 여러 해 동안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쿠팡에 대항하고자 G마켓을 무리하게 인수했지만 물류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는 바람에 영업권 상각과 손상차손으로 회계장부를 얼룩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신세계가 온오프라인 사업 방향성에서 혼선을 빚는 사이 물류센터 기반 직매입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컬리 등이 치고나가며 경쟁력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G마켓은 한때 시장점유율 1위(2011년 기준 72%)를 기록했던 오픈마켓 분야에서도 네이버에 밀려 두 자릿수 점유율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이에 신세계는 최근 인사 외에도 다방면에서 G마켓을 환골탈태하려는 작업에 들어갔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SSG닷컴과 G마켓이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며 “고객이 여기저기서 쿠폰을 찾도록 숨바꼭질시키고 무료배송을 위해 이런저런 조건을 맞추게 하지 않나”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 같은 개선 사항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8월 쿠팡 멤버십 요금 인상을 앞두고 자사 멤버십(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에게 매달 발행하는 할인 쿠폰 혜택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서비스 개편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앞서 진행된 연중 최대 행사 ‘빅스마일데이’ 때도 평소의 2배 수준인 1000억 원을 투입해 매출과 거래량을 끌어올리고, 신규 멤버십 회원을 유치했다. 또 G마켓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물류 문제는 6월 CJ대한통운과 맺은 사업 제휴를 통해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의사결정 구조까지 다 바꿔야”

    다만 전문가들은 “대대적 쇄신 분위기에도 G마켓의 이커머스 경쟁력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평가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은 가격, 상품 구색, 배송 3박자인데, 지금까지 신세계가 내놓은 대책을 봤을 땐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업체)나 쿠팡의 사업성을 넘어설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할인 쿠폰으로 알리익스프레스만큼 가격 메리트를 갖출 수 있을지, CJ대한통운과 손잡는다 해도 자체 물류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상품을 출고하는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을 이길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무엇보다 현재 시장 우위를 점한 이커머스업체는 대부분 모체가 스타트업이기에 의사결정이 매우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며 “신세계가 이커머스 사업 관련 의사결정 구조까지 전부 다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그나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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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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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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