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미니앨범 ‘GOLDEN HOUR Part.1’을 선보인 에이티즈. [KQ엔터테인먼트 제공]
새 미니앨범 ‘GOLDEN HOUR: Part.1’에서 에이티즈 세계관은 새 장을 연다. 첫 트랙 ‘Golden Hour’는 “멋진 순간을 위해 사는 것이 우리의 가슴을 더 공허하게 하지는 않는가”라고 묻는다. 테마는 ‘허무’일까. 혹은 이어지는 내레이션이 내비치듯 화려함과 동떨어진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일까. 하지만 정작 수록곡들은 대체로 화려하고 뜨겁게 달아오르는 파티튠이다. 저돌적인 비트에 날카롭게 뻗고 꽂히는 보컬과 랩, 난폭하게 몰아치는 ‘드롭’은 속이 후련하다. 조금씩 깔려 있는 짓궂음이 유쾌하고 멋진 친구들 같은 느낌을 준다. 그간 에이티즈가 보여주던 ‘난장’의 매력이 여느 때보다 단단한 파괴력으로 발휘된다.
그런데 ‘Shaboom’은 강렬한 흥청거림 속에서도 줄곧 ‘지금밖에 모르는 인물’을 보여줌으로써 미래를 의식하게 한다. 야시시하게 번득이는 ‘Blind’도 순간에 매몰되는 맹목성을 그린다. 그리고 4번 트랙 ‘Empty Box’가 그 이면을 보여준다. 아련한 이별 R&B이기도 하지만 과거에 대한 허무와 비애를 담아낸다. ‘영원할 것 같던 그 빛나던 추억’을 되돌리기보다 ‘보내야 할 것 같아’라고 말한다. 새로운 테마가 여기서 완성된다. 눈이 먼 듯 춤추고 파티를 즐기는 여러 수록곡의 화자들, 그리고 타이틀곡 ‘WORK’의 내용까지도 ‘황금기’가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잊은 채 내달리는 모습으로 다시 읽힌다.
‘WORK’는 성공 가도를 질주하는 스타의 거드름으로서 ‘플렉스(flex)’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공중에 지폐를 뿌리고, 고출력 자동차가 덜컹이며, 모피코트가 펄럭인다. 성공을 위해 ‘일’하는 모습까지도 사실 플렉스 서사의 일부다. 그러나 그 디테일은 유머러스하게 군색하기도 하다. 양계, 위조화폐, 차량 절도, 사금 채취 같은 장면들은 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Grand Theft Auto)’나 ‘레드 데드 리뎀션(Red Dead Redemption)’을 차용했다. 게임에서도 플레이어의 초라한 초반을 장식하며 유머를 유발하는 장치들이다. 이 소재들에 대량의 순두부찌개를 끓이는 장면이 겹쳐진다. 스타의 삶 뒤에 있는 ‘일’은 한탕주의일 수도, 수더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럴 때 화려한 시절의 이후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