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중성화, 생식기 질환 예방에 도움
반려묘 발정 증상 중 하나는 창문 근처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GETTYIMAGES]
첫 발정기(생후 4~6개월)를 거치면 그동안 새끼를 생각하던 보호자도 반려묘 중성화를 고민하게 됩니다. 발정 증상으로 밤잠을 설치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다가 반려묘 호르몬을 안정화할 수 있는 중성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거죠. 이때 상당수 보호자가 반려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데요. 사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반려묘가 발정기에 받는 스트레스와 고통은 출산의 그것과 맞먹는 정도여서 중성화를 진행하는 게 반려묘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성화는 반려묘의 생식기 관련 질환을 예방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큰 수술입니다. 암컷 반려묘의 경우 첫 발정기 전(생후 6개월 이내)에 중성화 수술을 하면 유선 종양 발병 위험을 5% 미만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반려묘 유선 종양은 80%가 악성으로, 사람의 유방암과 유사합니다. 전이성이 강해 폐, 간 등 온몸으로 퍼져 1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죠. 또 중성화 수술을 하면 암컷은 자궁축농증과 자궁내막염을, 수컷은 전립선암과 고환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중성화를 한 반려묘가 그렇지 않은 반려묘보다 기대수명이 3~4년가량 더 긴 이유이기도 하죠.
중성화를 하지 않을 경우 암컷 반려묘는 1년에 최소 2~3번 발정기를 겪습니다. 7~10일간 지속되는 발정기에 교배하지 않으면 잠시 휴지기를 가진 뒤 10~14일 간격으로 발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실제론 그 횟수가 훨씬 많습니다. 또 반려묘의 발정기는 계절과 상관이 있어 한겨울이라도 보일러를 세게 틀면 발정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반려묘에겐 완경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평생에 걸쳐 발정을 하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으면 보호자와 반려묘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수술 후 핥지 않도록 주의해야
중성화 수술 후에는 반려묘에 넥칼라를 씌워 수술 부위를 핥지 못하게 해야 한다. [GETTYIMAGES]
이때 반려묘가 수술 부위를 핥아 덧날 우려가 있으니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려묘 혀는 뾰족한 돌기 형태라 수술 부위를 벌어지게 하거나 실밥이 풀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술 후에는 환묘복을 입히거나 넥칼라를 착용하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하루 2번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연고를 도포해 염증이 생기지 않게 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내복약)를 먹이는 것도 잊어선 안 됩니다. 또 반려묘가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기 전까진 캣휠 타기, 낚싯대 놀이 등 격렬한 움직임은 삼가야 하죠. 목욕은 실밥 제거 2~3일쯤 뒤부터 하기를 권합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