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3GS가 상륙하며 ‘스마트폰 시대’를 연 지 6년. 견고하던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는 8월 19일 출시됐다 두 달도 안 돼 화재·폭발 문제로 단종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있다. 압도적 판매율 1위를 자랑하던 삼성전자가 단 하나의 문제작 때문에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6년 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왕좌를 겨루는 경쟁을 계속해왔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이 두 회사가 양분했으며, 중저가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LG전자, 중국의 몇몇 회사가 생존을 위해 각축을 벌이는 모양새였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표주자였던 만큼 갤럭시노트7의 예상치 못한 단종은 전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모든 이통통신사가 갤럭시노트7 판매 중지를 발표한 후 삼성전자는 등 떠밀리듯 환불·교환정책을 발표하고 단종을 선언했지만, 사용자의 뇌리에는 이미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화재·폭발사고의 원인 규명이나 후속 조치와 별개로,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 상황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모토로라가 처음 휴대전화를 만든 1973년 이래 단말기가 화재·폭발사고로 단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사건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휴대전화가 주머니나 손에서 폭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절대 두 번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LG전자가 단적인 예다. 2014년까지만 해도 LG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시장점유율 5.3%(세계 3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현재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색 있는 스마트폰을 출시해온 LG전자가 몰락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광속 추락의 이유는 연이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최신형 스마트폰)의 실패였다. 지난해 4월 출시한 G4, 같은 해 10월 출시한 V10 두 플래그십 제품이 연이어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G4와 V10의 부진에는 이유가 있었다. 두 제품 모두 단말기가 갑자기 꺼져 다시 켠 뒤에도 LG로고에서 더는 진행되지 않는 ‘무한부팅’ 현상에 시달린 것. 2014년 출시된 G3에서 일부 지적된 문제였지만, LG전자는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결국 반복된 잘못이 소비자의 외면을 불렀다. 만약 갤럭시노트7 다음 모델도 실패한다면 삼성전자 역시 LG전자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후속 모델은 갤럭시노트7과는 디자인이나 기능 면에서 차별화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후속 모델이 전작과 별반 차이 없는 상태로 출시된다면 소비자 뇌리에서 ‘갤럭시노트7 폭발 트라우마’를 지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의 더 큰 고민이 발생한다. 소비자가 감내할 수 있는 기간에 갤럭시노트7의 디자인이나 성능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제품을 과연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 배터리 사고가 있기 전까지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가 만든 스마트폰 가운데 모든 부분에서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약 80%의 안드로이드와 20%의 애플 임베디드 운영체계(iOS), 1% 이하의 마이크로소프트로 나뉜다. 스마트폰 자체로 보자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경쟁사지만, OS로 보면 안드로이드와 애플은 별개의 시장이다. 두 OS의 인터페이스가 달라 한쪽을 사용하던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하고 다른 OS로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 OS에서 구매한 유료 애플리케이션은 같은 OS를 이용해야만 계속 쓸 수 있어 그렇지 않아도 적은 소비자들의 이동 가능성을 더 희박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공백을 애플이 메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드로이드 시장이 이렇게 애플과 별개의 시장임을 인식하고,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80%가 넘는 안드로이드 OS를 중심으로 시장을 살펴보면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고 그다음으로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3사가 있으며 그 뒤를 LG전자, 소니가 쫓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스마트워치나 스마트글라스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몸에 달 수 있는 전자기기)를 언급하지만, 스마트폰에 비해 기능과 사용 시간 면에서 부족함이 많은 데다 소비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확립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문제점이 개선돼야 비로소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다. 즉 앞으로 몇 년간은 스마트폰 시장이 여전히 주류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 아무런 걸림돌 없이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돌부리를 경기 막바지에 만난 격이다.
지난 6년 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왕좌를 겨루는 경쟁을 계속해왔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이 두 회사가 양분했으며, 중저가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LG전자, 중국의 몇몇 회사가 생존을 위해 각축을 벌이는 모양새였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표주자였던 만큼 갤럭시노트7의 예상치 못한 단종은 전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후속작 실패하면 시장 영향력 붕괴 가능성
갤럭시노트7의 잇따른 폭발사고와 그로 인한 단종 사태가 몰고 온 파장은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반입을 범법행위로 규정해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규정을 위반하고 몰래 반입했다 적발되면 최대 17만9993달러(약 2억215만 원)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 공항에선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안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탑승 직전 부랴부랴 스마트폰을 쓰리기통에 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간단히 말해 세계시장에서는 갤럭시노트7을 더는 스마트폰이 아닌 ‘폭발위험물’로 여기는 셈이다.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모든 이통통신사가 갤럭시노트7 판매 중지를 발표한 후 삼성전자는 등 떠밀리듯 환불·교환정책을 발표하고 단종을 선언했지만, 사용자의 뇌리에는 이미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화재·폭발사고의 원인 규명이나 후속 조치와 별개로,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 상황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모토로라가 처음 휴대전화를 만든 1973년 이래 단말기가 화재·폭발사고로 단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사건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휴대전화가 주머니나 손에서 폭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절대 두 번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LG전자가 단적인 예다. 2014년까지만 해도 LG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시장점유율 5.3%(세계 3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현재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색 있는 스마트폰을 출시해온 LG전자가 몰락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광속 추락의 이유는 연이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최신형 스마트폰)의 실패였다. 지난해 4월 출시한 G4, 같은 해 10월 출시한 V10 두 플래그십 제품이 연이어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G4와 V10의 부진에는 이유가 있었다. 두 제품 모두 단말기가 갑자기 꺼져 다시 켠 뒤에도 LG로고에서 더는 진행되지 않는 ‘무한부팅’ 현상에 시달린 것. 2014년 출시된 G3에서 일부 지적된 문제였지만, LG전자는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결국 반복된 잘못이 소비자의 외면을 불렀다. 만약 갤럭시노트7 다음 모델도 실패한다면 삼성전자 역시 LG전자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후속 모델은 갤럭시노트7과는 디자인이나 기능 면에서 차별화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후속 모델이 전작과 별반 차이 없는 상태로 출시된다면 소비자 뇌리에서 ‘갤럭시노트7 폭발 트라우마’를 지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의 더 큰 고민이 발생한다. 소비자가 감내할 수 있는 기간에 갤럭시노트7의 디자인이나 성능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제품을 과연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 배터리 사고가 있기 전까지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가 만든 스마트폰 가운데 모든 부분에서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약 80%의 안드로이드와 20%의 애플 임베디드 운영체계(iOS), 1% 이하의 마이크로소프트로 나뉜다. 스마트폰 자체로 보자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경쟁사지만, OS로 보면 안드로이드와 애플은 별개의 시장이다. 두 OS의 인터페이스가 달라 한쪽을 사용하던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하고 다른 OS로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 OS에서 구매한 유료 애플리케이션은 같은 OS를 이용해야만 계속 쓸 수 있어 그렇지 않아도 적은 소비자들의 이동 가능성을 더 희박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공백을 애플이 메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드로이드 시장이 이렇게 애플과 별개의 시장임을 인식하고,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80%가 넘는 안드로이드 OS를 중심으로 시장을 살펴보면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고 그다음으로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3사가 있으며 그 뒤를 LG전자, 소니가 쫓고 있는 형국이다.
위기에 등장한 무서운 경쟁자
그동안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경쟁 회사가 없었다. 그런데 폭발사고로 사람들이 삼성전자 폰의 대체폰을 찾고 있는 이 절묘한 시점에서 구글이 ‘픽셀’이라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에게는 이번 구글의 픽셀 출시가 치명적이다. 안드로이드 시장에서는 삼성 외 성능 좋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구글이 시장에 신규 진입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갤럭시노트7 사태는 단순히 스마트폰 기종 한 개의 실패라기보다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이 재편될 변곡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당장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내주지는 않겠지만 2~3년에 걸쳐 시장점유율이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스마트워치나 스마트글라스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몸에 달 수 있는 전자기기)를 언급하지만, 스마트폰에 비해 기능과 사용 시간 면에서 부족함이 많은 데다 소비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확립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문제점이 개선돼야 비로소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다. 즉 앞으로 몇 년간은 스마트폰 시장이 여전히 주류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 아무런 걸림돌 없이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돌부리를 경기 막바지에 만난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