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한국 주식 5차 파동’을 쓴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 재테크마케팅학과 교수. 조영철 기자
책 ‘한국 주식 5차 파동’을 쓴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 재테크마케팅학과 교수는 코스피가 3300에서 등락을 지속하면 4000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는데 그것이 적중했다. 김 교수는 지금 같은 상승장에선 모든 종목이 오르는 듯 보여도 실제 지수 상승을 이끄는 건 일부 대형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무턱대고 장에 진입했다가 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종목을 고르는 눈이 필요하다. 그는 “저평가 우량주 전략은 코로나19 사태 때처럼 예외적인 급락장에서나 통한다”며 “부동산시장에서도 서울 신축 아파트가 저평가될 수 없듯이 평시엔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외국인 눈으로 봐야
종목을 고르는 10가지 기준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표 참조).“먼저 전제부터 짚고 싶다. 사지 말아야 할 종목 기준에 해당한다고 해서 그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시장을 주도할 만큼 상승 속도가 빠른 종목은 아니라는 의미일 뿐이다.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기준은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기업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쉽게 이해된다. 아시아 섹터에 배분된 자금으로 굳이 중국이 잘하는 산업을 한국시장에서 투자할 이유가 없다. 중국에 직접 투자하면 된다. 실제로 반도체, 조선, 방산, 원전처럼 현재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업종은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분야다.”
중국과 경쟁하는 산업 분야가 어디라고 보나.
“태양광, 배터리, 석유화학이 가장 대표적이다. 사실상 모든 제조업이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정책 덕분에 한국 제품이 미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 외 대부분 시장에선 여전히 중국과 맞붙는다.”
그렇다면 살아남는 산업은 무엇인가.
“SM, JYP, 하이브 같은 엔터산업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문화 교류 확대가 언급됐듯이 한한령이 해제돼 콘서트가 재개되고 한국 콘텐츠가 방영되면 중국과의 경쟁을 넘어 중국시장을 장악할 잠재력 있는 산업이 엔터주다.”
7번째 기준인 정책 친화 산업과 정책 테마주는 어떻게 구분하나.
“코스피 대형주를 보면 정책 친화 산업은 하나의 덩어리로 형성돼 있다. 외국인·기관 시각에선 반도체, 원전, 전력기기, 인공지능(AI)이 큰 공처럼 보인다. 지금 같은 AI 일극 체제에선 AI 관련 기업 시가총액이 늘어나면 지수 자체가 상승한다. 반면 정책 테마주는 외롭다. 이름도 생소하고, 주식 공부를 꽤 해야 알 수 있는 종목이다.”

대체 불가능한 전력주 주목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같은 AI 대형주 외에 주목할 만한 기업이 있나.“전력산업이 부각되고 있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처럼 변압기 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변압기는 독일과 한국이 주로 만드는데, 한국은 납기가 빠르다. 대체 불가능한 공급망을 가진 셈이다. 엔비디아를 대체할 곳이 없어 엔비디아 주가가 오른 것과 같은 원리다. 반대로 방산업종은 폴란드 대규모 수주 이후 추가 호재가 적어 기대감이 소강된 상태다. 유럽 경쟁사도 많아 단기 주가 상승은 제한적이다.”
10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하라고 권한다. 개별주보다 안정적이고, IRP(개인형퇴직연금)나 연금계좌로 ETF를 운용하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5000을 전망한다.
“4300 구간에서 급락 없이 버티는 게 핵심이다. 급등 이후 평평한 구간이 나오기 마련이다. 몇 달간 횡보하며 적응 기간을 거쳐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 문제는 속도감에 익숙해진 투자자다. 이 구간에서 답답함을 느껴 코스닥 대형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상승을 고려하면 코스닥은 1200~1300 선까지 오를 여력이 있다. 결국 심리 문제다. 개인투자자는 ‘덜 오른 주식’을 선호해 일정 기간 코스닥 강세장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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