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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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캠핑의 든든한 동반자 오프로더

[조진혁의 Car Talk] 4륜구동으로 험지 질주… 주행 상황 따라 동력 조절

  • 조진혁 자유기고가

    입력2025-08-1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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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로더의 상징으로 통하는 지프 랭글러. 뉴시스 

    오프로더의 상징으로 통하는 지프 랭글러. 뉴시스 

    바다 대신 산으로 떠나는 캠핑족에게 오프로더(험로 주행에 특화된 차량)는 더없이 든든한 파트너다. 험한 산길, 미끄러운 진흙, 바위가 도사리는 길 어디든 자유롭게 주파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핵심은 4륜구동 시스템이다. 4륜구동이라고 다 같지는 않다. 지프, 랜드로버,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등 주요 오프로더 브랜드의 대표 모델과 그에 맞는 최적의 주행 환경을 들여다보자.

     ‘미국 군용차량의 후손’ 랭글러 

    먼저 오프로더의 상징인 지프 랭글러다. 다른 모델에 비해 부품 수급이 쉽고, 가격대가 낮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브랜드에 내재된 정통성도 높은 인기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지프는 오프로드에 진심인 브랜드다. 지프의 오프로더 중 대표 모델이 랭글러다. 랭글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군용차량의 혈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오프로더의 상징이다. 특히 자랑할 만한 기술은 ‘파트타임 4륜구동 시스템’으로, 현대 오프로더의 기본 중 기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평상시에는 뒷바퀴, 즉 후륜만 굴려 연료를 절약한다. 험로에 접어들면 운전자가 직접 버튼이나 레버를 조작해 4륜구동을 켤 수 있다. 랭글러는 전통 기계식과 전자식을 결합한 구조로, 2륜구동 및 4륜구동 전환이 자유롭다. 4륜구동 모드에서는 전륜과 후륜이 동시에 구동되지만, 앞뒤 차축 사이 차동기어는 고정되지 않아 일정 속도 이상 평지 주행 시에는 사용할 수 없다. 바퀴가 도는 속도 차이로 차량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험로 주행 시에는 ‘로크 트랙(Lock Trac)’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크 트랙은 각 차축의 차동장치를 고정해 바퀴가 헛도는 현상을 막는다. 바퀴가 헛도는 대신 다른 바퀴가 더 많은 동력을 받아 진흙이나 바위처럼 미끄러운 지면에서도 안정적인 접지력을 유지한다. 여기에 전자식 트랙션 컨트롤이 더해져 바퀴가 헛도는 순간 엔진 출력을 조절하고 미끄러짐을 최소화한다. 즉 운전자의 제어력을 높여 좀 더 안전한 주행을 돕는 방식이다. 

    랭글러는 적당한 지상고를 유지해 높은 바위나 나무뿌리를 손쉽게 넘는 데도 유리하다. 험한 윗길, 진흙탕, 가파른 비탈길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오프로더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폭넓게 사랑받는 이유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OCTA 에디션. 랜드로버 제공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OCTA 에디션. 랜드로버 제공

     ‘풀타임 4륜구동’ 디펜더 

    영국의 랜드로버 디펜더는 70년 넘는 역사 동안 럭셔리하면서도 험로 주행에 강한 차로 진화해왔다. 디펜더가 택한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은 4개 바퀴가 항상 동력을 받고, 노면 상태에 맞춰 전자장치가 이를 최적으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전륜과 후륜에 늘 동력이 공급되기에 운전자가 4륜구동을 켜고 끌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전자 제어 차동장치가 각 바퀴의 힘을 자동으로 조절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게 특징이다. 



    코너링에서는 전자식 토크 벡터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바깥쪽 바퀴가 더 빨리 돌고 안쪽 바퀴가 느리게 도는 상황에서 토크 벡터링은 바퀴별 구동력을 조절해 차체가 미끄러지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다. 디펜더는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해 노면 상태에 맞춰 차체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하는데, 바위나 나무를 넘을 때는 차체를 높여 하부 손상을 막는 식이다. 반면 도로에서는 차체를 낮춰 공기저항을 줄이고 연비까지 개선한다. 

    디펜더는 디자인 면에서도 오프로더에 최적화됐다. 진입각과 이탈각을 고려해 앞뒤 범퍼가 튀어나오지 않게 설계해 가파른 경사면을 쉽게 오르내릴 뿐 아니라 거친 산길, 자갈길, 심지어 얕은 강도 무리 없이 건넌다. 도심과 오프로드 주행에서 모두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올라운더 차량’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럭셔리와 파워의 조화’ G-클래스 

    오프로더계에서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건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다. 이 차는 1979년 등장한 이래 고급스러움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춘 명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자리 잡았다. 본래 군용차량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럭셔리와 험로 주행 성능을 겸비한 상징적 모델로 인정받는다. G-클래스의 핵심은 전륜, 중간, 후륜 세 축의 디퍼렌셜 로크(Differential Lock)를 모두 고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디퍼렌셜 로크는 바퀴마다 전달되는 동력을 균등하게 해 어떤 험난한 환경에서도 네 바퀴가 미끄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힘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일반 SUV와 달리 G-클래스는 튼튼한 강철 프레임 위에 차체를 올리는 보디온프레임 구조를 유지해 내구성과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나다. 지상고가 높아 바위나 깊은 물길도 무리 없이 통과할 뿐 아니라 다양한 주행 모드, 경사로 저속 주행 장치, 다중 에어백,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안전과 편의를 위한 고급 장비도 대거 탑재돼 있다. 험로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도심에서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포드 브롱코 랩터. 포드 제공

    포드 브롱코 랩터. 포드 제공

     ‘전천후 퍼포먼스’ 브롱코 

    포드 브롱코는 1960~1970년대 아메리칸 오프로드의 아이콘이었다. 2020년대에 현대적 감각과 첨단기술을 장착하고 부활했는데, 복고풍 디자인에 최신 기능을 더해 젊은 층과 오프로더 마니아 모두의 관심을 받았다. 브롱코의 지형 관리 시스템은 진흙, 모래, 바위, 눈 등 다양한 지형에 맞춰 4륜구동의 특성을 자동으로 조절해 운전자가 버튼만 누르면 즉시 최적의 주행 모드로 전환된다. 필요에 따라 전자식 디퍼렌셜 로크를 작동해 특정 차축의 차동장치를 고정하고 헛바퀴 도는 현상을 빠르면서도 정밀하게 방지하며,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독립식으로 구성돼 있어 험로에서도 진동과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장시간 주행 시에도 비교적 편안하다. 산길, 모래언덕, 진흙길, 강변 등 다양한 오프로드 환경에서 전천후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당연한 얘기지만 4륜구동 시스템 하나만으로 모든 종류의 험로를 정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차량은 설계 철학, 구동 방식, 첨단기술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어려운 험로를 가려면 차량을 손볼 필요도 있다. 험로를 누비는 오프로더는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험과 자유, 라이프스타일에 자유를 선사하는 든든한 벗이다. 주의할 것은 길이 아닌 곳은 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자연을 아끼는 사람들이 오프로더 차량 때문에 불편을 느낀다면 그것은 더는 모험이 아니다. 값비싼 오프로더와 함께 성숙한 모험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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