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겨울이 제 이름값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전국의 유명 겨울 축제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는데요. 온화한 겨울이 되리란 예상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동장군이 찾아왔습니다. 한파가 몰아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체감온도’입니다. 관측소에서 잰 기온보다 우리 몸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온도에 관심이 가게 마련인데요. 역사상 최초로 체감온도를 계산한 사람은 미국 탐험가 폴 사이플과 찰스 파셀입니다. 남극 탐험에 나선 사이플과 파셀은 플라스틱 실린더에 물을 채운 다음 건물에 매달고, 바람과 기온에 의해 실린더의 물이 얼마나 빨리 어는지를 측정해 체감온도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이게 1945년 만들어진 최초의 체감온도 공식, 사이플-파셀 계산식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체감온도는 어떤 방법으로 구하는 걸까요. 2001년 발표된 방법으로, 쉽게 말해 풍속과 기온의 관계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명의 사람이 각각 코, 턱, 이마와 뺨에 센서를 붙이고, 기온과 바람의 세기에 따른 피부 온도 및 열손실을 계산한 결과인데요. 바람이 1m/s로 불 때마다 체감온도는 1~2도씩 떨어집니다. 현재 서울 기온이 -1도이고, 바람이 9m/s 정도로 불면 체감온도는 -10도가량 되는 거죠. 이 공식도 추위를 느끼는 여러 요소 가운데 바람에 치중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겨울철 찬바람이 강하게 부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체감온도 계산법입니다. 당분간 찬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가 뚝 떨어지는 한파가 계속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