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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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솔솔, 우리 ‘숲멍’ 하러 가요

[걷기 좋은 길] 산림청이 인증한 걷기 좋은 전국 명품숲길

  • 김가영 자유기고가

    입력2023-10-0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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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산림청이 국토녹화 50주년을 기념해 전국의 걷기 좋은 ‘명품숲길’을 선정해 발표했다. 보행 약자를 배려한 착한 길부터 수백 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보고까지, 미처 몰랐던 숲길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

    보행 약자 배려한 도심 속 힐링 숲길
    서울·경기: 안산 자락길

    [서울 서대문구 제공]

    [서울 서대문구 제공]

    서울 서대문구에 조성된 안산 자락길은 전국 최초 순환형 무장애 길이다.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도 편하게 숲을 즐기도록 경사도를 9% 미만으로 낮추고, 계단 없이 나무 데크를 깔아 휠체어나 유모차도 진입할 수 있다. 안산을 둘러싼 순환형 자락길인 만큼 서울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무악재역·홍제역, 서대문구청 등 여러 방향에서 진입이 가능하다. 봄이면 수천 그루의 벚꽃나무, 여름이면 초록이 무성한 메타세쿼이아숲,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인왕산과 북한산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봉수대, 봉원사,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등 인근에 역사적 명소들도 자리해 도심 속 힐링 숲길로 제격이다.

    계곡 따라 야생화 관찰하며 걷는 숲길
    강원: 인제 자작나무숲길(달맞이숲길)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이범수 제공]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이범수 제공]

    매년 방문객 30만 명이 찾는 인제 자작나무숲길은 올해 산림청이 주관한 국토녹화 50주년 기념 ‘걷기 좋은 명품숲길’ 경진대회에서 전국 89개 숲길 중 최우수 숲길로 선정됐다. 인제 자작나무숲길은 메인 숲과 인접한 계곡을 따라 걷게 되는 숲길로 계절에 따라 큰앵초, 촛대승마, 노루귀 등 다양한 야생화와 식생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돌계단, 돌흙막이 같은 공법으로 탐방객들이 걷기 편안한 계단 높이와 경사도로 조성돼 있다.

    저수지 옆 생태 숲길
    충청: 의림지 한방치유숲길

    [충북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의 비경을 일컫는 ‘제천10경’의 1경에 해당하는 의림지는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한국 최고 저수지 중 하나로 꼽힌다. 의림지 위쪽으로는 ‘제2 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저수지가 있는데, 이 비룡담저수지에서 용두산 산림욕장까지 돌아오는 숲길이 의림지 한방치유숲길이다. 물안개길(2.4㎞), 솔향기길(6.5㎞), 온새로미길 (2㎞), 솔나무길(0.5㎞) 등 4개 구간이며, 비룡담저수지부터 한방생태숲을 돌아 다시 비룡담저수지로 돌아오는 물안개길은 보행 난도가 최저 수준이다.

    로컬이 사랑하는 힐링 스폿
    경상: 백양산 나들숲길

    [부산 부산진구 제공]

    [부산 부산진구 제공]

    백양산 나들숲길은 부산 사상구, 북구, 부산진구를 아우르는 백양산에 조성된 둘레길이다. 한 코스가 2~5㎞ 정도며, 어린이대공원을 중심으로 이어진 1~2코스와 생활권에 인접한 3~10코스 등 총 10개 코스로 돼 있다. 대표 코스는 성지곡수원지를 감싸고 걷을 수 있는 1코스와 어린이대공원 입구를 시작으로 성지곡수원지와 편백숲을 지나 백양산 바람고개로 향하는 2코스다. 울창하게 뻗은 편백숲 사이로 무장애 목재 데크길과 벤치 등 편의시설이 잘 정비돼 있어 인근 주민들도 즐겨 찾는다. 천년고찰 선암사, 백양산 애진봉 전망대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팽나무에 한 번, 수국에 두 번 반하는 숲길
    전라: 도초 팽나무 숲길(환상의 정원)

    [전남 신안군 제공]

    [전남 신안군 제공]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전남 도초도에는 전국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팽나무 숲길이 있다. 신안군이 2018년 전국 각지에서 수령 70년 이상 된 팽나무 총 760그루를 기증받아 조성한 숲길이다. 화포 선착장에서부터 수국공원까지 십리 길(약 4㎞)에 걸쳐 조성된 숲길에는 팽나무와 함께 수국, 애기범부채 등 다양한 초화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선사한다.

    청정 자연, 청정 숲길
    제주: 사려니숲길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라이브스튜디오 제공]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라이브스튜디오 제공]

    제주의 숨은 비경 가운데 하나인 사려니숲길은 한라산둘레길 7구간에 해당한다. 비자림로를 시작으로 물찻오름과 사려니오름을 거쳐 삼나무가 우거진 숲길까지 4.8㎞에 달하는 청정 숲길이라 인기가 많다. 사려니숲길에는 삼나무뿐 아니라 편백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 서어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가득하다. 나무 아래는 천남성 같은 야생 초본과 석송, 고사리 등 양치식물이 뒤덮여 있고, 오소리와 제주 족제비를 비롯한 각종 포유류와 파충류도 만날 수 있다. 240여 종의 야생 동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사려니숲길은 2002년 유네스코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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