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931년 충남 논산에서 출생한 윤 명예교수는 1973년부터 1997년까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를 지냈다. 고인은 한국 경제학계에서 경제 현상을 통계학으로 해석하는 분야의 토대를 정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 명예교수는 최근 건강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출국길에 오르기 전 부친을 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도착 20분 후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이 의식이 있을 때 윤 대통령에게 한 마지막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부친을 ‘제1의 멘토’로 여기는 등 두 사람의 관계는 각별했다. 윤 명예교수는 윤 대통령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고교 시절 경제학자를 꿈꿨던 윤 대통령이 ‘더 구체적인 학문을 하라’는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일화는 유명하다. 고인은 1979년 윤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선물하는 등 이후로도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할 자유는 윤 대통령이 ‘인생 책’으로 꼽는 책이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후 향후 행보를 고심할 때도 고인이 곁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간소화해 진행된다. 대통령실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등 5부 요인과 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 7대 종단 지도자, 여야 당4역 등의 조문만 받기로 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8월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은 사양한다”고 밝혔다.
장례식장에는 각계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직접 빈소를 찾아 위로를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이 외에도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각계 주요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조문했다. 대통령이 임기 중 부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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