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내내 역사적인 상승 랠리를 펼치던 미국 빅테크주가 일제히 조정받고 있다. 경기침체, 금리인상 전망, 러시아의 지정학적 불안 등이 빅테크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강세론과 약세론으로 맞서는 분위기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전략가는 “약세장이 끝났다”며 “증시 방향이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한 반면,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주식전략가는 “역풍이 순풍보다 훨씬 크다”며 “증시 조정 위험이 이보다 더 높았던 적은 없다”고 분석했다. 기술적 분석 전문가인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빅테크주가 상반기 내내 상승 랠리를 펼치며 가파르게 올랐다”면서 “당분간 기술적으로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미국 빅테크 주가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6월 26일 김 대표에게 향후 미국 빅테크 주가 흐름과 기업 전망을 물었다.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 [지호영 기자]
애플 배당금 늘려
하반기 미국 빅테크주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올해 상반기에는 빅테크주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AI(인공지능) 관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기업이 주목받았다. 빅테크 기업이 과거 성장주에서 이제는 가치주로 바뀌었고, 올해 다시 AI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주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협력해 AI 산업을 주도하고, 구글 역시 바드를 통해 챗GPT에 대항하고 있다. 메타는 인간과 비슷한 AI 이미지 생성모델 ‘I-JEPA’를 발표하는 등 AI 관련 신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 주가 상승의 주요인은 이런 성장 기대감에 따른 멀티플 확장이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이 남은 가운데 상반기에 이미 성장성이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오히려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애플은 1분기 기대 이상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상승했는데.
“애플은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시장 우려와 달리 아이폰 매출이 견조했고, 서비스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의 핵심 전략인 설치 기반도 순조롭게 확장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집중하는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 시장의 매출 증가도 원활하고, 중국 설치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애플은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했으나, 최근 달러 약세와 완화된 물가를 감안하면 개선 가능성도 있다. 풍부한 현금 흐름도 매력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애플은 예정된 투자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4% 늘렸으며, 매년 높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불안한 증시 속에 애플은 안정적 투자처로서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일간차트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 패턴상 역머리어깨형이 형성됐다(그래프1 참조). 패턴이 완성된 3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했고, 20일선을 주요 지지선으로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역머리어깨형의 1차 상승 목표는 완성된 패턴의 바닥(저점)에서 목선까지 높이인데 이를 적용하면 189달러다.”
적절한 애플 주식 매수 가격대는 어느 정도라고 보나.
“1차 지지선은 20일선이 위치한 181달러 내외다. 2차 지지선은 5월 저점과 60일선이 위치한 170~172달러다. 1차 저항선은 역머리어깨형의 목표치인 189달러, 2차 저항선은 심리적 저항선인 200달러 내외다. 단기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조정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170달러 내외에서는 분할매수해도 괜찮아 보인다.”
MS 하방 제한적
MS는 챗GPT 선점을 통해 생성형 AI 대장주로 등극했다.“MS는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생성형 AI 이슈를 선점했다. 이후 파운데이션 모델 GPT-4, 챗GPT 플러그인 등을 빠르게 발표하며 명실상부한 생성형 AI 테마 대장주로 등극했다. 1분기 매출액 529억 달러(약 69조 원), 영업이익률 42.3%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 성과를 거뒀다. 이에 MS 주가의 하방이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패턴상 원형바닥형을 완성했다(그래프2 참조). 패턴 완성 후에는 20일선을 주요 지지선으로 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6월 중순 52주 신고가를 형성한 후 다시 20일선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는 상반기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호흡 조절이 길게 필요해 보인다.”
수익을 낼 수 있는 MS의 적절한 추격 매수 가격대를 얼마로 보나.
“단기적으로는 20일선 지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요 지지선은 60일선이자 5월 초부터 중순까지 형성됐던 저항선인 310달러 내외로 판단된다. 단기 급등 종목인 만큼 추격 매수보다 조정 시 분할매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1차 매수 가격은 310달러 내외, 반등 시 1차 매도 가격은 360달러 내외다.”
구글 수익성 강화 전망
구글은 생성형 AI에서 뒤처지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연초 구글은 챗GPT 피해주로 여겨졌으나 최근 AI 수혜주로 변신이 기대되고 있다. 알파벳은 현재 5억 명 넘게 사용하는 제품 15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6개는 20억 명 이상 사용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AI로 강화하고 개별 파이프라인을 서로 연결한다면 사용자의 체류 시간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는 더 많은 데이터와 수익성 강화를 의미한다. 현재 개발 중인 딥마인드 AI 챗봇 제미니를 포함한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면 전체 파이프라인 성능이 한번에 강화될 것이다.”
“알파벳 일간차트를 보면 2월부터 5월 중순까지 상승삼각형 패턴(전형적인 상승 패턴)을 완성했다(그래프3 참조). 이후 주가는 갭 상승이 나타나며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20~130달러가 단기 저항대로 작용하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는 단기 상승에 따른 호흡 조절 국면으로 이해된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기술적 분석으로 적절한 매수/매도 가격대를 추정한다면.
“알파벳의 주요 지지선은 상승삼각형 패턴의 윗변에 해당되는 109달러다. 주요 저항선은 전고점인 129달러 내외로 예상된다. 단기 상승 흐름이 한풀 꺾이면서 기간 조정을 하고 있는 만큼 분할매수로 대응하기를 권한다. 1차 매수권은 109달러 내외다. 매도는 1차적으로 129달러 내외에서 하고, 신고가 이후에는 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
메타는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메타는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을 감원했고, 추가적으로 감원을 더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2월 발표한 400억 달러(약 52조2240억 원) 자사주 매수도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애플 ATT(App Tracking Transparency: 앱 추적 투명성)에서 매출이 회복되고, ‘릴스’와 구독 매출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확대되는 ‘틱톡’ 견제도 메타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 갭 상승 후 기간 조정 이어져
“일간차트를 보면 1월 하락 추세를 마감하고 상승 추세로 전환됐다(그래프4 참조). 이후 20일선을 주요 지지선으로 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이한 점은 2월 초와 4월 말에 강력한 갭 상승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갭 상승 후 기간 조정을 거쳐 상승 흐름으로 이어졌다. 거래량도 수반되고 있어 이러한 상승 흐름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메타 주가는 300달러를 넘어설까.
“메타 차트를 살펴보면 1차 지지선은 20일선이 위치한 270달러 내외다. 2차 지지선은 상승추세선과 6월 저점인 259달러 안팎이다. 주요 저항선은 심리적 저항선이자 라운드넘버(주가 앞자리가 바뀌는 지점)인 300달러. 또한 300~350달러에는 주요 매물대가 위치해 있어 상승 탄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기획] 재활용 가능한 소재 활용으로 친환경 부스 설치 실현, (주)앤드앤
[기획] 친환경 경영·시민 복리증진 통한 ‘살기 좋은 성남’ 실현, 성남도시개발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