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가는 것은 언젠가 올라간다. 올라가는 것은 언젠가 내려간다. 우리는 이것을 ‘사이클’이라고 일컫는다. 금융시장에도 사이클이 존재하며, 지금 많은 사람이 어떤 사이클의 정정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긴축 정책 말이다. 2023년 새해 들어 주식, 채권, 외환 등 전 세계 금융시장에 화색이 돌았던 것도 바로 연준이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인상을 중단한 후 연말쯤 금리인하를 통해 유동성을 다시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코스피와 나스닥은 1월 한 달 동안 10% 이상 뛰었으며, 지난해 말 1450원대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까지 내려왔다. 연준의 긴축정책은 크게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완화될 수 있다. 그들의 이중 목표인 완전 고용, 물가 안정과 관련해 경기침체로 고용시장이 위축되거나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내려와 목표치인 2%대에 도달하리라는 자신감이 형성된다면 긴축정책을 중단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 FOMC들과 달리 상품 가격 측면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는 했으나, 이번 긴축 사이클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결국 △50bp 인상에서 25bp 인상이라는 감속 △디스인플레이션 언급 △같은 날 발표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47.4) 등 경제지표 둔화의 조합은 시장 참여자로 하여금 “긴축의 끝이 임박했고, 연내 금리인하도 가능하다”에 베팅하게 만든 것으로 판단된다.
더 나아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경기침체 혹은 경착륙을 경고했던 정책 결정자들도 1월 고용지표 발표 후 스탠스가 바뀌고 있다. 일례로 2월 6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신규 고용은 크게 증가한 반면 실업률은 지나치게 낮아 경기침체가 없을 것”이라며 기존에 비해 경기 판단을 상향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2개월 전에 비해 경제 상황이 덜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또 1월 미국 고용 호조에도 연내 경기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높기에 데이터 하나만으로 침체 경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미리 결론지을 필요는 없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2.9%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큰 재고 증가와 순수출이 전반적인 성장률 호조세를 견인했는데, 그중 재고 증가는 실물 수요가 예상보다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직까지는 경기침체 가능성과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 적절하다(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대 혹은 그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2월 한 달 동안은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연준 정책 변화를 둘러싼 전망이 수정되고 엇갈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코스피와 나스닥은 1월 한 달 동안 10% 이상 뛰었으며, 지난해 말 1450원대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까지 내려왔다. 연준의 긴축정책은 크게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완화될 수 있다. 그들의 이중 목표인 완전 고용, 물가 안정과 관련해 경기침체로 고용시장이 위축되거나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내려와 목표치인 2%대에 도달하리라는 자신감이 형성된다면 긴축정책을 중단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FOMC와 고용지표의 ‘동상이몽’
그리고 지금 시장은 여기에 기대를 걸고 과감한 베팅에 나선 모양새다. 2월 1일 연준이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치르고 나서도 그 기대감은 유효했다. 물론 FOMC 결과 자체를 놓고 보면 연준 위원 만장일치로 25bp(1bp=0.01%p) 인상을 단행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향후에도 두어 번 정도(couple of more) 인상을 더 할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긴축정책을 시사했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에는 이르며,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히기 전까지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동시에 성급하게 정책을 전환했을 때 위험성을 강조하는 등 발언과 성명서 곳곳에서 매파적 색채를 드러냈다.하지만 이전 FOMC들과 달리 상품 가격 측면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는 했으나, 이번 긴축 사이클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결국 △50bp 인상에서 25bp 인상이라는 감속 △디스인플레이션 언급 △같은 날 발표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47.4) 등 경제지표 둔화의 조합은 시장 참여자로 하여금 “긴축의 끝이 임박했고, 연내 금리인하도 가능하다”에 베팅하게 만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2월 3일 이런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모두가 나빠지리라고 예상했던 고용지표가 너무 잘 나온 것이다.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51만7000건으로 전월(26만 건) 및 예상치(18만5000건)를 대폭 상회하는 슈퍼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그래프1 참조). 실업률(3.4%)도 예상치(3.6%)를 하회하며 미국 고용시장은 많은 이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탄탄한 상태라는 점을 확인해줬다.
이번 고용 서프라이즈는 많은 이로 하여금 미국 경기 및 연준 정책 전망을 둘러싼 판단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일반인도 쉽게 들어가 연준의 예상 정책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여전히 연내 금리인하에 베팅 중이지만 ‘그래프2’에서 보듯이 1월 고용지표 발표 전 5.0%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던 연준의 최종 정책 금리 상단은 5.25%로 바뀌었으며(확률 40.5%에서 74%로 상승), 최종 금리가 5.5%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확률 4.5%에서 25.5%로 상승).
더 나아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경기침체 혹은 경착륙을 경고했던 정책 결정자들도 1월 고용지표 발표 후 스탠스가 바뀌고 있다. 일례로 2월 6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신규 고용은 크게 증가한 반면 실업률은 지나치게 낮아 경기침체가 없을 것”이라며 기존에 비해 경기 판단을 상향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2개월 전에 비해 경제 상황이 덜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금리인하와 금리인상,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새해 주식시장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상승을 이끈 핵심 동력은 연준의 긴축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었으며, 이러한 기대감이 철회될지 여부가 금융시장의 화두가 된 상황이다. 1월 고용지표 하나만으로 철회에 베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3월 FOMC 전 두 차례 인플레이션 지표, 한 차례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된 만큼 이를 확인해가면서 기대감 조절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또 1월 미국 고용 호조에도 연내 경기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높기에 데이터 하나만으로 침체 경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미리 결론지을 필요는 없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2.9%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큰 재고 증가와 순수출이 전반적인 성장률 호조세를 견인했는데, 그중 재고 증가는 실물 수요가 예상보다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직까지는 경기침체 가능성과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 적절하다(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대 혹은 그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2월 한 달 동안은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연준 정책 변화를 둘러싼 전망이 수정되고 엇갈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