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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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환 “1980년 디스인플레이션 시기 나스닥 60% 상승”

“미국 금리인상 중단, 중국 경제 부활… 약세장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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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2-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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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미국 뉴욕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다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등하던 중국 증시는 최근 조정에 들어갔다. 글로벌 증시는 작은 이슈에도 환호하고 있다. 염승환 이베트스투자증권 이사는 2월 8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올해 글로벌 증시는 업 앤드 다운을 반복하는 가운데 ‘상고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코스피는 2880대까지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박해윤 기자]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박해윤 기자]

    코스피 2880까지 상승할 듯

    글로벌 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주인공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다. 파월 의장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시장은 급등과 급락을 오가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월 1월(현지 시간) 파월 의장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두어 번 더 기준금리를 높이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으나 월가는 3월 FOMC를 마지막으로 금리인상 행보를 멈출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이에 미국 빅테크 관련주가 급등했다. 2월 7일 워싱턴DC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을 언급하자 미국 뉴욕 증시는 다시 한 번 상승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지금은 디스인플레이션의 초기 단계고 금융 여건이 많이 긴축됐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이후 연준 고위 인사들이 일제히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증시가 얼어붙었다. 염 이사는 “증시가 상승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가 앞으로도 연준은 의도적으로 매파적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첫 FOMC 전후로 연준과 월가가 맞붙은 형국이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올해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미국 증시를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해 나스닥이 30% 이상 하락할 정도로 글로벌 증시가 안 좋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6월 9.1%까지 상승했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현재 6%대까지 떨어졌다. 미국 2년물 금리가 현재 4% 초반, 미국 10년물 금리는 3%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많이 떨어졌다. 이런 지표들이 고점을 찍고 다 꺾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가 드디어 부활 중이다. 올해 증시가 지난해보다 나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약세장, 즉 하락장은 완전히 끝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올해 증시를 ‘상저하고’로 전망했는데.

    “연초에 증시가 오르면서 입장을 바꾼 증권사도 있고, 여전히 상반기에는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증권사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가을부터 윤지호 리테일사업부 대표를 중심으로 계속 ‘상고하고’를 주장했다. 그 이유로 언젠가는 고금리가 꺾이고, 한국 경기는 2분기나 3분기에 턴어라운드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경기가 좋아지고 있어 상반기부터 증시가 상승하리라고 예측했다. 무엇보다 주가지수가 너무 낮았다. 코스피 2500 기준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95배 정도인데, 2200~2300 구간은 금융위기 때 밸류에이션이었다. 주가는 이 모든 것을 선반영해 상반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판단했다.”

    ‘상고하고’라면 대세상승장을 뜻하나.

    “아니다. 분기별로 저점과 고점이 올라가 계단식으로 아주 천천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고점이 2500이면 2분기는 2600, 3분기는 2700, 4분기는 2800인 식이다. 올해 연말 기준으로 PBR 1배인 288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은 파월 의장 발언에 따라 업 앤드 다운했다. 최근에는 파월 의장 발언이 부드러워진 것으로 보이는데.

    “파월 의장이 2월 1일 FOMC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을 12번 언급했다. 2월 7일 워싱턴DC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도 디스인플레에션을 재차 언급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9%에서 7%, 6%, 5%로 떨어지는 것을 뜻한다. 파월 의장이 물가가 떨어지리라고 인정한 것이다. 과거 디스인플레이션 시기가 몇 번 있었는데, 당시 증시가 다 좋았다. 1975년 디스인플레이션 때는 1년간 나스닥 지수가 50%, 1980년에는 60% 올랐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금리인하를 언급하지 않지만 디스인플레이션 발언에 주식시장이 환호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물가는 언제 2%대로 떨어질까.

    “연준은 내년, 월가는 올해로 괴리가 있다. 현재 월가와 연준 생각은 물가뿐 아니라, 금리인하 시점도 완전히 다르다. 2월 7일 고용지표 발표 전까지 월가는 올해 한 번 금리를 인하하고 내년에 세 번 더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4.1%까지 떨어져 있었다. 기준금리를 5%까지 올리면 2년 안에 4.1%까지 떨어뜨려야 하는데 계산해보면 올해 한 번, 내년에 세 번 정도 낮추면 딱 맞는다. 그래서 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상관없이 미국 증시가 계속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 고용지표가 탄탄한 것으로 나오자 현재는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로 바뀐 상태다. 그래도 월가는 결국 내년부터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가는 파월 의장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2021년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했다가 지난해 8월 잭슨 홀 미팅에서는 갑자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해 증시를 박살냈다. 연이은 실수로 파월 의장에 대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미국 서비스 물가가 꺾여야

    왜 연준은 올해 물가가 2%대까지 떨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보나.

    “현재까지 서비스 물가가 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임금이나 서비스 물가가 안 꺾이면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2월 14일 미국의 1월 CPI가 발표된다. 1월 CPI에서도 서비스 물가는 안 꺾일까.

    “1월 미국 CPI는 지난해 12월 대비 조금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은 미국 CPI를 가장 잘 맞히는 기관인데, 미국 1월 CPI를 6.44%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CPI는 6.5%다. 1월 근원물가는 5.88%로 지난해 12월 5.7%보다 오히려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고용이 너무 좋고, 서비스 물가가 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한 고용지표를 살펴보면 레저산업 분야에서 12만 명가량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월 미국 날씨가 온화해 소비가 증가했을 개연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 1월 CPI가 조금 높게 나와도 결국엔 물가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는 어느 수준으로 예측하나.

    “시장은 5.25%로 전망하지만 나는 5%에서 끝날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미국 주거비가 꺾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2~3월부터 미국 주택 가격이 꺾이기 시작했는데, 통상 미국 렌트비는 주거비에 1년 후행하기에 이제 곧 하락할 것이다. 또한 최근 유가가 70달러대로 낮아 2월이나 3월에는 물가가 크게 다운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다.”

    미국 경제 연착륙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미국 고용이 좋고 미국 가정의 부채 비율이 낮을 뿐 아니라, 저축량도 많다. 또한 미국 경기는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착륙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2월 8일 JP모건은 ‘노 랜딩’까지 언급했다. 노 랜딩은 아예 착륙을 안 한다는 것, 경기침체나 둔화 없이 계속 경기가 좋다는 의미다.”

    미국 대형기술주 주가가 최근 급등하자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국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빅테크주 랠리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상반기에는 미국 기술주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구조적 성장이 아닌 금리인하 기대감만으로 많이 올라온 상태다. 연준이 기대인플레인션을 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간에 강한 발언으로 증시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고 싶다면 이런 조정기를 노려보길 권한다. 또한 연준이 5월이나 6월에 금리인하 발언을 하면 그때가 미국 기술주 꼭지일 가능성이 크다. 그때는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 기술주는 지난 10년간 고성장했다. 당시와 비교해 지금은 금리가 절대적으로 높다. 금리를 인하해도 미국 기술주가 과거처럼 상승하는 건 불가능하다. 또한 빅테크끼리 경쟁도 치열해졌다. 모든 상황이 미국 빅테크주에 호의적이지 않다. 미국 빅테크주는 장기투자보다 트레이딩을 하면서 수익률 20~30% 정도에 익절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미국 빅테크주에 투자해야 할까.

    “성장 엔진이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지분을 투자해 살길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업이라면 장기투자도 괜찮아 보인다.”

    테슬라는 악재를 소화하면서 주가가 고속 질주하고 있다.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여전히 좋아 보인다. 일론 머스크가 결국 전기차, 인공위성을 만들지 않았나. 로봇도 만든다고 한다. 또 챗GPT를 만든 오픈AI 창업주가 일론 머스크다. 세상을 바꾸는 곳곳에 머스크가 있다. 물론 돌발 행동으로 리스크는 있지만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유의할 점은 그동안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독주했는데, 이제는 현대차, 포드, GM 등 완성차 기업들과 경쟁해야 된다는 점이다. 만약 완성차 기업들과 경쟁에서도 현 시장 포지션을 유지한다면 테슬라는 제2 애플이 된다.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집행하기 시작했는데, 이후에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계속 확장하는지도 체크해야 된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바닥 대비 90%가량 상승했는데, 상반기에 오르내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폐금속 기업 시장 주도주 될 것

    최근 중국 증시 상승세가 무섭다. 중국 증시 전망은?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빨리 풀리고 있다. 홍콩 증시가 지난해 4분기부터 몇 달 만에 50% 올랐다. 당분간 좀 쉬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는 분명히 상승한다. 왜냐하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소비 활성화를 위해 소비 쿠폰을 제공하고 단체 관광도 허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월 4일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양 정책이 발표되면 중국 증시가 한 단계 더 레벨 업 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부동산이 살아나면 한국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도 좋아져 한국 경기도 나아진다.”

    올해 상반기 주목할 투자처는 어디인가.

    “반도체와 폐금속 사업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 반도체는 중국 경기가 좋아지고 챗GPT가 활성화되면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폐금속은 IRA로 성장동력이 확보된 상태다. 3월 14일 유럽연합(EU)은 IRA와 비슷한 핵심원자재법을 도입한다. IRA나 핵심원자재법 모두 배터리에 들어가는 중국 광물 비중을 줄이라는 것이다. 폐배터리에서 수거하는 리튬이나 구리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광물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도 많이 사용돼 향후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폐금속 관련 기업이 궁금하다.

    “대표적인 기업이 포스코홀딩스, LS그룹, 고려아연이다. 물론 이 기업들이 아직 폐금속 사업으로 실적을 내진 못하고 있지만 향후 전기차나 2차전지처럼 시장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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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한여진 기자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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