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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 지급되는 기초연금은 여야 합의에 이르기까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기초연금 인상안(월 30만→40만 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것에서 비롯됐다. 당시 윤 후보는 “한국 노인 빈곤율이 2019년 4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3.5%)의 3배 이상으로 높다”며 ‘기초연금 월 40만 원 인상’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역시 ‘월 40만 원 지급’을 내걸었다. 이후 기초연금 인상안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명시됐다.
노인 빈곤 해소 목적인 기초연금
기획재정부가 2023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책정한 기초연금 예산은 18조5000억 원이다. 하지만 이를 모든 노인으로 확대해 월 40만 원을 지급하면 최대 18조 원 추가 재원이 소요된다. 또 부부 감액 제도를 유지한 채 범위만 전 고령층으로 확대해도 추가 소요 재원이 15조 원에 달한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추산이다.
기초연금은 노인 빈곤 해소를 목적으로 한 공적부조(공공부문이 제공하는 지원)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됐지만 역사가 길지 않아 가입하지 못했거나 가입했더라도 그 기간이 짧아 충분한 연금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편안한 노후를 돕고자 도입됐다.
전신은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기초노령연금이다. 2007년 노무현 정부는 국민연금법을 개정해 당시 60%였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생애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을 2008년 50%로 내리고 2009년부터는 매년 0.5%p씩 낮춰 2028년에는 40%가 되게 했다. 그 대신 소득이 적은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으로 매달 약 1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금 액수는 2014년 기초연금법이 시행되면서 20만 원으로 올랐고 2021년 30만7500원이 됐다. 지급 대상자 수도 2014년 435만여 명에서 2022년 628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 예산과 재원도 2014년 5조2000억 원(국비 기준)에서 2022년 16조1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기초연금은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국내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가구 소득인정액(월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월 소득환산액을 합한 금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이들에게 지급된다(표 참조). 2022년 기준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180만 원, 부부가구 288만 원이다. 또 공무원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군인연금, 별정우체국연금 수급권자 및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구 유형, 소득인정액에 따라 감액
기초연금은 본인을 비롯해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친족(8촌 이내 혈족 및 4촌 이내 인척), 사회복지 시설장 등 대리인이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 및 동주민센터, 국민연금공단 지사나 상담센터에 만 65세 생일이 속하는 달의 1개월 전부터 신청할 수 있으며, 복지로를 통한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2022년 월 최대 기초연금액은 30만7500원이었지만 가구 유형, 소득인정액 수준에 따라 감액될 수 있다. 먼저 단독가구와 부부가구 간 생활비 차이를 감안해 부부 모두 기초연금을 받는 경우에는 각각에 대해 산정된 기초연금액의 20%를 감액한다. 또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 간 기초연금 수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역전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득인정액과 기초연금액(부부 2인 수급 가구는 부부 감액 이후)을 합한 금액과 선정기준액 차이만큼 감액한다. 단독가구와 부부 1인 수급 가구에는 기준연금액의 10%, 부부 2인 수급 가구에는 기준연금액의 20%를 최저연금액으로 지급한다.
현행 기초연금 제도에는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감액’ 조항도 있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의 150%(46만1250원) 초과 시 기초연금이 최대 50%까지 삭감된다. 이로 인해 기초연금 월 40만 원 지급 논의가 나왔을 당시 국민연금 수급자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최소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고 지급받는 평균 수령액이 월 56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기초연금과 성격이 다르다. 국민연금은 납부한 보험료에 따라 연금액이 결정되는 공적연금(국가가 운영 주체가 되는 연금)이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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