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분석 전문가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 [박해윤 기자]
최근 글로벌 증시는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 후폭풍을 거세게 맞고 있다. 글로벌 증시 전망에 대해 하락론자와 반등론자 간 의견이 팽팽한데.
“이번 서머랠리는 연초부터 하락한 증시에 대한 기술적 반등이지 추세를 전환시킬 만한 흐름이 아니다. 이런 반등이 있을 때마다 50%까지 현금화해야 변동성 장세에서 편안하게 대응할 수 있다.”
미국 나스닥, 조정 흐름 지속될 듯
“나스닥은 5월부터 8월 초까지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단기 랠리를 이어갔다. 최근 다시 박스권으로 진입하고 있다(그래프1 참조). 흐름을 지켜봐야겠으나, 다시 박스권에 머무른다면 조정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것이다. 현재 나스닥 차트가 기술적으로 단기 헤드앤드숄더형(양쪽 어깨와 가운데 머리가 만들어지는 추세 전환 패턴)이 완성돼 하락N자형(급락 후 약한 반등 패턴이 이어지는 하락 추세 차트)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그래프2 참조). 나스닥 지지선은 11,500 내외로 판단된다.”
“연초부터 하락한 것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서머랠리로 마무리됐다. 코스피의 박스권은 2280~2550으로 판단된다. 이번 반등에서 120일 이동평균선(이평선)을 넘지 못했다. 조만간 주요 이평선이 역배열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조정 흐름이 이어진다. 코스닥은 712~840에서 움직임이 예상된다. 직전 저점을 하회하면서 패턴상 하락N자형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 글로벌 증시를 보면 대부분 캔들 차트상 하락장악형이나 갭하락이 나타나면서 패턴상 하락N자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전형적인 조정 신호다(그래프2 참조).”
삼성전자 상승 모멘텀 찾기 어려워
“삼성전자의 올해 60일 이평선이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다. 2월, 5월, 7월, 8월에 걸쳐 이러한 모습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6월 13일 갭하락 이후 현재까지 5만6000원~6만3000원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래프3 참조).
8월 중순에도 차트상 주요 이평선이 밀집한 가운데 방향성이 아래쪽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기적으로 박스권에서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딱히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
삼성전자를 매수하기 적절한 가격대는 얼마 정도로 보나.
“삼성전자 박스권의 고점은 6만3000원 정도다. 강력한 매수 신호가 있다면 6만3000원을 돌파할 때 매수한다. 또 하나 전략은 박스권 하단인 5만6000원 근처에서 박스권 상단을 겨냥한 저점 매수를 시도하는 것이다. 만약 5만6000원대가 무너진다면 일단 손절매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테슬라는 5~7월 단기 저점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8월에 이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8월 이후 형성된 박스권에서 2중 천장을 형성한 조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그래프4 참조). 기술적 분석으로 테슬라의 의미 있는 저점은 280달러 내외였다. 8월 31일 이 지지선이 무너졌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테슬라 주가는 한 단계 더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8월 들어 추세적으로 거래량이 감소 중인데, 이는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확히 박스권은 어느 정도의 움직임을 의미하나.
“기술적 분석에서 박스권이란 일반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주가나 개별 종목이 2~3주에 걸쳐 약 5% 범위에서 움직이는 주가 흐름을 말한다. 박스권은 상승 또는 하락 후 휴식기 동안 시장에서 일정한 매물이 출회되고 있거나, 일정한 물량 확보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박스권 상단의 저항선을 돌파해 상승한다면 조정기 동안 물량 확보가 이뤄져 앞으로도 주가가 더 오를 것이다. 반면 박스권의 하단 지지가 실패하면 단기 이익 실현 매물의 물량 출회가 이뤄져 향후 주가가 더 떨어진다.”
박스권 이탈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데.
“맞다. 박스권 이탈을 섣불리 판단해선 안 된다. 일단 주가가 박스권을 이탈해도 사흘 이내 혹은 3% 이내에서 조정받고 다시 박스권에 복귀한다면 기존 박스권은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3 대 3 법칙’이라고 한다.”
박스권 하단 돌파되면 주가 하락
박스권을 이용한 주식투자법으로는 니콜라스 다바스의 ‘박스 이론’이 유명하다.“니콜라스 다바스는 저서 ‘나는 주식투자로 250만불을 벌었다’에서 밝힌 박스권을 이용한 투자법으로 큰 수익을 올렸다. 이 투자법을 ‘박스 이론’이라고 부른다. 주가는 상하 10% 혹은 20% 범위(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습성이 있는데, 이를 이용해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주가가 상승 과정에 돌입해 박스 상단을 돌파하면 종래의 박스 위에 새로운 박스가 형성된다.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시점에서 그 종목을 매입하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주가가 박스 하단을 돌파하면 그 아랫부분에 새로운 박스가 형성되는데 그 종목을 매각함으로써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바스는 무엇보다 손실에 빨리 대처하는 방법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손해를 보더라도 조금만 보면 최소한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평생 ‘독자적인 매매 기법을 정립할 것’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 ‘장중 시세에 너무 민감해 휩쓸리지 말 것’ ‘돈을 버는 것만큼 번 돈을 지킬 것’ 등 4가지 투자 교훈을 평생 실천했다.”
박스권의 지지와 저항은 어떻게 파악하나.
“가격 횡보세가 최소 한두 달간 계속되면서 박스권이 형성되면 상단선은 저항, 하단선은 지지를 발견하게 된다. 주가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고 그 가격 상태가 계속 유지되면 이전에는 저항선이던 박스권의 상단선이 지지선으로 바뀐다. 박스권 주가가 하향 돌파하면 반대가 된다.”
“지난해 신세계 주가 차트를 보면 주가가 상향 돌파해 박스권 상단에 형성됐던 저항선이 지지선으로 바뀐다(그래프5 참조).”
박스권 하향 돌파 차트의 모양은 어떤가.
“박스권에서 하향 돌파한 주가가 계속 유지된다면 이전 박스권의 하단선이 새로운 상단선이 된다. 지난해 현대차 주가를 보면 박스권 하단에 형성됐던 지지선이 하향 돌파하면서 저항선으로 바뀐다(그래프6 참조).”
주가 상승분 되돌림 비율 50%
통상 주가는 얼마나 조정받나.“주가가 상승하다 매도 세력이 일시적으로 매수 세력의 힘을 누르고 가격 조정을 보이는 현상을 되돌림이라고 표현한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되돌림 비율을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를 거듭해왔다. 가장 널리 알려진 되돌림 비율은 50%다. 그다음으로 33%(3분의 1), 66%(3분의 2) 등이다. 그 밖에 피보나치 수열로 판단한 주요 조정선은 23.6%, 38.2%, 61.8%다.”
박스권이 돌파될 때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브레이크아웃(Breakout)’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전고점을 뚫어 상승세가 기대되는 경우다. 한마디로 박스권 돌파다. 여기서는 세 가지 투자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브레이크아웃을 기대하고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 경우 매수 가격이 낮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주가 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손실이 늘어난다. 둘째는 브레이크아웃 발생 시 진입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만 매수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셋째는 브레이크아웃 이후 되돌림 시기에 진입하는 것인데, 주가가 브레이크아웃 이후 급속하게 상승하면 진입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박스권에서 투자할 때는 조정 기간과 구간 넓이도 확인해야 하지 않나.
“박스권이 형성된 기간이 짧은 것보다 길면 길수록 돌파 중요성이 커진다. 또한 좁은 박스권에서 일어난 돌파는 신뢰할 만한 매매 신호가 된다. 좁은 박스권을 하향 돌파할 때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적게 손절매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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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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