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잇단 물의를 빚고 있는 제이미 리 커티스. [사진 제공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커티스는 최근 공개된 패션 잡지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당시 부끄럽게도 아르마스가 쿠바에서 막 왔다고 생각해 경험이 없고 세련되지 못한 젊은 여성이라고 추측했다”며 “그래서 함께 촬영한 첫날 그녀에게 ‘당신의 꿈이 뭐냐’고 물어보는 등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티스는 당시 자신과 친분이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제이크 질렌할 등에게 그녀를 소개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물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아르마스가 신인 배우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1988년 쿠바에서 태어난 아르마스는 2006년 데뷔했고 2017년부터 할리우드에서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다. 커티스와 함께 출연한 ’나이브스 아웃’은 그녀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며, 이후 ‘딥 워터’ ‘007 노 타임 투 다이’ ‘그레이 맨’ 등에서 주조연급으로 활약 중인 배우다. 커티스의 발언을 두고 네티즌들은 “커티스가 젊은 이민자 여성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을 아래로 본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표작은 공포영화 ‘할로윈’
국내에서 커티스의 인종차별적인 태도가 알려진 것은 올 5월 tvN ‘뜻밖의 여정’을 통해서였다. ‘뜻밖의 여정’은 한국인 최초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자로 무대를 오른 윤여정의 오스카 여정을 배우 이서진이 매니저로 나서 함께한 프로그램이었다. 방송에서 여자 백을 든 이서진에게 제작진이 누구 것인지 묻자 이서진이 “제이미 리 커티스가 백을 갖고 있어 달라”고 했다고 대답하며 멋쩍게 웃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후 사진 촬영을 마친 커티스는 감사 인사 없이 가방을 챙겨 가 방송을 지켜본 이들로부터 ‘동양인은 스태프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인종차별’ ‘무례한 행동’ 등의 비판을 받았다.1956년생인 제이미 리 커티스는 배우 토니 커티스와 자넷 리의 딸이다. 아버지는 ‘뜨거운 것이 좋아’ 등의 대표작을 갖고 있으며, 어머니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에서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 샤워신 장면에 등장한 배우로 유명하다. 원래 TV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던 커티스는 1978년 저예산 공포영화 ‘할로윈’으로 데뷔해 스타가 됐고, 이후에도 여러 공포영화에 출연하며 ‘호러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완다라는 물고기’ ‘블루 스틸’ ‘트루라이즈’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던 그는 2005년 가정에 충실하고 싶다는 이유로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1984년 동료 배우 크리스토퍼 게스트와 결혼해 입양한 두 딸을 두고 있다. 1995년에는 영화 ‘트루라이즈’로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8년 커티스가 주연을 맡아 40년 만에 제작된 ‘할로윈’ 오리지널 속편은 전 세계적으로 제작비 25배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거뒀다. 그는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인종차별적 인물로 비쳐 물의를 빚고 있지만 ‘할로윈’에서 함께 작업한 제작진은 ‘사려 깊고 상당히 예의바른 사람’이라고 평한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에 나와 장비를 함께 옮기는 등 제작진과 함께했다는 후문이다.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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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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