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씨. [뉴스1]
정의당이 두 가지 경우에 모두 대비하고 돌파하려면 이번 대선에서 지지층을 늘리고 지분을 확인해야 한다. 민주당에 등을 돌렸거나 국민의힘이 싫어 마지못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특히 청년층과 저소득층 노동자에게 힘이 돼야 한다. 물론 그 길은 평탄하지 않다. 소수파를 넘어뜨리고 굴리려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있다.
정치 심판 흐름 올라탄 ‘나꼼수’
“그냥 끝까지 완주, 이것밖에 없는 겁니까.”11월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진행자 김어준 씨는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의 완주에 거부감을 표했다. 이후 심 후보 측이 거듭 민주당과 단절을 못 박자 김씨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심리분석가인 김태형 사회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을 등판시켰다. 김 소장은 “심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짚었다. “2남 2녀 중 막내딸이라 인정 욕구가 강하다.” 이 정도면 ‘점술’ 아닌가. ‘2021·2022 이재명론’ 공동 저자인 김 소장의 욕망은 무엇일까.
김어준 씨의 ‘행적’과 ‘공적 욕망’부터 분석해보자. 그의 대표작인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는 2011년 4월 28일 처음 업로드됐다. 당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이 재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이튿날이다. 나꼼수 덕분에 민주당의 승기가 일어난 것이 아니다. 나꼼수는 그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대목 장사를 했다. 하지만 당시 야권 승리의 주역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양보한 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였다.
나꼼수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평평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민주당에 쏠리는 정권 심판 흐름에 올라타 ‘닥치고 단일화’ ‘답은 정해져 있으니 문재인’을 틀어댄 것에 불과하다. 김씨는 보수정당 지지자를 설득해 빼내는 일이 아니라, 정의당 등 소수파를 하위 파트너로 두는 일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져도 김씨는 어차피 책임질 일이 없다. 오히려 ‘분노 코인’을 더 걷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면 그만이다. 연대는 민주주의자끼리 해야 한다. 소수파 압박을 주요 전략으로 구사하는 이들을 민주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까. 이번 대선에서 진영을 막론하고 어떤 소수파든 반민주적 압박에 대해 “쫄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