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나들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tvN 콘텐츠. [사진 제공 · tvN]
‘응답하라’ ‘도깨비’ 대박, 믿고 보는 채널 우뚝
차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0월 9일로 개국 15주년을 맞은 종합엔터테인먼트채널 tvN은 ‘직장인 팬층’이 두툼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3월 25~54세 직장인 1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 직장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7%가 즐겨보는 TV 방송 채널로 tvN을 꼽았다. tvN은 남녀 모두에게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2006년 10월 9일 tvN이 막 개국했을 때만 해도 15년 만에 ‘선호도 1위 채널’이 되리라고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2049세대를 타깃으로 한 tvN의 채널 브랜딩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막돼먹은 영애씨’ ‘현장토크쇼 택시’ ‘화성인 바이러스’ 등 기존 문법을 파괴한 신선한 형식의 콘텐츠를 잇달아 내놓으며 시청자들을 팬덤화함으로써 지금의 tvN이 시작됐다는 이유에서다.
tvN은 2010년 중반 들어 시청자 사이에서 ‘믿고 보는 채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응답하라 1988’이 18.8%(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상당수 국민을 ‘응팔앓이’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후 드라마 ‘도깨비’(20.5%)를 통해 시청률 20% 벽마저 깨뜨렸다. ‘삼시세끼’와 ‘신서유기’ 등을 통해 예능프로그램 부문에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tvN은 최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와 ‘갯마을 차차차’를 선보이며 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tvN의 연간 가구 평균 시청률은 2006년 대비 6.5배 이상 성장했다. 방송업계에서 주목하는 2049세대 타깃 시청률 역시 동기간 7.4배 뛰었다.
수익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콘텐츠 판매액은 2016년 대비 241%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tvN을 포함한 CJ ENM은 최근 7년간 방송 광고 매출에서 평균 6%대 성장률을 보였다.
tvN 성공 배경에는 물적 지원 확대가 있다. tvN은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해 올해 제작비 규모는 5.7배가 넘는다. 5월 개최한 비전 스트림 행사에서도 향후 5년간 5조 원을 CJ ENM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고 발표해 tvN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tvN은 15년간 공격적인 투자, 적극적인 크리에이터 지원을 통해 웰메이드 IP(지식재산권) 양산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했다. 앞으로도 아낌없는 콘텐츠 투자와 크리에이터 지원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 전 세계 경계를 허무는 ‘NO.1 콘텐츠’ 채널로서 경쟁력과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시장에서 K-콘텐츠 선도 채널 계획
tvN은 개국 15주년 특별기획 캠페인 ‘tvN is 즐거움’을 10월 24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tvN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tvN]
프랜차이즈 IP는 시청자 팬덤화를 추구하는 tvN의 콘텐츠 제작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시청자들은 기존 이야기와 연속성을 지니며 변주된 콘텐츠에 몰입하기 쉽다. 전작을 통해 호감을 쌓은 주요 출연진의 재출연 역시 호응을 더하는 요소다. 다시 보기 역주행, 디지털 클립 등을 통해 시즌 사이 공백도 메울 수 있다. VOD(맞춤영상정보 서비스), 해외 판매 등을 통해 부가 수익도 가능하다. tvN은 앞으로도 장르 불문하고 프랜차이즈 IP를 개발해 검증된 콘텐츠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전략이다.
tvN 콘텐츠는 해외에서도 지속적으로 인정받으며 팬층이 두툼해지고 있다. 2014년 방송된 드라마 ‘미생’은 국제드라마페스티벌에서 해외작품 특별상을 받았다. 같은 해 방송된 ‘꽃보다 할배’ 역시 미국 NBC를 포함해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 10여 개국에서 리메이크돼 예능 포맷 판매 성공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국제 에미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비밀의 숲’은 미국 ‘뉴욕타임스’ 선정 국제 드라마 톱10에 뽑혔다.
tvN은 9월 ‘NO.1 K콘텐츠 채널, 즐거움엔 tvN’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으로 K-콘텐츠를 접하는 해외 시청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매력적인 IP 라인업을 토대로 해외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채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김제현 CJ ENM IP운영본부장은 “tvN이 사랑받는 채널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된 것은 슈퍼 IP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슈퍼 팬덤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제작 투자를 늘려 NO.1 K콘텐츠 포트폴리오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에도 올해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한국 방송사 중에서 가장 많은 드라마를 제작,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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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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