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빈 작가의 작품으로 갤러리처럼 꾸민 집. [사진 제공 · 오픈갤러리]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고연지(35) 씨는 호캉스(호텔+바캉스) 마니아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호캉스가 여의치 않자 그 돈으로 해외 명품 체어를 구입해 집에 호텔 라운지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고씨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의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집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 서재에 라운지체어를 놓아 호텔 라운지처럼 만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 1년, 집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집콕 생활로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중국의 변검(變臉)처럼 ‘천의 얼굴’을 가진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집이 단순한 주거공간이었다면, 지난 1년 동안 집은 재택근무를 위한 오피스로 탈바꿈하는 것은 물론 영화관, 카페, 와인바, 놀이터, 피트니스센터, 갤러리, 호텔 라운지 등으로 그야말로 자유자재로 변신하고 있다.
집의 기능 확장, 고급화 이뤄지는 ‘레이어드 홈’
‘집콕’ 영향으로 그림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사진 제공 · 오픈갤러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홈카페, 홈짐, 호텔 라운지, 갤러리처럼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응용 레이어가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그림 렌털과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갤러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는 “그림을 렌털하는 고객 수가 전년 대비 5배 늘었고, 특히 고가의 그림을 렌털하거나 구입하는 비율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고급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공간디자인그룹 ㈜바이조희선의 조희선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시작된 레이어드 홈 현상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최근에는 고가 명품가구를 구입해 공간을 프리미엄하게 바꾸는 비율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남들과 차별화되는 갤러리, 홈시어터, 음악감상룸, 호텔 라운지 등을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 폴리폼(Poliform), 덴마크 프리츠한센(Fritz Hansen), 네덜란드 무이(Moooi) 등의 가구를 구입하고, 수천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장 레이어 ‘슬세권’도 강화될 것
갤러리나 호텔 라운지처럼 꾸민 프리미엄 ‘레이어드 홈’이 유행이다. [사진 제공 · 프리츠한센]
“미래 집은 단순히 집 이상의 역할을 하며, 사람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추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집의 진화를 초고속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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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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