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CJ제일제당 ‘스팸’(위)과 롯데푸드 ‘런천미트’. [CJ제일제당 홈페이지 캡쳐, 롯데푸드 홈페이지 캡쳐]
스팸 공식 수입사 CJ제일제당은 이를 발 빠르게 포착해 마케팅에 반영했다. 1월 21일 ‘스팸 인증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것. 스팸을 사용하는 업체에 인증마크를 부여해 소비자 스스로 타사 통조림 햄을 쓰는 업체와 구분하기 쉽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측은 “이전부터 스팸을 쓰지 않는 업체도 메뉴에 자사 상표명을 사용하고 있어 스팸 인증제에 대한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인증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아직까지는 구상 단계”라고 밝혔다.
차원상 세종사이버대 디지털마케팅학과 교수는 CJ제일제당의 마케팅 행보에 대해 “시장을 선도하는 선두주자의 선긋기”라며 “최근 고객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집해 마케팅에 반영하는 ‘소셜리스닝(social listening)’에 공을 들이는 기업이 많아졌다”고 평했다.
맛도 영양도 다르다!
식품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링크아즈텍의 2018년 통계에 의하면 스팸의 시장점유율은 53.8%에 달한다. 국내 경쟁자인 동원 리챔(17.0%)과 롯데푸드 런천미트(8.3%)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이번 기회에 “같은 품목의 제품이라도 정확한 명칭으로 불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런천미트(luncheon meat)는 통조림에 들어 있는 포장육을 부르는 일반명사다. CJ제일제당의 스팸도, 롯데푸드의 런천미트도 모두 런천미트에 해당한다. 이번 스팸 소동은 ‘버버리’ ‘햇반’ ‘크리넥스’와 같이 고유명사가 일반명사로 쓰여 벌어진 혼동이라고 볼 수 있다.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스팸과 런천미트는 함유 성분이 달라 식품영양학적으로 차이가 있기에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며 “일반명사로 쓰이는 상품도 소비자가 브랜드 구분이 가능하도록 명확하게 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