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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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찬스’ 제친 소방관, “안전 법 만들 것”

경기 의정부갑 오영환(더불어민주당)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20-04-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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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총선 오영환 경기 의정부갑 당선인이 아내 김자인 선수(왼쪽 아래)와 함께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뉴시스]

    21대 총선 오영환 경기 의정부갑 당선인이 아내 김자인 선수(왼쪽 아래)와 함께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뉴시스]

    4·15 총선에서 경기 의정부갑은 여러모로 화제의 지역구였다. 이곳에서 내리 6선을 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된 의정부갑에 그의 장남 문석균 씨가 출마를 선언,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문씨 대신 ‘소방관 출신’ 오영환(32) 씨를 공천했다. 문씨는 불출마 선언을 뒤집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결과는 ‘소방관의 압승’. 오 당선인은 53.0% 득표율을 기록하며 첫 소방관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문 후보의 득표율은 8.5%에 그쳤다.
    오 당선인은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소방재난본부 119특수구조단 산악구조대원, 성북소방서 현장대응단 구급대원,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항공대원 등으로 10년간 활약했다.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5호 영입인재’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카카오 브런치에 ‘그 소방관의 발걸음 아래서’를 연재하면서부터. 화마에 휩싸인 주택에서 숨진 장애인 소녀를 발견하고,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아기를 병원 응급실로 실어 나르는 등 땀과 눈물이 가득한 현장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내려가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연재는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로도 출간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1인 시위에 나서 소방청 독립과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외치기도 했다. 소방관과 그 가족을 응원하는 ‘캘린더리’(달력+다이어리) 모델로도 활동했다.

    오영환 당선인의 소방관 시절 모습. [쌤앤파커스 제공]

    오영환 당선인의 소방관 시절 모습. [쌤앤파커스 제공]

    오 당선인은 경기 동두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자주 이사를 다녔다. 예편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는데, 의정부에서는 반지하 방에서 네 식구가 살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를 등반한 것으로 유명한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김자인과 3년 연애 끝에 2015년 결혼했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재난·안전 전문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오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국민 생명을 우선시하는 법과 제도를 다듬어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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