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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과 뮤지컬, 어설프게 퓨전을 시도했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장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매직컬이 오랜 기간 사랑받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작품은 뮤지컬 스태프와 마술 스태프의 철저한 분업을 통해 뮤지컬과 마술 각각의 재미를 살려냈다. 뮤지컬 배우가 마술을 하거나, 마술사가 노래를 부르는 등 각자의 전문 분야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존 공연이 다양한 마술을 이어서 보여줬다면, 이 작품은 마술과 마술 사이에 드라마와 음악을 넣어 유기적인 작품으로 완성했다. 창작 뮤지컬 ‘셜록홈즈’의 최종윤 작곡가와 뮤지컬 ‘프리실라’ ‘마마, 돈 크라이’의 오루피나 연출이 한데 뭉쳐 극을 구성했고, 뮤지컬 배우 이우종이 노래 4곡을 불렀다.
무대 위에 등장한 모형 자동차가 실제 자동차로 바뀌는 첫 마술은 아이를 데리고 객석에 앉은 부모 관객들로 하여금 자세를 고쳐 앉게 만든다. 관객 참여도가 높은 작품으로 아이보다 어른이 참여할 기회가 많은데, ‘마술은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한 마술사의 배려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술사가 탈출 마술을 하기 전 입는 구속복은 튼튼한지, 그가 구부릴 철근이 진짜인지 확인하는 건 대부분 아빠들 몫이었다. 공연을 보던 아이들은 부모가 극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어떤 관객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마술사의 임기응변과 재치를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지금 이곳은 영국 런던이니 (원래 이름이 아닌) 영어 이름을 말해달라”는 최현우에게 관객이 “테드(Ted)”라고 하자 그는 “평범한 이름을 말해줘 고맙다. 저번 공연에서는 한참 고민하던 관객이 ‘캔디크러쉬사가’라고 해 당황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공연 전 모든 관객은 9장의 카드를 받아 들고 객석으로 입장한다. 이 카드는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할 수 있는 주요한 단서다. 앞사람, 옆 사람과 카드를 1장씩 주고받다 보면 어느덧 아이도, 어른도 작품과 하나가 된다.
1월 3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