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문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1897년 출간한 여행기 ‘적도를 따라서’에서 “신은 모리셔스를 처음 창조한 뒤 이를 본떠 천국을 만들었다(Mauritius was made first and then heaven, heaven being copied after Mauritius)”고 했다. ‘인도양의 검은 진주’로 불리는 모리셔스는 제주보다 조금 큰 섬나라로, 마다가스카르에서 860km 떨어져 있다.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모리셔스는 연평균 기온이 섭씨 20~27도인 아열대 해양성기후로, 언제든 방문해도 좋으나 특히 1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가 적기다.
수도 포트루이스(Port Louis)는 섬 북서쪽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유리와 철제로 지은 높은 빌딩과 화려한 쇼핑몰,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등 현대적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모리셔스의 역사는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아프리카와 인도에서 노예들을 데려오면서 시작됐다. 인구 120만 명 중 인도계가 68%, 백인과 흑인의 혼혈인 크레올이 27%, 중국계가 3% 등이다.
왼쪽부터 사진작가 김병권, 왕정훈 선수, 필자. [사진 제공 · 김맹녕]
필자(Kim Maeng Ryung)와 사진작가 김병권(Kim Pyeong Gun)은 모리셔스관광청의 초청으로 모리셔스 골프장 탐방과 2019 유러피언투어 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 오픈(총상금 100만 유로·약 12억7600억 원) 취재차 11월 26일 모리셔스를 방문했다.
아프라시아 뱅크(AfrAsia Bank) 모리셔스 오픈
2019 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 오픈 우승자인 커트 기타야마. [사진 제공 · 김맹녕]
이 대회는 11월 27일~12월 2일 포시즌스 아나히타 골프클럽(파72·7400야드)에서 개최됐다. 국내에선 왕정훈, 장이근, 박효원, 박배종 선수가 참가했으나 모두 20위권 밖 성적을 기록했다. 왕정훈은 2016년 이 대회 우승자였으나 이번 대회에선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8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커트 기타야마가 20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개막식 행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니 엘스와 인터뷰를 했다.
모리셔스에는 12개의 골프장이 있다. 대부분 해안을 끼고 있는 오션 골프장이다. 패스팔럼(Paspalum) 잔디가 심긴 페어웨이는 길고 넓어 호쾌한 샷을 날릴 수 있다. 골프장들은 어니 엘스, 독일의 베른하르트 랑거와 남아공의 코스설계가 휴 바이오치 등이 설계했다. 마운틴 코스들은 우람찬 화산 바위산을 배경으로 한 산악형 코스이면서도 평지와 같은 코스 레이아웃으로 멋진 자연풍경을 바라보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아프리카 스타일의 벙커와 호수처럼 넓은 연못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각 골프장에선 숙박과 골프, 해양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고, 콘도에 머물면 대부분 무료 라운드를 제공한다.
포시즌스 아나히타(Four Seasons Anahita) 골프클럽
모리셔스를 대표하는 골프장으로 어니 엘스가 디자인했다. 미국골프협회(USGA) 공인 국제 수준의 난이도를 가진 골프장이다. 6개 홀은 해안선을 따라 라운딩을 하면서 바다를 직접 볼 수 있다. 4, 8, 17번 홀 바로 앞에는 비취빛 산호바다가 잡힐 듯 가깝게 펼쳐져 있다. 또 18번 파5 홀(512m)은 어니 엘스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어려운 홀”이라고 말한 곳이다. 그린피는 계절별, 요일별로 다르나 최고 350달러(약 39만4400원)를 호가한다.
타마리나(Tamarina) 골프클럽
모리셔스 남서쪽에 위치한 타마리나 골프클럽(파72· 7530야드)은 트로이스 마멜레스산 아래 위치한 파크랜드 골프장이다. 구릉에 만들어진 산악형 코스지만 표고차가 심하지 않고 페어웨이가 넓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킹콩 바위’를 18홀 내내 볼 수 있으며 코스 구성도 한국과 비슷해 친숙한 느낌이 든다. 119개의 고급 빌라를 갖춰 숙박과 골프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공항에서 차로 1시간 15분 걸린다.
헤리티지(Heritage) 골프클럽
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 오픈이 개최된 적이 있다. 남서부 해안에 자리하며 호수를 끼고 있다. 낮은 구릉 지형이지만 약간의 기복이 있는 링크스 스타일이다. 코스 중간에 검은 바위들이 산재해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하우스 캐디가 있고. 전동카트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부설 9홀짜리 파3 홀에서 쇼트 게임 연습을 할 수 있으며 발 골프(foot golf)도 즐길 수 있다. 그린에 홀 2개가 있는데 세숫대야 크기의 홀은 발 축구용이다.
일로세프 투에스록(Ile aux Cerfs Touessrok) 골프클럽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15분간 페리를 타고 일로세프섬으로 들어가야 한다. 일로세프는 프랑스어로 사슴이란 뜻이다. 사슴이 낮에는 사냥꾼을 피해 이 섬으로 헤엄쳐 나와 숨고 밤이면 모리셔스로 가서 놀았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섬 전체가 골프장이며 베른하르트 랑거가 설계해 2003년 개장했다. 10번 홀은 시그니처 홀로 그린에서 보는 풍광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코스는 넓고 평탄하나 도그레그와 장애물을 건너야 하는 홀이 많다. 영국 월간지 ‘골프월드’는 이곳을 세계에서 아름다운 코스 베스트 10으로 선정했다.
짐카나(Gymkhana) 골프클럽
바코아(Vacoas)에 위치한 짐카나 골프클럽은 1844년 개장해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전 세계에서도 4번째로 오래된 코스다. 원래 9홀이었으나 1950년 9홀을 증설했다. 오렌지색의 클럽하우스 벽에는 역대 트로피와 홀인원, 챔피언 기록판이 즐비하게 장식돼 있다. 코스는 평탄해 풀 카트로 라운드를 할 수 있다. 거리가 짧지만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도 작아 정확한 샷이 요구된다. 이곳 클럽하우스 식당은 모리셔스의 고급 사교장으로 멤버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