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는 ‘음울한 과학(Dismal Science)’이란 말처럼 낙관론자보다 비관론자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특히 ‘경제 전망’이나 ‘시장 전망’에서 패닉(panic)이나 큰 충격(shock)을 예견하면,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가 된다. 심지어 ‘예언자’로 대접받기도 한다. 그러나 뛰어난 예측력을 보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을 장기간에 걸쳐 하나하나 실측해보면 기대만큼 빼어난 이는 거의 없다. 오히려 배신감이 들 정도로 형편없는 경우가 흔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비관론자들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먼저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한 인간 본성을 지적할 수 있다. ‘손실 회피 감정’으로 인간은 자신에게 큰 손실을 안겨준 사건을 깊게 오래 기억한다. 이때 시장 폭락이나 붕괴 같은 것을 예측했던 전문가나 학자를 만나면 그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이코노미스트가 낙관론을 펼치는 것보다 비관론을 펴는 게 더 전문가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인간은 긍정적인 정보에 비해 부정적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마치 칭찬보다 뒷담화가 더욱 재미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투자는 미래에 관한 행위이며, 희망에 베팅하는 행위이다.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를 제외하고 투자자 대부분은 희망에 돈을 건다. 미래에 베팅하려면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문제는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워런 버핏의 파트너이자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인 찰리 멍거는 “투자 게임이란 남들보다 미래를 더 잘 예측해야 하는 게임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그것은 욕심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미래와 관련된 투자를 위해서는 예측이 필요한데, 예측이 가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금리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0%대로 떨어뜨린 기준금리(그래프 참조)를 언제 올리느냐는 늘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사였다. 주요 외신들은 2015년 12월 15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때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테러 같은 생각지 못한 외부 변수가 돌출한다면 동결될 수도 있다. 금리인상 시기를 확률적으로 추론할 수는 있어도 정확히 맞힐 수는 없다. 맞힌다 해도 그건 동전 던지기처럼 확률 문제이지 분석가 능력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려는 노력보다 언젠가는 금리가 오른다는 전제 아래 자신이 보유한 자산이나 대출을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간 펼쳐진 제로금리는 매우 이례적인 정책이었다. 그만큼 금융위기가 엄중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응급환자에게는 통상적인 치료법을 쓰지 않는 것처럼 금융위기에는 극약 처방에 가까운 정책들이 동원됐다. 그러나 몸이 회복되면 치료법을 바꾸듯 경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처방전을 바꿔 써야 한다. 지난 7년간의 과정을 돌이켜볼 때 금리인상에 대한 합리적인 견해는 ‘언제 오르냐’가 아닌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금리는 언젠가는 오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국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이 3%이고, 우리나라도 3%로 같다면 돈은 미국으로 갈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대한민국보다 더 안전(높은 신용도)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과 대출금리도 따라서 상승한다.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출금리가 오른다는 생각으로 부채를 관리할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기본 투자 대상은 주식, 부동산, 채권(또는 예금)이다. 배당이 있고, 임대료와 이자가 있는 자산은 투자자에게 최소한의 수익을 제공한다. 그러나 가격 변동을 예측해야 하는 자산은 최소한의 수익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동전 던지기처럼 벌거나 잃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또한 금리인상 시기처럼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도 의미 없는 일이다. 정확한 시기보다 조금 틀리더라도 방향성을 점검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다. 투자에서는 정확히 틀리는 것보다 대충 맞는 것이 나은 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비관론자들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먼저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한 인간 본성을 지적할 수 있다. ‘손실 회피 감정’으로 인간은 자신에게 큰 손실을 안겨준 사건을 깊게 오래 기억한다. 이때 시장 폭락이나 붕괴 같은 것을 예측했던 전문가나 학자를 만나면 그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이코노미스트가 낙관론을 펼치는 것보다 비관론을 펴는 게 더 전문가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인간은 긍정적인 정보에 비해 부정적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마치 칭찬보다 뒷담화가 더욱 재미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투자는 미래에 관한 행위이며, 희망에 베팅하는 행위이다.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를 제외하고 투자자 대부분은 희망에 돈을 건다. 미래에 베팅하려면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문제는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워런 버핏의 파트너이자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인 찰리 멍거는 “투자 게임이란 남들보다 미래를 더 잘 예측해야 하는 게임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그것은 욕심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미래와 관련된 투자를 위해서는 예측이 필요한데, 예측이 가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
멍거의 조언을 따르자면 자신의 능력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자신이 잘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예측하라는 게 멍거의 조언이다. 우리가 늘 궁금해하는 금리나 환율, 코스피, 집값 전망 등을 정확히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이런 거시적 전망을 바탕으로 돈을 벌기도 쉽지 않다. 거시 전망은 대개 능력 범위 밖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금리를 예로 들어보자.최근 금리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0%대로 떨어뜨린 기준금리(그래프 참조)를 언제 올리느냐는 늘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사였다. 주요 외신들은 2015년 12월 15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때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테러 같은 생각지 못한 외부 변수가 돌출한다면 동결될 수도 있다. 금리인상 시기를 확률적으로 추론할 수는 있어도 정확히 맞힐 수는 없다. 맞힌다 해도 그건 동전 던지기처럼 확률 문제이지 분석가 능력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려는 노력보다 언젠가는 금리가 오른다는 전제 아래 자신이 보유한 자산이나 대출을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간 펼쳐진 제로금리는 매우 이례적인 정책이었다. 그만큼 금융위기가 엄중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응급환자에게는 통상적인 치료법을 쓰지 않는 것처럼 금융위기에는 극약 처방에 가까운 정책들이 동원됐다. 그러나 몸이 회복되면 치료법을 바꾸듯 경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처방전을 바꿔 써야 한다. 지난 7년간의 과정을 돌이켜볼 때 금리인상에 대한 합리적인 견해는 ‘언제 오르냐’가 아닌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금리는 언젠가는 오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국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이 3%이고, 우리나라도 3%로 같다면 돈은 미국으로 갈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대한민국보다 더 안전(높은 신용도)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과 대출금리도 따라서 상승한다.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출금리가 오른다는 생각으로 부채를 관리할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금이나 환 투자는 조심해야
금(金)이나 환(換)도 능력 범위 밖의 투자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금값이 많이 떨어지자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금 투자를 권하는 이가 적잖았다. 하지만 금값은 계속 하락했고, 금 투자자의 손실 폭은 더욱 커졌다. 금이나 환 같은 투자처의 특징은 가격 변동을 맞히지 못하면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점이다. 가격 변동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달리 수요와 공급에만 전적으로 의존한다. 매수세가 강하면 가격이 오르고, 반대면 하락한다. 반면 주식에는 배당이 있고, 부동산에는 임대료가 있다. 게다가 자산을 분석할 수 있는 여러 방법론도 있다. 하지만 금이나 환 같은 투자처는 그것을 보유한다고 해서 배당을 받는 것도, 임대료를 받는 것도 아니다. 금이나 환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본인이 매우 노련한 투자자이거나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맞힐 수 있거나 운(運)이 좋아야 한다. 자신이 노련하지도 않고 예측 능력도 없다면, 투자하지 않는 편이 낫다. 물론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상관없지만 말이다.기본 투자 대상은 주식, 부동산, 채권(또는 예금)이다. 배당이 있고, 임대료와 이자가 있는 자산은 투자자에게 최소한의 수익을 제공한다. 그러나 가격 변동을 예측해야 하는 자산은 최소한의 수익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동전 던지기처럼 벌거나 잃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또한 금리인상 시기처럼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도 의미 없는 일이다. 정확한 시기보다 조금 틀리더라도 방향성을 점검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다. 투자에서는 정확히 틀리는 것보다 대충 맞는 것이 나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