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최근 몇 년간 대학에 지원하고 합격한 사례 전체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을 하다 보면, 발행기관에 따라 배치표와 점수 차가 터무니없는 경우가 있다. 배치표를 작성할 때 부분적으로 수정하고 최근 경향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일부 배치표는 그럴 수 있다. 돈을 내고 상담받을 때는 합격 가능하다고 했는데, 왜 결과는 반대냐고 따진다. 심지어 어느 기관에서 모의지원을 했을 때는 상위권이었는데 왜 불합격했는지 모르겠다며 혹시 누락된 것은 아니냐고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불만과 의심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대학 입시에서 배치표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적과 대학별 입시 요강을 정확히 분석하고 최근 경향을 충실히 반영하는 배치표가 있기 때문이다. 정시모집에 지원하려면 배치표를 어떻게 활용해 지원전략을 짜는 것이 좋을까.
△지원 대학이나 학과 배치표를 보면서 군별 지원전략을 세워라. 수시모집 인원이 많아지면서 정시모집 지원이 쉽지 않다. 가, 나, 다군 세 번의 기회가 있다고 하지만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주로 가, 나군에 집중된다. 따라서 군별 지원전략이 중요하다. 이는 군별, 계열별 모집 인원과도 관계가 있다. 주요 20개 대학의 인문계열은 가군과 나군 모집 인원이 약간 차이가 있으나, 자연계열은 500명 이상 차이가 있다(표 참조). 여기에 의학계열 변수까지 더하면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 계열과 점수대에 따라 어느 군에 안정적인 지원을 해야 하는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점수대별 지원전략은 다르다. 최상위권은 경쟁률도 중요하지만 누적 인원이 더 중요하다. 수시 합격자를 제외하고 실제 지원 가능한 수험생이 몇 명이냐에 따라 합격점이 달라질 수 있다. 누적 인원과 더불어 시간대별 경쟁률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원 첫날은 대부분 소신지원이 많고 원서 접수 마감이 가까울수록 눈치지원이 많아진다. 시간대별 경쟁률은 성적에 관계없이 확인하고, 특히 중·하위권은 경쟁률에 따라 결과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지원 대학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자. 표준점수나 백분위가 같더라도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에 따라 자신의 성적이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다. 많은 대학에서 해당 대학의 성적 반영비율을 적용해 최근 몇 년간의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을 해주고 있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쪽이 유리할지, 어느 영역을 적용하는 것이 유리할지, 탐구영역을 어떻게 반영하는 것이 유리할지 등등은 대학에서 직접 상담을 받으면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경쟁이 있는 곳은 모두 마찬가지로, 대학 입시에도 정보와 전략이 필요하다. 주어진 수능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점수 구조, 계열별·군별 모집 인원, 비슷한 점수대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 등을 확인해 지원하면 합격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