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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직장인 황모(29) 씨는 4월 25일 출근길에 휴대전화로 전송된 월급통장 입금 문자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받던 급여보다 20만 원이 덜 들어와 앞자리가 달라진 것. 황씨는 출근 직후 급여명세서를 조회했다. 회사의 실수라고 믿고 싶었다.
그는 “입사 초 인사팀 담당자의 실수로 수당 가운데 일부가 6개월간 누락된 해프닝이 있었다. 물론 회사에서 확인해 바로 지급해줬지만 이후 급여명세서를 늘 살펴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회사의 착오가 아니었다. 지난해보다 황씨의 급여가 오른 것만큼 건강보험료도 인상된 것.
“연봉이 올랐는데 급여는 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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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임금이 인상돼 돈을 더 내야 하는 직장인은 약 840만 명. 인당 평균 13만8000원을 더 낸다.
특히 임금이 낮아 초기 인상폭이 높고 세금이나 4대 보험료에 대해 잘 모르는 사회초년생의 경우 연봉은 올랐는데 지난달보다 월급이 적어 당황하는 일이 적잖다. 직장인 조모(28) 씨는 “대기업은 보통 4월까지 연봉 협상을 마치는데 성과를 인정받아 연봉 인상에 성공해 기뻐하는 것도 잠시, 급여명세서를 보고 착잡해졌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추가분 정산은 매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올해가 특별한 이유는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료가 꽤 올랐기 때문. 지난해까지 월 소득의 3.06%이던 건강보험료율은 올해부터 3.12%로 소폭 올랐다(표 참조). 장기요양보험료율은 지난해 6.55%에서 7.38%로 상승했다. 이 보험은 고령이나 질병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가사활동 및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험에 이은 제5의 사회보험이라고도 부른다. 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과 함께 징수된다. 단, 다른 4대 보험은 월 소득에 보험료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징수되지만 장기요양보험은 독특하게 건강보험료에 요율을 곱한다. 이에 액수가 다른 보험에 비해 비교적 적다.
올해 인당 평균 13만 8000원은 시작일 뿐
건강보험료는 매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만 해도 건강보험료율이 3.22%로 오른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재인 케어)를 위해 매년 건강보험료를 인상할 계획이다. 장기요양보험료율은 내년에는 동결이지만 건강보험료율이 오르니 사실상 인상되는 셈이다.
내년부터는 고용보험료도 인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내년 1월부터 고용보험료를 월 소득의 1.3%에서 1.6%로 올리겠다고 입법 예고했다. 전체 근로자가 연평균 4만1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3월 기획재정부는 고용보험 재정추계를 하며 2020년부터 고용보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단 실업급여의 수급 기간이 늘어나 나갈 돈이 증가했다. 여기에 육아휴직 확대 및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도 고용보험기금을 재원으로 사용한다.
20년간 묶여 있던 국민연금도 오른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가 정부의 목표지만 현행 국민연금 요율로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 올해 4차 재정 재계산을 한 후 상반기 내 인상폭과 시기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및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1~2% 요율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대기업 20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평균 3855만 원이었다. 올해 각 기업 연봉 인상률이 평균 6%대임을 감안하면 2~3년 차 대졸 직장인의 연봉은 평균 4000만 원가량. 세금과 4대 보험료를 제한 올해 기준 월 실수령액은 293만9743원이다.
하지만 내년 급여가 6% 올라 연봉으로 세전 4240만 원(월급 353만3333원)을 받는다 해도 4대 보험료 인상에 따라 실수령액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내년 국민연금 요율이 10%로 인상된다고 가정했을 때 근로자가 부담해야 할 국민연금 공제액은 월 소득의 5%인 17만6666원이다. 건강보험료도 인상돼 월 11만3773원. 당연히 장기요양보험료도 8396원으로 따라 인상된다. 고용보험료도 근로자 부담액이 월 소득의 0.8%로 올라 2만8266원이다. 여기에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제하면 월급은 288만372원에 불과하다.
대기업 2년 차 직장인 이모(28) 씨는 “사회보장제도 확립을 위해 4대 보험의 요율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급여 공제 명세를 볼 때마다 과연 내가 지금 낸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