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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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제약·바이오의 굴기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 세포배양 방식 백신으로 주목!

출시 첫해 판매량 360만 도즈, 완판 신화 이어가

  •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8-04-03 11: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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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케미칼 연구원이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왼쪽) 세계 최초 세포배양 독감백신인‘스카이셀플루’. [사진 제공·SK케미칼]

    SK케미칼 연구원이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왼쪽) 세계 최초 세포배양 독감백신인‘스카이셀플루’. [사진 제공·SK케미칼]

    우리나라 제약 산업은 120여 년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웃을 수만은 없다. 초창기 우리나라에 설립된 제약회사들은 외국 의약품을 그대로 들여오거나 제네릭(복제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기술력과 자본이 모두 부족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1990년대 이르러 국내 제약회사들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신약 개발에 적극 도전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SK케미칼이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1999년 국산 신약 1호인 ‘선플라’ 개발에 성공한 것. 이후 2001년 천연물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2007년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 등 신약을 잇따라 내놓았다. 

    치료 관련 신약뿐 아니라 예방 관련 신약 개발에도 나서 2016년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를 상용화하기에 이른다.

    최초 타이틀 이어간 신약 개발사

    이처럼 여러 신약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설립 당시부터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1969년 선경합섬으로 출범한 이래 1987년 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그해 12월 삼신제약을 인수해 제약 사업에 진출했다. 90년 사명을 선경제약으로 변경했다 98년부터 SK케미칼로 이어져 오고 있다.

    2006년에는 제약회사 동신제약, 2007년에는 바이오 벤처회사 인투젠 등을 인수합병하며 합성의약품, 천연물의약품, 바이오의 약품 등을 아우르는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 



    SK케미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국내 신약 1호 ‘선플라’다. 선플라는 1990년 기존 시스플라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암에 효과적인 새로운 화합물 개발을 목표로 개발에 착수한 결과 99년 7월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개발 신약 1호로 허가받았다. 선플라 개발에 총 81억 원이 들었고 누적 매출액은 약 110억 원으로 남는 장사를 했지만, 아쉽게도 국내 첫 신약의 글로벌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SK케미칼은 천연물 신약 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1년 천연물로 만든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개발에 성공한 것. 

    조인스는 1993년 인체 항상성을 추구하는 동양의학 원리에서 출발해 서양의학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던 관절염 근원 치료를 목표로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등 국내 5개 종합병원의 임상시험에서 기존 소염진통제와 동등한 소염·진통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부작용은 현저히 줄어든 결과를 도출해냈다. 결과적으로 조인스는 동양의학의 원리를 현대 과학으로 검증한 뒤 이를 규격화, 과학화한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2007년 개발한 국내 신약 13호 ‘엠빅스’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기존 제품보다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해 시판 이후 큰 인기를 끌었다. 2011년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발기부전 치료제로서는 세계 최초로 입에 넣어 녹이는 필름형으로 바꾼 ‘엠빅스에스’를 출시했다. 입안에서 10초면 녹는 엠빅스에스는 효과와 속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소비자들로부터 환영받았다. 

    SK케미칼은 2006년 세계 제약·바이오산업의 축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예방의학 부문 첨병인 백신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집중 육성키로 결정했다. 당시 국내에서 백신 사업은 미지의 분야였다. 하지만 SK케미칼은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에 약 40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하고 2012년 경북 안동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공장 ‘L하우스’를 완공했다. 

    이후 새로운 백신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2015년 성인용으로는 국내 최초, 소아용으로는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를 상용화했다. 항생제 또는 보존제 투여가 필요 없는 고순도 백신으로, 달걀 알레르기가 있거나 항생제에 예민한 경우에도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다. 이처럼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아 출시 첫해 주문·판매량이 360만 도즈(1회 접종분)를 돌파했다.

    예방 신약으로 의료 선진화 선도

    지난해 10월 SK케미칼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독
감백신 ‘스카이셀플루’ 판매량이 1000만 개를 넘어선 것을 기념하는 홍보 행사를 열었다. [동아DB]

    지난해 10월 SK케미칼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독 감백신 ‘스카이셀플루’ 판매량이 1000만 개를 넘어선 것을 기념하는 홍보 행사를 열었다. [동아DB]

    이듬해인 2016년 성인용·소아용 모두 최초인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출시했다. 스카이셀플루 4가는 접종한 번으로 4개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광범위하게 예방할 수 있는 독감백신이다. 이또한 완전판매 신화를 이어갔다. 2016년 500만 도즈 공급 물량을 소진했고,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7% 늘어난 총 535만 도즈를 시장에 공급해 모두 판매했다. 

    스카이셀플루는 해외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독감 유행으로 사망자가 속출한 미얀마의 경우 현지 보건당국의 특별 허가 아래 긴급 공수가 이뤄졌다. 또 2월 12일에는 글로벌 백신 리더로 꼽히는 제약사 사노피 파스퇴르가 자체 개발하는 범용 독감 백신에 적용하고자 SK케미칼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SK케미칼이 사노피 파스퇴르와 체결한 기술 이전 및 라이선스 계약규모는 1억5500만 달러(약 1652억6100만 원)로 국내 기업의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사노피 파스퇴르가 개발하는 범용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염기서열을 표적으로 해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까지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독감 백신이다. 스카이셀플루는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이라 범용 독감백신 개발에 적용하기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6개월가량 걸리던 백신 생산 기간을 2~3개월로 단축해 신종플루처럼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변종 독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SK케미칼은 또 다른 백신 개발에 성공해 해외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9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것. 이에 우리나라는 필수 예방접종 백신, 대테러 백신 등 전체 28종의 백신 가운데 절반인 14종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스카이조스터는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매출 80억 원을 돌파했다. SK케미칼은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해 태국 등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스카이조스터의 국가별 등록요건에 맞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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