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 같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추석 대목을 노린 대작들이 즐비한 영화계처럼, 공연계도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와 풍성한 할인혜택으로 관객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아니면 관람하기 어려운 공연을 뽑아봤다.
청춘합창단 제3회 정기연주회 | 한가위 with GRAZ
2011년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통해 구성된 대한민국 대표 시니어 합창단인 청춘합창단이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청춘합창단은 2015년 6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초청 공연, 올해 8월 비무장지대(DMZ)에서 평화통일염원 특별연주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11월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제합창페스티벌 초청을 기념하는 것이다. 단원들의 평균 나이는 65세이지만 청춘 못지않은 열정을 보여주는 청춘합창단은 이번 무대에서 한국 가곡과 국내외 민요, 바흐 칸타타 등을 선보인다.
9월 30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영상으로 만나는 공연 | 싹 온 스크린
영상으로 만나는 무료 공연이다. 야외 보름달 아래서 스크린을 통해 가을의 낭만적 정취와 공연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이번 한가위 프로그램은 가족 관객을 배려해 우리나라 최초 창작발레이자 지난해 서울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대상작인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심청’,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오페라 ‘마술피리’, 꿈과 모험의 연극 ‘보물섬’(연출 이대웅)으로 구성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의 영상화 사업 ‘싹 온 스크린’은 지금까지 23만 명이 관람했다. 10대 이상의 카메라 앵글로 만들어내는 실감나는 고화질(HD) 화면과 입체 서라운드 음향이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해 직접 관람하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10월 5일(목)~7일(토) 7시/ 서울 예술의전당 계단광장
오페라 | 라보엠
작곡가 푸치니의 3대 오페라 가운데 하나인 ‘라보엠’은 전 세계에서 수시로 공연되는 레퍼토리다. 가진 것은 재능뿐이라 보잘것없지만 역경과 고난에도 당당하게 꿈과 희망, 사랑을 잃지 않는 젊은 예술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등장인물은 1830년 가난한 예술인들이 모인 파리 라탱 지구의 다락방에 살던 화가, 시인, 철학자, 음악가, 그리고 바느질로 수를 놓던 청순한 처녀 미미와 그의 친구 뮈제트다. 원작 ‘보헤미안의 생활 정경’의 작가인 앙리 뮈르제는 자신의 삶을 주인공 시인 로돌프에 투영했고, 푸치니 역시 소싯적 경험을 음악에 담았다. 벽난로에 아무것도 지피지 않아도 따뜻할 낭만을 ‘라보엠’의 아리고 매혹적인 선율과 멋진 장면을 통해 만끽할 수 있다. 뉴서울오페라단이 공연하며 유지숙, 김동원 등이 출연한다.
10월 6일 오후 7시 30분,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극 | 에어콘 없는 방
실존 인물을 통해 격변기 현대사를 성찰하기에 알맞은 연극이다. 피터 현(1906~93)이 1975년 8월 7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할 아버지 현순 목사의 유해를 안고 오랜만에 고국 땅을 밟으며 연극은 시작된다. 그는 에어컨도 없는 답답한 ‘유신호텔 503호’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환상과 망상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피터 현은 독립운동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서울과 상하이, 뉴욕을 오가는 유랑자였으며, 1946년에는 좌익 관련 혐의를 받고 한국에서 추방되기도 했다. ‘한국판 마타하리’ ‘박헌영의 애인’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앨리스 현(1903~55?)이 그의 누이다. 앨리스 현은 박헌영과 함께 미국고용간첩 혐의로 북에서 축출됐다. ‘에어콘 없는 방’에서 주인공을 맡은 한명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연기로 ‘연극을 왜 배우예술이라고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10월 1일(일)까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
연극 | 장수상회
2014년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까칠한 노신사와 꽃집 여인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설렘 가득한 황혼의 로맨스이지만, 반전 있는 가족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다. 초연에도 출연했던 배우 김지숙의 말처럼 “가족을 통해 얻는 희로애락이 견디기 어려울 수 있지만, 결국 우리는 가족을 통해 이겨낸다는 소중한 울림을 얻게 된다”는 애틋하고 애잔한 내용을 담고 있다. 베테랑 연기자인 신구와 손숙, 김지숙 등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로, 올 추석 뭉클한 마음을 안고 가족을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떠나고 싶어도 결국 돌아갈 곳은 가족의 품이다.
10월 8일까지 화 · 수요일 오후 3시, 목~일요일 오후 3시 · 6시 30분/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 | 슈퍼콘서트
‘오페라의 여왕’ 안나 네트렙코가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지난해에 이어 내한공연을 갖는다. 두 사람은 2014년 로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 오페라 ‘마농 레스코’에서 극중 연인으로 만나 결혼했다. 현재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소프라노로 손꼽히는 네트렙코는 마리아 칼라스 이후 ‘오페라의 여왕’으로 평가받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학교 재학 시절 그는 마린스키극장 무대 청소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던 중 마린스키극장 오디션에 합격한 뒤 데뷔해 초창기 별명이 신데렐라였다. 사실적인 연기력과 호소력 있는 표현력으로 DVD 오페라 시대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슈퍼콘서트의 레퍼토리는 베르디의 ‘맥베스’ ‘아이다’ ‘가면무도회’를 비롯해 푸치니의 ‘나비부인’ ‘라보엠’, 레하르의 ‘메리 위도’,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 등의 아리아로 구성됐다.
10월 9일(월)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