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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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재료 치대다 근육통… ‘두쫀쿠 김장’, 기자가 직접 해봤다

[진짜임? 해볼게요] 두바이 초콜릿 응용한 한국식 디저트… 품절 대란에 ‘만들어 먹기’ 유행

  • 성남=이진수 기자 h2o@donga.com

    입력2026-01-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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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진짜임? 해볼게요’는 기자가 요즘 화제인 현상, 공간, 먹거리부터 트렌드까지 직접 경험하고 진짜인지 확인하는 리얼 체험기다.


    요즘 어딜 가나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가 화제다. 아직 안 먹어봤다고 하면 “그걸 아직도 안 먹어봤어?”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번진 두쫀쿠 열풍에 동네 카페와 베이커리에선 ‘오픈런’과 ‘품절 대란’이 일상이다. 실시간 재고를 알려주는 ‘전국 두쫀쿠 지도’가 등장했고, 직접 만들어 먹기에 나선 이도 적잖다. 포털에 ‘두쫀쿠 만들기’를 검색하면 쿠킹 클래스와 재료 정보가 줄줄이 뜬다. 주재료 카다이프(중동식 얇은 면)를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에 버무리는 제조 과정은 ‘두쫀쿠 김장’으로 불린다. 

    비싸면 개당 1만 원을 호가하는 이 작은 쿠키가 뭐라고 사람들을 줄 세우고 ‘김장’까지 하게 만드는 것일까. 궁금증을 풀고자 1월 11일 오전 8시, 경기 성남에 있는 카페 ‘오프로스트 야탑점’을 찾았다. 이곳에서 직접 두쫀쿠를 만들어보려고 보건증도 발급받았다.

    김장김치 담그기나 다름없어

    기자가 직접 만든 두바이쫀득쿠키. 홍태식

    기자가 직접 만든 두바이쫀득쿠키. 홍태식

    두쫀쿠는 세계적으로 유행한 ‘두바이 초콜릿’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다. 볶은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로 만든 속을 초콜릿 마시멜로로 감싸 쫀득한 식감을 극대화했다.

    기자가 참여한 ‘두쫀쿠 김장’은 그야말로 고된 김장김치 담그기나 다름없었다. 판매 가격이 치솟는 이유가 절로 이해됐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피스타치오 껍질 까기. 꼬막 까는 도구를 활용해 두쫀쿠 100개 분량의 겉껍질과 속껍질을 분리하는 데만 꼬박 1시간이 걸렸다. 이후 피스타치오를 믹서에 곱게 갈면서 화이트초콜릿을 중탕하고 카다이프를 오븐에 구웠다. 다음 단계는 간 피스타치오에 올리브유 조금과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적당량을 넣고 한 번 더 갈아내는 것. 여기에 준비한 화이트초콜릿을 넣고 구운 카다이프와 혼합하자 만두소 같은 두쫀쿠 속이 완성됐다. 꾸덕꾸덕한 스프레드 질감 때문에 재료를 치대는 동안 팔 근육이 뻐근할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완성된 속은 일정량씩 덜어내 동그랗게 모양을 잡은 뒤 냉동실에서 3시간을 굳혔다. 바스러지는 질감 때문에 쇠똥구리처럼 꾹꾹 눌러가며 모양을 잡는 것도 일이었다. 그사이 마시멜로와 버터를 약불에 녹이고 탈지분유와 카카오가루를 섞어 쫀득한 ‘마시멜로 피’를 만들었다. 이 피를 정해진 양에 맞춰 일일이 나눈 다음 얼려둔 속을 감싸고 카카오 가루에 굴리니 두쫀쿠가 완성됐다.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녹인 화이트초콜릿, 구운 카다이프를 섞어 완성한 쿠키 속을 둥글게 빚고 있다. 홍태식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녹인 화이트초콜릿, 구운 카다이프를 섞어 완성한 쿠키 속을 둥글게 빚고 있다. 홍태식

    기자가 쿠키를 빚는 사이 매장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두쫀쿠 재고가 남았나요?” 혹은 “두바이 뭐시기 있어요?”라고 물었다. 이날 카페를 찾은 취준생 이유주 씨(20)는 “겉은 쫀득하고 속은 바삭한 게 매력이라 하루에 하나씩 먹는다. 약속이 있을 때는 친구들 선물용으로 꼭 챙긴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단미 씨(20) 역시 “주변에 안 먹어본 친구가 없을 정도로 인기”라며 “특이한 식감에 빠져 하루에 2개씩 먹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기자가 찾아간 카페는 한때 두쫀쿠를 매일 300개씩 만들던 곳이다. 최근엔 재료 수급난으로 제작 분량을 하루 100개로 줄였다. 정모 공동대표(30)는 “그동안 피스타치오를 온라인으로 구매했는데, 신규 주문을 했다가 재고가 없다고 취소당했다. 다른 판로를 찾아보니 가격이 너무 비싸더라”고 털어놨다. 

    이곳 두쫀쿠 판매가는 개당 4900원. 평균 6000원 이상인 시중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또 다른 공동대표 정모 씨(32)는 “수능 이벤트로 시작한 메뉴라 학생들이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쫀쿠 열풍은 이 카페 매출을 2~3배 끌어올렸다고 한다. 그는 “두쫀쿠 사러 왔다가 커피 맛에 반해 단골이 되는 분이 많아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카페 ‘오프로스트’에서 판매하는 두바이쫀득쿠키. 매일 오후 1시 전에 동날 만큼 인기가 많다. 홍태식 

    카페 ‘오프로스트’에서 판매하는 두바이쫀득쿠키. 매일 오후 1시 전에 동날 만큼 인기가 많다. 홍태식 

    마시멜로 값만 5배 뛰었다

    최근 두쫀쿠 열풍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존 두바이 초콜릿보다 가격이 저렴해 접근성이 높고, 지도를 보면서 찾아다니며 ‘드디어 손에 넣었다’는 성취감을 SNS에 공유하는 게 하나의 이벤트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적 요소와 특이한 식감 등 감각적 재미가 먹방 아이템으로 적합할 뿐 아니라, 특유의 단맛이 스트레스가 많은 한국인의 마음을 달래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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