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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청량함 가득한 크래비티

[미묘의 케이팝 내비] 사랑스럽고 신나는 신곡 ‘PARTY ROCK’

  •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즐거운 청량함 가득한 크래비티

크래비티가 미니 앨범 ‘NEW WAVE’를 발표했다. [사진 제공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크래비티가 미니 앨범 ‘NEW WAVE’를 발표했다. [사진 제공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크래비티(CRAVITY)의 ‘PARTY ROCK’은 싱그러운 곡이다. 펑키한 리듬과 보컬 화음이 교차하다가 간결하면서도 미덕으로 가득한 후렴이 출렁인다. 마치 가볍고 실없는 농담처럼 멜로디와 랩과 애교스러운 구절들을 이리저리 던져대고, 후렴은 마침내 결심한 듯 낙천을 시원하게 들려준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보이그룹 크래비티는 본래 이보다는 묵직했다. 소속사 선배 몬스타엑스의 초기에서 보던 ‘꾸러기’ 느낌을 좀 더 가볍게 더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데뷔작부터 미니앨범 3장 연작으로 꾸려졌고, 청춘·방황·도피·성장 같은 절박한 키워드를 연상케 하거나 호명하는 순간이 꽤 있었다. 다만 타이틀곡과 수록곡이 실제로 들려주는 내용이 이런 설정과 매우 긴밀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신인 아티스트로서 성장사를 소재로 ‘세계관’을 세우는 수법은 케이팝 산업에서 한동안 너무나 많은 이가 지향하던 성공 공식이었다. 문제는 대중의 반응과 밀접하게 연관된 아티스트의 성장이 계획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첫 연작을 묶는 ‘은신처(Hideout)’라는 제목이 연상케 하는, 방황하는 청춘과 위안이라는 주제의식 역시 포맷만큼이나 당대 유행이기는 했다. 그러나 이것이 고스란히 전개되지는 않았고, 그 결과 앨범이 제시하는 서사의 선명성이 떨어졌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시종일관 즐겁게 들을 수 있어

‘PARTY ROCK’이 수록된 미니앨범 ‘NEW WAVE’는 3월에 이미 ‘Adrenaline’으로 선보인 크래비티의 ‘청량’ 사이드를 이어받는 듯하다. 연작 형태를 내려놓은 제목부터 훨씬 가볍고, 8월 선공개곡 ‘Boogie Woogie’도 ‘PARTY ROCK’과 유사하게 사랑스러운 낙천을 들려준다. 이어지는 트랙들 역시 무겁거나 느끼해지는 순간 없이, 달콤한 낙천과 시원한 질주감을 효과적으로 교차한다. ‘New Addiction’과 ‘AUTOMATIC’이 그나마 심각하다고 해야 할까. 이때도 크래비티의 곡에서 자주 깊은 인상을 남기는 텐션 가득한 보컬 화성과 짓궂은 느낌의 래핑은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을 유지한다.

그런데 ‘Boogie Woogie’와 ‘PARTY ROCK’이 공유하는 모타운(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레코드 제작사로 ‘솔뮤직’이라는 대중음악 장르를 만들었다) 향취는 이 곡들의 사랑스러움을 더하면서도, 영어 곡 ‘Boogie Woogie’의 발매가 가리키는 세계 시장 지향의 시점에서는 조금 낯간지러운 데가 없지 않다. “세계 시장으로 가려면 역시 옛날 영미권 보이밴드 느낌을 내야지” 같은 뻔하고 게으른 과정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뮤직비디오도 그렇다. 매력적인 젊은이가 알록달록한 방에서 소일하다 거리로 뛰쳐나가 농구나 스케이트보드 등을 즐기고 춤판이 벌어진다는 설정은 케이팝에서 많이 반복돼온 클리셰 중 클리셰다. 그러나 ‘PARTY ROCK’에서 이런 클리셰 설정은 너무 뻔한 나머지 마치 ‘콘셉트 없는 것이 콘셉트’처럼 작용한다. 그저 몇 가지 로케이션에서 몇 가지 의상으로 등장하는 멤버들의 춤과 싱그러운 노래를 즐기면 그만인 것이다. 후반 폐건물 시퀀스의 황량함이 청춘의 불안과 아이러니를 담으려는 듯 번득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NEW WAVE’는 치밀하고 명쾌하거나 다채롭고 풍성하다기보다 약간의 좌고우면(左顧右眄)이 뒤섞인 결과물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밉지 않은 작품이라는 걸 부인하기는 어렵다. 우연이든 의도든 적당한 심도를 더했지만, 그것이 곡들을 즐기는 데 일말의 방해도 되지 않는다. 준수한 댄스팝으로 채워진 미니앨범 전체가 청자를 달궜다가 녹이는 흐름을 구성해, 마치 놀이공원에서 타는 부담 없이 즐거운 놀이기구 한 바퀴가 충분히 길게 지속되는 것 같다.







주간동아 1360호 (p61~61)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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