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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일확천금 꿈꾸는 대신 착실하게 실전 통해 투자 감각 익혀”

[사바나] 2030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식투자는 뉴노멀의 일환 … 유튜브로 열공하고 해외 투자도 적극적

  • 김유림 기자 오홍석 인턴기자

“주식 일확천금 꿈꾸는 대신 착실하게 실전 통해 투자 감각 익혀”

*밀레니얼 플레이풀 플랫폼 ‘사바나’는 ‘사회를 바꾸는 나’의 줄임말입니다.


2030세대의 스마트한 주식투자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2030세대의 스마트한 주식투자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유학생 서모(26) 씨는 지난해 8개월간 인턴을 하면서 모은 돈 8000달러(약 928만 원)로 올해 1월부터 ‘로빈후드’ 사이트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운 좋게도 그는 학자금 대출을 다 갚을 만큼 높은 수익을 거뒀다. 

로빈후드는 2013년 설립된 수수료 없는 모바일 투자 플랫폼으로, 현재 미국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주식투자 사이트다. 단, 미국 연방정부에서 발급하는 사회보장번호(SSN)가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다. 서씨는 유학 시절 로빈후드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올해 초 귀국한 후에도 줄곧 로빈후드를 이용하고 있다. 

서씨가 한 거래의 특징은 단타. 그는 “여유 자금으로 오래 시간 투자하는 사람과 달리 나처럼 당장 다음 달에 학자금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단타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 생활 5년 차인 조모(26) 씨는 3년 전부터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예금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다. 한때 암호화폐 투자도 생각해봤지만 자칫 애써 모은 돈을 한 번에 날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나마 리스크가 덜한 주식으로 눈을 돌렸다. 주변에는 일찌감치 부동산 갭투자로 돈을 모은 친구들도 있지만, 부동산 규제로 이 또한 쉽지 않게 되면서 ‘주식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3년 전 조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금의 4분의 1을 주식에 넣었는데 현재는 그 돈이 2배로 불어났다. 대체로 시장에서 검증된 종목들을 조정기에 사들였다 상승장에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다.

‘스마트 개미’들의 뉴노멀 투자

20대가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이미 흔한 풍경이 됐다. 국내 6개 증권사의 올해 개설된 계좌 420만 개 중 2030세대의 비중이 5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서점의 20대 베스트셀러 차트에도 ‘돈의 속성’(김승호 지음),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존 리 지음) 같은 주식투자 관련 서적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유튜브에는 사회초년생과 신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투자 채널이 넘쳐난다. 

20대가 앞다퉈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대표적 이유는 저금리와 스마트 환경의 진화 때문이다. 최근 여러 금융사 등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봐도 2030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주식만큼 현실성 있는 투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전모(27) 씨는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일 때 현대자동차 주식을 사들였다. 전씨는 “1년에 2000만원씩 20년을 모은 다음 대출까지 받아야, 겨우 수도권에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는 시대”라며 “결혼도 하고 마음에 드는 자동차도 한대 사려면 주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해외 투자에도 거침없이 뛰어든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일컫는 말)라는 또 다른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국내 IT(정보기술) 기업에 종사하는 신모(27) 씨는 국내 주식은 취급하지 않고 오로지 미국 IT 기업 주식에만 투자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도 ‘미국주식으로 부자되기’ ‘미국주식으로 은퇴하기’ 등을 주로 본다. 

국내 대기업 주식과 미국 금융기업에 동시에 투자했다고 밝힌 대학생 정모(28)씨는 “주식에 투자하는 친구들 중 한국 시장만 보는 친구들은 많이 없다”며 “국가와 상관없이 앱으로 거래하는 것은 똑같아 차이를 체감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서학개미든 동학개미든 2030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주식 전문 유튜브나 카카오톡, 텔레그램, 밴드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단타기술을 익히며, 핀테크(금융+기술)를 통해 비대면으로도 능숙하게 주식을 사고 판다는 것이다. 과거 거대자본에 의해 한번에 무너지는 ‘개미들’과 달리 요즘 젊은 투자자들은 ‘영리함’으로 무장하고 있다. 주식 카페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자신의 주식 상승률이나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30주식 스터디 모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 소재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곽모(28) 씨는 두 달 전부터 주식 스터디에 가입해 수시로 회원들과 연락하며 주식을 공부하고 있다. 곽씨가 가입한 스터디 모임은 나이대가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으로 한정돼 있고, 인원도 최대 15명까지만 가입 가능하다. 평일 중 하루를 잡아 저녁 7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모임을 갖는다. 

곽씨는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때는 오프라인 모임 대신 화상으로 스터디를 진행했다”며 “‘재테크’라는 공통관심사를 가진 또래들끼리 만나 주식 노하우를 익히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스터디 멤버 일부는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주식 투자를 전업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주로 삼는 교재는 유튜브 강의. 유튜브에 ‘재테크’ ‘주식’ 등의 키워드를 치면 시청자의 수준에 맞는 여러 주식 채널이 검색된다. 대표적으로 지난 8월 유명 투자가 짐 로저스를 섭외해 화제가 된 ‘슈카월드’부터 가치투자로 유명한 ‘슈퍼개미’ 김정환, 단타매매 전문가 ‘창원개미TV’,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진행하는 ‘존리라이프스타일주식’ 등이 있다. 

곽씨는 “나 같은 ‘주린이(주식+어린이)’는 책보다 유튜브 같은 동영상으로 공부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며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장기투자 종목과 단타 종목을 구분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심스럽게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20대의 거침없는 주식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뜻)해 ‘빚투’(빚내서 투자한다는 뜻)를 하는 2030세대가 적잖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 섞인 시각에 대해서도 2030세대는 할 말이 많다. 젊어서부터 투자 감각을 익혀야 모두가 원하는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 

어려서부터 투자에 관심이 많아 성인이 되자마자 주식투자를 시작한 김모(24)씨는 “주식투자도 뉴노멀의 일환으로 장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확천금을 얻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는 대신 손해를 감수할 수 있는 범위에서 착실하게 실전을 익히는 사람도 많다”고 항변했다. 

증권업계 종사자들 역시 2030세대의 주식투자 열풍을 우리나라 자본시장 근간을 바꿔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20대가 할 수 있는 자산 증식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며 “스마트한 2030세대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올해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기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간동아 1258호 (p46~48)

김유림 기자 오홍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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