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61

2014.11.03

상·하원 장악 ‘여소야대’ 정국 되나

11월 4일 미국 중간선거 공화당 지지율 앞서 승리 유력

  • 이승헌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 ddr@donga.com

    입력2014-11-03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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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2006년 이후 8년 만에 미국에서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것인가. 미국 중간선거(11월 4일)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워싱턴 정가에선 대체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동시 장악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차기 유력 대통령선거(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 등이 나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 사격하고 있지만 공화당과의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

    반면 공화당에선 최근 돌풍을 일으키며 공화당 예비후보 지지율 1위를 연이어 차지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을 비롯해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까지 오바마 정부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표 몰이를 하고 있다.

    10월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NBC 뉴스, 펜실베이니아대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 가운데 52%가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과반수 확보를 원한 비율은 41%에 그쳐 공화당이 11%p나 앞섰다. 이는 일주일 전 조사에서 양당 지지율 차이가 5%p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결과다.

    공화당이 현재 다수인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면 2006년 조지 W 부시 정권 시기 민주당처럼 여소야대 정국을 이끌게 된다. 총 100석 가운데 35석의 주인을 가리는 상원의원 선거의 경우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의 승리 가능성을 68%로 전망했다. 상원의 현재 의석 분포는 민주당 55석, 공화당 45석. NYT는 공화당이 7석을 추가해 52 대 48로 다수당이 될 것으로 봤다.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상원의원 선거 경합 지역 13곳 가운데 민주당이 현역인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이미 공화당 쪽으로 기울었고, 아칸소와 루이지애나 주도 공화당이 우세한 편이다.

    435석(공화 233석, 민주 199석, 공석 3석)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의원 선거는 접전 지역이 37곳에 불과해 공화당이 다수인 현 구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지 언론 분석에 따르면, 남은 선거 기간 중 에볼라 사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격퇴 문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특히 에볼라 사태와 관련해선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 위의‘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에서 ‘최근 4주간 벌어진 사건들이 양당 평가에 어떻게 작용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가 민주당을 덜 우호적으로 보게 됐다고 답했고, 공화당을 덜 우호적으로 보게 됐다는 응답은 40%였다.



    한국계 로이 조 하원의원에 도전

    한편 지한파 의원 모임 ‘코리아 코커스(Korea Caucus)’ 소속으로 상원의원 선거에 나서는 제임스 인호프(공화·오클라호마)와 마크 베기치(민주·알래스카) 의원의 막판 판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RCP에 따르면 인호프 의원은 민주당 앤드루 라이스 후보를 20%p가량 따돌려 당선이 유력하지만, 베기치 의원은 공화당 댄 설리번 후보에게 약 4%p 차로 뒤지고 있어 당선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하원에선 제럴드 코널리(민주·버지니아), 피터 로스캠(공화·일리노이) 의원 등 코리아 코커스 소속 40여 명이 당선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연방 의원에 도전하는 한국계는 뉴저지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로이 조 변호사가 유일하다. 한 살 때 이민 온 조 후보는 뉴저지 주 5선거구에서 6선의 공화당 거물 스콧 개릿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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