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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검색어’는 주택시장 알고 있다

올해 전세 검색량 증가 추세로 전환…향후 ‘전셋값’ 상승 기조 나타날 듯

  • 김민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mhkim0325@lgeri.com

‘검색어’는 주택시장 알고 있다

‘검색어’는 주택시장 알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유리창에 반사된 아파트 모습.

임대소득 과세 방침과 세월호 사태 등으로 지난해 이후 상승 기조를 보이던 전세 및 주택매매 가격이 일단 주춤한 상황이지만, 최근 부동산 관련 규제의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주택경기 전망의 경우 장기 예측은 고사하고 당장 1~2개월 후 방향을 가늠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이 어려운 과제를 예측할 수 있는 지름길이 있다. 바로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검색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전통적으로 소비자가 주택시장 관련 정보를 얻으려고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관심 있는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인터넷 검색으로 이를 대신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졌다. 짧은 시간 내에 다양한 지역 정보와 업데이트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부동산 거래를 할 때는 누구나 신중하게 결정하려 하고, 계약 수개월 전부터 인터넷 검색에 나선다. 이 때문에 검색 데이터는 가격이나 전세 수급 같은 주택시장의 주요 지표에 앞서 그 징후를 보여주게 된다.

2~5개월 시차 두고 전셋값 상승

2009년 10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의 검색량을 살펴보자(그래프 참조). ‘전세’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2~5개월이 지나면 실제 전셋값도 상승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이 정도 시차를 두고 검색량과 전셋값 상승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전세’라는 키워드의 검색량이 전셋값 움직임에 선행한다는 건 임대인보다 임차인이 검색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전세 물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임차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전셋값이나 수급 동향을 살펴보는 행동을 자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나눠 살펴본 결과도 흥미롭다. ‘전세’ 검색량이 많았던 충북과 강원도 등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충북의 경우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함에 따라 관련 공무원과 그 가족, 주변의 편의시설이나 교육시설에서 일하는 이들이 관심을 갖고 검색한 결과로 추측된다. 강원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공급 위축이 심했던 지역이다 보니 전세에 대한 검색이 늘었고, 전셋값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 보면, 아파트 매매와 관련한 검색량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에 2~5개월 시차를 두고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매매 검색량과 매매 가격 상승률은 전세 검색량과 전셋값 상승률보다 다소 약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여러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크게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표본의 편향성 문제다. 매매는 전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은 높으면서 인터넷을 덜 이용하는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더욱이 신중하게 구매하려고 직접 방문하는 것을 더 선호할 개연성도 있다. 표본의 대표성이 전세와는 다른 셈이다. 둘째, 수요자와 공급자의 검색 성향이 달라 나타나는 차이일 수 있다. 전세 검색은 수요자를 중심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지만, 매매 검색은 공급자도 많이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공급자가 많이 검색하는 경우에는 검색량과 가격 상승률의 상관성이 약화될 수 있다. 끝으로 키워드의 대표성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전세’라는 키워드는 비교적 명확하지만, ‘매매’는 주택 매매, 아파트 매매, 구매, 판매 등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보자. 아파트 전세에 대한 검색량은 아파트 월세 검색량이나 아파트 매매 검색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게 자연스럽다. 실제로 네이버 트렌드를 활용해 ‘아파트매매’ ‘아파트전세’ ‘아파트월세’라는 세 검색어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파트 매매에 대한 검색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매에 대한 상대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풀이할 만한 대목이다.

‘검색어’는 주택시장 알고 있다
이들 검색어 간 상관관계를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그랜저 인과관계 분석(두 시계열 데이터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통계 분석 기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세와 매매 검색량의 증감은 서로 영향을 미치지만, 전세와 월세 검색량의 변화는 상호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어서 말하자면 이렇다. 전세난이 심화하고 전셋값이 상승해 매매 가격과 차이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는 돈을 좀 더 보태 집을 사는 것과 전세를 계약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고민하는 경우가 늘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검색어 간 관계를 분석해 최근 주택시장의 특징을 파악하는 일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예컨대 아파트 전세의 관련 검색어로는 대출이 가장 많지만, 아파트 매매의 관련 검색어로는 대출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 수요자의 대출 수요는 늘어났지만,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태에서 굳이 빚을 내면서까지 집을 살 의향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월세 관련 검색어에는 전세가 있었지만 전세 관련 검색어에 월세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월세를 찾는 사람은 전세에도 관심을 갖고 검색하지만, 전세에 관심 있는 사람은 월세보다 매매에 더 관심을 두고 검색한 결과로 추측된다. 이 역시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 가격과의 차이가 줄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검색 정보 ‘빅데이터의 힘’

검색어를 통해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예측해본다면 어떨까. 여러 불규칙 요인과 계절 요인 등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던 전세 검색량이 올해 들어 증가 추세로 전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사 비수기가 지나면 검색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향후 전셋값도 상승 기조를 나타낼 수 있다는 의미다. 매매에 대한 검색량도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매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주택경기를 설명하는 다른 요인의 변화가 앞으로 주택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단기적으로만 보면 최근의 검색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는 상승에 가깝다는 뜻이다.

물론 검색 데이터에는 다양한 한계가 있다. 일시적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사용자 편향성이나 키워드 대표성 같은 왜곡 요인도 있을 수 있다. 이런 한계를 기존 경제 데이터나 조사 데이터와 상호 보완해 개발해나간다면, 경제 분석에서 검색 정보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이름 하여 ‘빅데이터의 힘’이다.



주간동아 2014.07.14 946호 (p38~39)

김민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mhkim0325@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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