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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청량감…한여름 밤에 제격

크렘 드 카시스 칵테일 키르(Kir)

  • 김상미 와인 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온몸에 청량감…한여름 밤에 제격

온몸에 청량감…한여름 밤에 제격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산지인 부르고뉴 지방 샤블리의 장마크 브로캬르 포도원. 왼쪽은 13세기에 지은 생클레르 성당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자연스레 레드 와인보다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찾게 된다.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모두 맛과 스타일이 무궁무진하지만, 그 다양함을 다 체험하기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이럴 때 간단히 크렘 드 카시스(cre′me de cassis) 하나만 준비한다면 저렴한 와인으로도 향과 청량감을 돋운 멋진 와인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크렘 드 카시스는 으깬 블랙커런트에 무색무취의 도수 높은 증류주를 붓고 설탕을 더해서 만든 리큐어(liqueur)다. 알코올 도수는 15~20도로 색은 검붉고 맛은 새콤달콤하며 진한 블랙커런트 향과 함께 체리, 자두 향이 살짝 느껴진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특산물로 특히 디종(Dijon)에서 만든 것이 유명하다.

크렘 드 카시스로 만든 와인 칵테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키르(Kir)다. 키르는 부르고뉴 지방에서 즐겨 마신 식전주로, 원래 블랑 카시스(blanc-cassis)라고 불렸다. 이름이 키르로 바뀌게 된 것은 디종 시장이던 펠릭스 키르(Fe′lix Kir) 때문이다. 키르는 가톨릭 사제이자 레지스탕스 요원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5000명의 포로를 탈출시킨 영웅이다. 독일군에 붙잡혀 사형 선고까지 받았지만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해 종전 이후부터 죽을 때까지 디종 시장을 역임했다. 그의 키르에 대한 사랑은 각별해 디종을 찾은 사절단에게 이 와인 칵테일을 자주 대접했고, 그로 인해 이 음료는 국제적으로 키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됐다.

키르는 크렘 드 카시스 10~20%에 화이트 와인 80~90%를 섞어 만든다. 부르고뉴에서는 원래 키르를 만들 때 알리고테라는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을 이용했지만 알리고테 생산량이 줄어 지금은 샤르도네 와인을 주로 이용한다. 크렘 드 카시스의 달콤하면서도 진한 블랙커런트 향이 화이트 와인에 더해져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화이트 와인 외에 스파클링 와인을 이용하기도 한다. 부르고뉴 지방에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 크레망 드 부르고뉴(Cremant de Bourgogne)에 크렘 드 카시스를 넣으면 키르 페티앙(Kir Pe′tillant)이 된다. 샴페인을 쓰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키르 루아얄(Kir Royal)이라고 부른다.



온몸에 청량감…한여름 밤에 제격

크렘 드 카시스 한 병이면 화이트 와인, 스파클링 와인, 샴페인 등과 섞어 다양한 와인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부르고뉴를 여행하다 키르를 주문하면 웨이터가 어떤 것을 섞을지 물어볼 때가 있다. 크렘 드 카시스 외에도 다양한 과일 리큐어가 있기 때문이다. 라즈베리 리큐어를 원하면 키르 아 라 프람부아즈(kir a′ la framboise), 블랙베리 리큐어는 키르 아 라 뮈르(kir a′ la mu^re), 복숭아 리큐어는 키르 아 라 페슈(kir a′ la pe′che)라고 답하면 다양한 키르를 맛볼 수 있다.

지금은 크렘 드 카시스를 비롯해 다양한 과일 리큐어를 디종뿐 아니라 프랑스 전역과 유럽 다른 나라에서도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수입돼 위스키 같은 증류주를 파는 곳에서 살 수 있다.

과일 리큐어는 도수가 높아 와인보다 보관이 용이하므로 종류별로 몇 병 사두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과일 리큐어를 섞으면 와인 본연의 향을 즐기기 어려워지므로 굳이 비싼 와인을 선택할 필요가 없고 가볍고 청량감이 좋은 저렴한 와인이면 충분하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 칵테일은 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고 향기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주간동아 2014.06.30 944호 (p66~66)

김상미 와인 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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