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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창조적 엉뚱함’…일론 머스크의 도전

스페이스엑스 CEO, 모두가 고개 흔드는 프로젝트 하나씩 실현

  • 유효상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hsryou@sm.ac.kr

‘창조적 엉뚱함’…일론 머스크의 도전

2013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 선정 올해의 기업인 1위가 누구인지 기억하는가. 바로 민간 우주항공사 ‘스페이스엑스(Space 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다. 그가 2026년까지 자사 우주선으로 인류를 화성에 데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페이팔의 전신 격인 엑스닷컴(X.com) 설립자인 동시에 전기자동차 돌풍을 일으킨 테슬라모터스로 유명해진 인물로, 지난해 8월에는 뉴욕에서 서울까지 2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는 초음속 진공 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 개념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화성 진출 발언은 단순히 꿈 같은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하는 이가 많다.

스페이스엑스는 현재 발사 로켓인 팔콘 시리즈와 수직 이착륙 로켓 실험기인 그래스하퍼 등을 개발하고 있다. 팔콘 로켓은 화성에서의 임무에 필요한 화물을 적재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갖췄다. 이 회사는 또 유인 우주여행을 목표로 우주선 드래건V2(Dragon V2)도 개발하고 있다. 일명 우주택시로 부르는 드래건V2는 캡슐 형태 수송선으로, 7명까지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ISS)으로 나를 수 있다.

만일 머스크의 장담처럼 2026년 인류가 화성에 착륙하게 된다면 1969년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이후 57년 만에 우주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테슬라모터스에서 받는 머스크의 연봉은 단돈 1달러. 하지만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현재 총재산은 77억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



2026년 화성 진출 장담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10대 시절 미국으로 건너왔다. 열두 살 때 컴퓨터 게임을 만들어 500달러에 팔기도 했으며, 캐나다 퀸스경영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과 물리학을 공부하고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에 들어갔지만 이틀 만에 자퇴했다.

이후 소프트웨어 회사 집투(Zip2)를 창업해 매각했고, 매각한 돈으로 다시 엑스닷컴을 창업한 뒤 컨피션이란 회사와 합병해 회사명을 페이팔로 변경했다. 페이팔을 전자결제 1위 업체로 성장시킨 후 이를 인터넷 경매회사인 이베이에 매각하면서 단숨에 억만장자가 됐다.

머스크는 또다시 그때 받은 1억7000만 달러(약 1800억 원)를 기반으로 2002년 우주로켓기업 스페이스엑스, 2003년 순수 전기자동차 개발사 테슬라모터스를 설립했다. 2004년에는 태양광발전기업인 솔라시티에 투자하면서 자신의 또 다른 꿈을 향한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나 이렇게 창업한 모든 회사의 실적이 저조해 몇 년 동안 힘든 세월을 보냈다. 머스크는 2008년 크리스마스 직전엔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의 로켓 발사는 세 번째 실패했고, 테슬라모터스는 자금 확보에 실패했으며, 솔라시티 투자자들은 자금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시기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후 ‘포천’은 머스크를 ‘2013년 비즈니스 분야 톱 인물’ 1위로 선정했다. 그리고 선정 이유로 ‘문화적 영향, 매출 확대 1위, 주가 상승 2위’ 등을 꼽았다. 투자자와 소비자는 그가 제시한 아이디어에 열광했고, 테슬라모터스는 세계에서 가장 번창하는 전기자동차 회사로 떠올랐다. 머스크의 ‘대담함과 불굴의 의지’가 마침내 세계인으로부터 찬사를 받게 된 것이다.

우리는 머스크 같은 사람을 ‘안트러프러너(Entrepreneur)’라고 부른다. 안트러프러너는 소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기업가’를 일컫는다. 이들은 단순히 돈을 벌려고 창업하는 사람이 아니라, 혁신적이며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사회에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안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은 자원의 존재와 무관하게 기회를 만들고, 극히 한정된 자원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 기업가의 도전정신, 창조, 열정, 리더십 등을 말한다.

무에서 유 창조 ‘안트러프러너’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머스크는 ‘가능성이란 처음부터 있는 게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철학으로 무장한 채 정보기술(IT)을 넘어 전기자동차와 우주산업 미래까지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모두가 헛된 꿈이라고 말하는 프로젝트를 하나씩 실현해나가고 있다.

인터넷 사업으로 첫 회사를 시작한 머스크가 여느 경영인과 다른 행보를 보인 데는 그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인구 증가와 환경오염, 식량 부족 등으로 초래될 인류의 멸종을 막으려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 답을 ‘인터넷과 우주, 청정에너지’에서 찾았다.

그의 최대 장점은 ‘창조적 엉뚱함’이다. 영화 ‘007’에서나 나올 법한 ‘잠수함차’도 머스크의 관심사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흘리개 소년은 제임스 본드가 버튼을 누르면 잠수함으로 변하는 ‘로터스 에스프리’를 보고 열광했다”며 “테슬라모터스의 기술을 활용해 잠수함으로 변하는 자동차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행동하는 천재’ 머스크의 대담함과 불굴의 의지는 최근 출간한 ‘대담한 도전’이란 책에 자세히 묘사돼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손가락질하며 비웃을 때 한 젊은 기업가는 자신의 소년 시절 꿈을 계속해서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고정관념을 깨는 강도와 도전의 리스크를 놓고 보면 머스크는 스티브 잡스를 뛰어넘는 혁신가다.

그가 이끄는 테슬라모터스나 스페이스엑스 모두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조차 쉽게 상상하기 힘든 프로젝트를 추구한다. 기존에 있는 것을 크게 개선하는 수준을 확실히 넘어섰다.

그는 최근 ‘통 큰 기업가’라는 또 하나의 명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머스크는 6월 13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테슬라모터스가 보유한 모든 전기자동차 특허를 풀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블로그에서 ‘오픈소스(Open Source) 정신’을 언급하며 전기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리 기술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특허 소송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 등을 만들 때 해당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설계지도’인 소스코드를 무료 공개해 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경쟁사들은 테슬라모터스의 전기배터리와 충전 방식, 선루프 등 모든 기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허 보호가 전반적인 기술 발전을 저해한다는 개인적 회의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 머스크는 블로그에서 “첫 회사 집투를 창업했을 때 나는 특허가 좋은 것이라 생각했고 경쟁사들이 따라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특허가 진보를 억제하고 대기업 자리를 굳혀주며 실제 발명가보다 법률가를 더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데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전기자동차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다음 뛰어든 분야는 상업용 로켓이다. 그의 질문은 간단명료하다. “로켓 제작비가 왜 그렇게 비싸야 하는가.” 아마도 이 질문의 답은 거의 정해져 있을 것이다. 이 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특별하니까.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용 로켓을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암묵적 관념을 수십 년 동안 성역처럼 지켜왔다. 머스크의 기본 가정은 이를 뒤집는다.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오는 로켓’을 만들자는 것이다. 로켓을 소모품이 아닌 얼마든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가정한 셈이다. 그 결과 로켓 제작비를 현재 기준으로 75%나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는 “로켓에서 동력원이나 연료의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로켓을 재사용한다면 지금보다 100배나 싸게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페이팔 마피아’가 절실

머스크는 페이팔, 테슬라모터스, 스페이스엑스, 슈퍼차저 스테이션 등 손대는 사업마다 모두 초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엄청난 부를 이미 축적했다. 그러나 그는 여유로운 삶 대신, 대단한 열정을 갖고 끊임없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새로운 금융 거래 방식으로 미국에서 크게 이목을 끈 페이팔은 1조8000억 원이라는 거액에 이베이에 팔렸다. 그 덕에 페이팔 초기 멤버들은 모두 거부가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이 또다시 머스크와 함께 창업하거나 에인절투자자로 다른 벤처에 투자하면서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며 실리콘밸리의 파워그룹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지금 ‘페이팔 마피아’ ‘페이스북 마피아’라고 부르는 비즈니스 에인절이 활성화돼 아이디어만 갖고 있으면 얼마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이 모여 계속 또 다른 성공을 함께 만들어나간다.

안트러프러너는 끝없이 도전하고 창조한다. 실패와 시련이 있다 해도 멈추지 않는다. 성공했다 해도 쉬지 않는다. 기존 사고방식을 혁신적으로 뛰어넘는 아이디어와 좌절을 모르는 도전정신을 가진 그들. 지금 우리나라는 ‘일론 머스크’와 그가 함께하는 ‘페이팔 마피아’같은 이들이 절실하다.



주간동아 2014.06.30 944호 (p32~34)

유효상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hsryou@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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