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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구멍 한심하軍!

한국군 천안함·연평도 겪고도 뒷북 대응에 구태의연한 변명 여전

  •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안보 구멍 한심하軍!

안보 구멍 한심하軍!

김관진 국방부 장관.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와 무인기 사건으로 한국군의 허점이 도처에서 드러나고 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겪었음에도 당시 드러난 문제점을 전혀 개선하지 않고 구태의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개선하겠다는 말만 하고 여의치 않으면 미국에 의존해 국방을 하려는 작태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4월 1일 국방부는 육군 유도탄사령부(유도탄사)를 육군 미사일사령부(미사일사)로 확대 개편했다. 이어 북한의 연속된 무더기 미사일 발사를 의식했는지 “탄두 중량 1t에 사거리 500km인 신형 지대지의 시험발사(3월 23일)에 성공해 내년부터 실전배치한다. 3~4년 뒤에는 사거리 800km의 지대지 미사일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발표도 했다.

이에 대해 적잖은 소식통은 “이 발표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7월 8일 윤광웅 당시 국방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노동, 스커드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크루즈 미사일(‘현무-3’으로 명명)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것과 오버랩된다”고 지적한다.

이 발표가 있기 직전인 7월 5일 새벽 북한 조선인민군(북한군)은 대포동-2호(발사 직후 공중 폭발)를 포함해 6발의 미사일과 로켓을 동해로 무더기로 발사했다. 이는 북한군이 한 첫 번째 무더기 미사일 발사였다. 우리 군은 실전기지인 깃대령에서 북한군이 실전 미사일인 스커드 등을 무더기로 발사하려 한다는 조짐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기에 국민 이상으로 깜짝 놀랐다.



국민 비난에 무인기 ‘송골매’ 공개

이 일로 대북유화정책을 추진하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윤 전 장관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비밀 중의 비밀’인 현무-3 개발을 공개해 국민 비난을 잠재우려 했다. 그렇게 큰소리를 쳤지만 3개월 뒤인 10월 1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노무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핵문제는 ‘사이가 벌어진’ 미국에 맡긴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대응해버렸다.

이 일을 기억하는 소식통들은 북한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4차 핵실험)을 하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한다. “500km의 지대지 미사일을 쏴 핵시설을 격파할 것도 아닌데, 왜 우리 속만 드러내는가. 국민 비난을 피하는 일에만 급급할 만큼 그렇게 자신 없는가”라고 비판한다.

이와 똑같은 일이 4월 8일 우리 무인기 ‘송골매’의 공개다. 북한이 띄운 무인기가 3곳 이상에서 발견되자 당황한 국방부는 우리도 무인기가 있다는 식으로 전략무기인 송골매를 선뜻 공개해버렸다. 그러나 우리 군은 송골매를 북한 상공으로 띄우는 일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안보 구멍 한심하軍!

북한군은 3월 31일 한국군이 포격원점을 공격할 것에 대비해 백령도와 연평도를 양쪽에서 공격할 수 있는 형태로 포병부대를 방열해놓고 해상사격을 했다.

유도탄사를 미사일사로 확대 개편한 것은 더 웃긴 작태라는 비난도 많다. 싸움이나 전쟁에서는 공수(攻守)를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 군은 미사일 공격은 육군 미사일사에, 북한이 쏘는 미사일 방어는 공군 방공포병사령부(방포사)에 나눠서 맡겼다. 두 사령부를 합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육군은 반대해왔다.

미사일 공격을 하는 것보다 적 미사일을 막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따라서 공군 방포사는 육군 미사일사보다 훨씬 정교한 레이더망을 갖췄다. 이러한 현실을 안다면 육군 미사일사를 공군 방포사에 합치는 식으로 통합하는 것이 좋다. 이때 육군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면 합친 부대를 합동사령부인 ‘국군미사일사령부’로 지정하면 된다.

연평도 포격전 후 국방부는 서해 5도를 방어하려고 해병대사령부를 중심으로 육·해·공군이 참여한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만들었는데, 그것처럼 국군미사일사령부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것이 북한이 급작스럽게 미사일 공격을 해올 경우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길인데 육군은 이를 외면하고 유도탄사를 미사일사로 확대 개편하는 조치만 했다. 국방에 필요한 개혁을 하는 게 아니라 자군에 유리한 개혁만 하고 있는 것이다.

3월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있었던 남북한 포격에 대해서는 더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진다. 그날 국방부는 “북한군이 백령도 동쪽에서 NLL 너머로 포탄 100여 발을 떨어뜨렸기에 우리 군도 NLL 너머로 그 3배인 포탄 300여 발을 떨어뜨렸다”고 발표했다.

적당한 때가 되면 또 도발할 것

안보 구멍 한심하軍!

북한이 미사일 사격을 한 3월 27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의 어부들이 평양으로 돌아가 남측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어부들은 위장한 북한 군인이라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대응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한 대응은 북한 도발을 불러일으키리라는 지적인 것이다. 한 소식통의 분석이다.

“그날 북한군은 7곳으로 사격연습을 한다는 통보를 해놓고 백령도와 연평도를 향해 양쪽에서 쏘는 형태로 사격을 했다(그림 참조). 이러한 사격이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연평도 포격전을 북한 처지에서 분석해보자. 그날 우리 군이 바다로 사격연습을 한다고 북한 측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북한군은 그 바다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에 따라 북한 바다에 해당하니 그 사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우리 군이 사격을 하자, 북한군은 포격원점인 우리 군의 K-9 포대 등을 향해 일제 사격을 퍼부었다.

이 꼴을 당한 우리 군은 적의 포격원점을 3배 이상으로 공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북한은 이러한 우리 군의 의지가 어떠한지 궁금할 것이다. 그래서 3월 31일 사격연습을 한다는 통보를 해놓고, 한 곳에서만 살짝 NLL을 넘는 사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대해 우리 군이 북한식으로 포격원점을 가격해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한쪽에서만 NLL을 넘기는 사격을 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쪽은 우리 군이 포격원점을 가격할 경우 제압하려고 대기하게 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군이 NLL 이북 바다로만 포탄을 떨어뜨렸기에 그들도 예정된 사격만 하고 끝내버린 것 같다. 3월 31일 사격으로 북한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한국군은 예전과 똑같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적당한 때가 되면 충분한 시빗거리를 만들어 도발을 할 것이 분명하다.”

4월 8일 남한은 갑자기 6자회담 재개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돌아섰는데, 이에 대해서도 “그러한 표변은 북한에게 우습게 보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국방과 외교를 총책임진 안보 컨트롤 타워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판인 것이다. 한 전문가의 주장이다.

“북한이 무더기로 미사일을 도발하고 무인기를 투입하는 것은 한국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려는 것 아니겠는가. 기 싸움에서 이겼고 한국에 대한 적개심도 고취했으니 북한은 적당한 도발거리를 찾아 다른 행동에 들어갈 것이다. 대북 강경노선을 유지하는 박근혜 정부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도 초기에는 강경했지만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당한 뒤 미국에 의존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북한은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주간동아 2014.04.14 933호 (p52~53)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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