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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 황장원의 클래식 산책

반갑다, 지휘자 진먼의 솜씨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tris727@naver.com

반갑다, 지휘자 진먼의 솜씨

반갑다, 지휘자 진먼의 솜씨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왼쪽)와 지휘자 데이비드 진먼.

관광과 시계로 유명한 유럽의 부국 스위스에는 국제적 지명도를 가진 오케스트라가 두세 개 있다. 그 첫 번째로 혹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를 떠올렸다면 당신의 정보는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이 악단이 과거 에르네스트 앙세르메 시절 스위스 최고 악단으로 꼽혔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반세기 전 일이다.

요즘 더 잘나가는 스위스 교향악단은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다. 사실 역사는 이 악단이 더 오래됐는데, 창단 연도를 따져보면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가 1918년,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는 1868년이다. 1850년대 취리히에 체류했던 작곡가 겸 지휘자 리하르트 바그너가 이 도시의 음악활동에 큰 자극이 됐고, 그 여파로 도시 음악협회와 시 당국이 의기투합해 정규 오케스트라를 조직했던 것.

악단 이름에서 ‘톤할레’는 ‘연주회장’을 뜻하는 독일어이면서 이 악단의 상주 공연장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악단은 원래 곡물창고를 개조한 건물에서 연주했지만, 1895년 10월 새로 문을 연 지금의 톤할레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이 고전적인 공연장의 낙성식에서 지휘봉을 든 사람은 요하네스 브람스였다.

그러나 창단 후 오랫동안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는 ‘영광스러운 고립주의’를 고수했다. 즉 스위스 로컬(국내용) 악단에 머물렀던 것. 1960년대 후반 독일 명장 루돌프 켐페의 지휘로 잠시 도약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부침을 겪으며 착실한 중간급 앙상블로 밀려났다.

하지만 1995년 악단은 새로 부임한 데이비드 진먼의 영도로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서게 된다. 아울러 뉴욕 출신으로 미국과 유럽의 크고 작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잔뼈가 굵은 진먼 또한 취리히에서 세계적인 명장으로 거듭났다.



진먼과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는 무엇보다 음반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첫 음반인 베토벤 교향곡 전집은 영국 음악학자 조너선 델 마가 베토벤의 자필악보에 입각해 새로 편집한 악보를 기초로 한 참신한 연주로, ‘독일 음반 비평가상’을 거머쥔 것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슈만 교향곡 전집,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관현악 시리즈 등이 이어졌고, 특히 근래 말러 교향곡 전집은 준수한 연주와 뛰어난 음질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반갑다, 지휘자 진먼의 솜씨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바로 그 진먼과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콤비가 4월 21일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이자 올해 악단을 떠나는 진먼의 임기 마지막 투어이기에 각별하다. 공연의 메인 레퍼토리가 악단과 인연이 깊은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이라는 점도 반갑다.

더구나 이번 공연의 협연자는 명실상부 현존 최고 바이올리니스트인 기돈 크레머. 지난번 독일 쾰른 필하모닉과 함께 내한했던 자비네 마이어를 웃도는 중량급 인사라 하겠다. 크레머는 그동안 수차례 내한했지만, 이번처럼 정규 교향악단의 협연자로 나서기는 처음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특히 이번에 연주할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과거 그가 음반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라 더 큰 관심을 끈다. 과연 음반에서처럼 슈니트케의 카덴차(동료 슈니트케가 각색한 마지막 악장의 화려한 연주부)를 연주할 것인가. 예의주시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주간동아 2014.04.14 933호 (p79~79)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tris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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