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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포르노 안 본 사람만 돌을 던져라?

美, 명문 듀크대 여대생 포르노 출연 커밍아웃에 발칵

  • 박현진 동아일보 뉴욕특파원 witness@donga.com

포르노 안 본 사람만 돌을 던져라?

‘남부의 하버드대’라 부를 만큼 명문 사립대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듀크대에 다니는 한 여학생이 학비를 벌려고 포르노영화에 출연한 사건이 미국에서 연일 화제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만큼이나 화제를 뿌리고 있어 미 언론들이 뒷이야기를 캐내는 데 혈안이 됐다. 주인공은 듀크대 1학년 미리암 위크스(18). 그는 당초 벨 녹스로 알려졌으나 언론의 집요한 추적으로 본명이 밝혀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부친 케빈 위크스(54)가 급거 귀국했다. 케빈은 부인 하차란(48)과 함께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영국 ‘데일리메일’은 그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지만 우리는 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딸이 한 일에 대해 포용할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의 한 친척은 “가정이 유복한데 부모가 학비를 지원해주지 않았다는 것은 다소 믿기 어려운 대목”이라며 위크스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여성학 전공 1학년 미리암 위크스

포르노 안 본 사람만 돌을 던져라?

미국 명문 듀크대 1학년 미리암 위크스는 학비를 벌기 위해 포르노 영화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듀크대 남학생이 인터넷에 올린 ‘음란영화에 출연하는 우리 학교 여학생이 있다’는 글을 통해서다.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자 듀크대 학보 ‘듀크 크로니클’이 위크스를 찾아내 인터뷰했다. 당시 위크스는 ‘로렌’이란 가명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는 “연간 6만 달러(약 6420만 원)에 달하는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오로라’라는 이름의 포르노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매체 가운데 그를 세상으로 이끌어낸 데 성공한 것은 CNN이었다. CNN 간판 토크쇼 ‘피어스 모건 투나잇’은 웬만한 유명 인사도 나오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3월 9일 이 프로그램에 그가 나온 이유는 딱 하나, 명문대생이 포르노 영화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위크스는 얼굴을 공개했지만 본명은 CNN에 나와서도 숨겼다. 그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포르노 영화에서는 ‘오로라’, 교내 학보 인터뷰에서는 ‘로렌’, 얼굴을 세상에 드러낸 CNN 대담에서는 ‘벨 녹스’였다.

그를 추적한 것은 언론만이 아니다. 누리꾼들이 신상 털기에 나섰다. 이를 촉발한 것은 그의 도발적인 학보 인터뷰 내용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포르노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무서웠지만 찍고 나니 상상할 수 없는 즐거움이 밀려왔다. 스릴과 자유, 그리고 살아가는 힘을 안겨줬다”며 ‘포르노 영화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이 발언으로 듀크대 남학생들에게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고 CNN에서 털어놓았다. 이어 남성들의 이중 잣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위크스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80%가 포르노물로 알고 있다. 우리 사회가 나를 소비하면서 비난을 퍼붓는 것은 지극히 위선적”이라고 주장했다. 예수가 ‘죄 없는 자 이 여인(창녀)에게 돌을 던져라’고 했던 성경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다. 그는 “나를 죽이겠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포르노는 찾아보면서 왜 출연 배우는 비난하느냐”고 쏘아붙였다.

듀크대에서 여성학을 전공하는 그는 CNN 방송 출연 직전 여성전문 웹사이트 ‘xojane.com’에 올린 글에서 “학생으로서의 정체성과 포르노 영화배우로서의 정체성은 각각 다르고, 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가 이를 컨트롤한다”며 “오늘 나는 포르노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세상에 공개하기로 했다. 자부심과 함께 내 주홍글씨를 기꺼이 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가 여성학을 전공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포르노 영화의 출연을 통해 여성 차별적인 성(性) 편견을 파기하고자 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실제 그는 CNN 출연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성 인권을 지키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신작 개봉 대중 뜨거운 관심

포르노 안 본 사람만 돌을 던져라?

CNN ‘피어스 모건 투나잇’ 방송에 출연한 미리암 위크스.

위크스의 ‘커밍아웃’에 대한 반응은 양 극단으로 갈린다. 학내에선 학교 명예를 더럽혔다는 비난이 폭주했지만, 거꾸로 인터넷상에서는 지지와 응원이 잇따랐다. 그가 듀크대 남학생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는다며 고충을 토로하자 누리꾼들은 위크스의 정체를 폭로하고 악플(악성 댓글)을 단 장본인이 토머스 배글리라는 공대생임을 밝혀냈다.

배글리는 누리꾼의 고발로 음란물에 중독된 사실이 주요 언론에 보도되는 망신까지 당했다. ‘뉴욕포스트’는 ‘배글리가 음란물을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데 한 달에 1000달러를 썼다’고 보도했다. 이에 그는 ‘뉴욕포스트’에 “내가 한 짓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그가 듀크대 재학생이 아니었다면 과연 ‘이처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이다. 여성 사이에서도 “여성 학대와 성폭력을 미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위크스는 “발가벗고 포르노를 찍는 것은 성 자율권에 속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학내에서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30%에 불과하다. 70%는 나를 응원하는데, 특히 성소수자 사이에서 지지도가 높다”며 자신의 떳떳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도 가족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한 언론매체가 그의 부모가 이 소식을 접하고 비통해했다고 보도하자 그는 “뉴스를 보고 정말 당황스러웠다. 우리 부모는 내가 포르노 영화에 출연한 것에 대해 비통해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학비를 지원해주지 않은 것은 거짓이라는 친척의 주장에 대해서는 “더는 가족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 나를 비난하는 것은 괜찮지만, 가족은 놔둬라”며 입을 닫았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전했다.

위크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몸값도 치솟았다. 신인 때는 출연료가 500달러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음란물 기획사들이 수만 달러도 주겠다며 출연 요청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 편당 2500~3000달러를 받는다. 최근 출연작 9편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개설돼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3월 10일 그가 주연한 ‘최고의 세 갈래 길’이란 신작이 대중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개봉했다.



주간동아 2014.03.17 929호 (p52~53)

박현진 동아일보 뉴욕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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