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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과제…내년 서울시장 출마 고심 중”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과제…내년 서울시장 출마 고심 중”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과제…내년 서울시장 출마 고심 중”
이른바 ‘동양 사태’로 속도조절론과 경제활성화론에 밀려나던 경제민주화가 다시 정치권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정부 때부터 줄곧 경제민주화를 주창해온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사진)은 여권 인사로는 보기 드물게 불완전판매 의혹을 받는 동양그룹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투자자 피해 보상을 위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을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현 회장을 동행하게 한 것은 정부 잘못”이라며 쓴소리를 계속한다. ‘경제통’인 이 최고위원은 10월 23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는 경제정의와 경제활성화를 이루는 밑바탕인 동시에 박근혜 정부의 최대 업적이 될 것”이라며 “청와대와 당 일각의 최근 움직임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이 최고위원은 내년 서울시장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동양 사태는 금산분리 강화 필요 사례

▼ 동양 사태로 경제민주화 논의가 재점화했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려면 반드시 경제민주화를 이뤄야 한다. 복지공약은 재원 마련 때문에 국민이 어느 정도 (공약 후퇴를) 이해하는 부분이 있지만, 경제민주화 공약은 대통령 의지만 있으면 된다. 일각에선 경제활성화가 먼저라고 주장하는데,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는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다. 경제민주화가 전제된 경제활성화만이 그 열매를 골고루 나눠먹을 수 있다.”

▼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마련한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 처리’를 부탁했는데.



“‘경제민주화 희생 = 경제활성화 달성’이 아니라는 걸 명백히 보여주는 사건이 동양 사태다. 동양 사태는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가 순환출자로 얽힌 우리나라 재벌구조에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금융은 남의 돈을 굴리는 고위험, 고수익 구조인데 채권자가 모니터링을 거의 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금융상품 가입자가 결합재무제표를 날마다 들여다볼 수도 없지 않나. 오히려 비금융회사, 예를 들어 자동차회사의 주채권 은행은 모니터링을 확실하게 한다. 채권자가 채무 기업의 재무상태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동양 사태도 본질은 같다. 물론 고수익을 노린 투자자도 있겠지만,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의 재무 상태나 경영 부실 여부를 정확히 알아야 될 권리가 있고, 그것을 알려줘야 될 책임은 회사채를 파는 금융회사에 있다. 그걸 제대로 못한 거 아닌가. 그러니 법으로 하자는 거고.”

▼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말인가.

“그렇다. 금융과 비금융은 따로 회사를 만드는 게 가장 안전하다. 그래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게 좋은데, 이 또한 못하겠다면 기업집단의 금융회사가 가진 비금융회사 의결권을 15%까지 허용된 것을 5%로 제한을 두자는 거다. 개인적으론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를 아예 분리해야 한다고 본다. 금산분리에 대해 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하면 그 중간 단계로 중간지주회사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 정치권에서 금산분리와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방법론을 두고 갑론을박이다.

“총수 판단에 따라 부실이 여러 계열사로 옮아가는 걸 방치해야 하나. 서민의 목돈을 얼마 되지 않는 지분을 가진 사람이 다 날릴 수 없게 막자는 게 잘못인가. 동양 사태는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고 금산분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가장 시급한 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확대하는 거다. 대주주의 불법 전력이 밝혀지면 경영 참여를 제한하고, 배임 횡령 등 중죄를 저질렀을 때는 강한 처벌도 필요하다.”

▼ 재계 경영권을 제한하면 외국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된다고 우려한다.

“우리 대기업이 외국의 적대적 M&A에 노출된 사례가 있나. 오히려 (경영권이) 강화된다. 소버린 사태를 겪을 만큼 취약했던 SK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후 경영권이 더욱 공고해졌다. 재계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서민들만 피해를 본다. 2년 전 부산저축은행 사태도 벌써 잊었나.”

▼ 박근혜 대통령은 7월 “경제민주화 주요 법안 7개 중 6개가 국회를 통과해 거의 끝에 왔다”며 마무리 단계를 강조했는데.

“(손사래를 치며) 현재 상법 5개, 금산분리 관련 2개 등 아직 통과되지 않은 게 더 많다. 마무리된 것처럼 포장은 하지만…. 대통령이 일일이 (경제민주화 관련) 법을 세어보지는 않았을 거다. 조원동 대통령 경제수석은 그러면 안 된다.”

▼ 박 대통령이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는 뜻인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면 박 대통령 퇴임 후에 길이 남을 업적이 된다. 국민은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동양 사태 등으로 경제민주화가 왜 필요한지 알게 됐다. 당 지도부도 경제활성화를 얘기하는데…. 참 답답하다.”

그의 말대로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금산분리를 강제하는 관련법(중간 금융지주사 설립 등)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 대기 중이다.

인지도 높은 사람 찾다가는 필패(必敗)

▼ 창조경제 역시 현 정부의 주요 경제 키워드다.

“솔직히 나도 창조경제에 목마르다. 정부 출범 8개월이 되도록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니 안타깝다. 지금까지 정부가 말하는 걸 들어보면 융합기술, 연구개발(R·D) 이런 내용인데, 사실 이 부분은 민간 몫이라는 느낌이 든다. 정부는 민간 영역이 만개하도록 걸림돌을 제거하고 인프라를 까는 거다. 그런데 아직….”

▼ 3월 30일 당정청 워크숍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창조경제 개념이 무엇이냐’며 대통령 비서진을 질타했다. 당시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른 시간에 창조경제 개념을 서면으로 보고하라”고 했는데, 보고는 했나.

“보고는 없었다. 검찰 수사로 밝혀야 하는지 모르겠다(웃음).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다니던 과학자 얘기를 들었는데 참 안타까웠다. 그분은 부인이 밥이 자꾸 탄다고 투덜대자 열이 동일하게 전달되는 소재를 만들었고, 한국에 와서 비즈니스를 하려고 은행에 갔더니 ‘전년도 사업실적’을 가져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반면 미국 기업은 그에게 수천억에 그 기술을 팔라고 했지만 그는 아직 한국에서 사업하려고 팔지 않고 있다. 이런 기술을 은행이 평가하고 투자해야 하는데 우리 은행은 손쉬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만 챙기는 거 같다. 창조경제는 이런 어려움을 풀어주는 것이고, 그와 동시에 창조금융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본다.”

▼ 국정감사에서는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 사건도 이슈로 떠올랐는데.

“너무 안타깝다.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 파동으로 가장 열심히 일할 시기를 놓쳤는데, 현 정부에서는 국정원 사건으로…. 여야가 너무 소모적으로 가는 거 같다. 민생과 국정을 고려하면 엄청난 국력 손실 아닌가.”

▼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심각히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전체 지방선거를 대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선거다. 집권여당이 서울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 김성태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지난달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인지도 높은 외부 인사를 섭외 중”이라고 말했는데.

“서울시장 후보로 현재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찾는 것은 필패(必敗)라고 본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현역 박원순 시장 인지도와 맞먹는 인지도가 생긴다. 인지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일대일 선거구도가 됐을 때, 현직 시장을 넘어설 전투력이 있는가, 경쟁력과 정치 경험, 정치적 감각이 있는가가 아니겠나. 이런 요소는 영입 인사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 영입 인사 등 누구든 다 나와서 경쟁하는 게 옳다.”

▼ 서울시장 후보로서 구체적 구상은 있나.

“아직 거기까지 말할 단계는 아닌 거 같다. 박원순 시장이 소통을 강조하지만, 사실 소통은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은 아니다. 나는 수도 서울은 경쟁력과 안전이라고 본다. 시민 1000만 명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밤이 되면 뒷사람 발자국 소리에 놀라는 여성의 안전을 챙겨야 한다. 세 자녀를 둔 엄마의 마음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주간동아 2013.10.28 910호 (p12~13)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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