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4

2013.09.09

“으악!” 느닷없이 찾아온 최고의 통증

신장·요로결석 상상 초월 고통…물 많이 먹고 많이 움직여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3-09-09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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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허리 쪽 등 부위와 하복부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바닥에 쓰러져 데굴데굴 구르는 사람이 있다면? 급성 맹장염(충수염) 환자일 개연성도 있지만, 십중팔구는 콩팥(신장)과 요로(소변이 지나는 관) 표면 신경 부위에 뾰쪽한 돌이 박혀 생기는 신장·요로결석 환자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이 이런 증상을 호소한다면 즉시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신장·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산통과 함께 사람이 평생 겪을 수 있는 최고의 통증으로 평가된다. 그 아픔은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고 한다.

    짜게 먹는 사람 특히 요주의

    콩팥은 위장의 아래 척추 양쪽에 위치하면서 혈액(정맥)에 쌓인 노폐물(소변)을 걸러내 깨끗한 혈액(동맥)을 몸으로 보내는 기능을 하는 곳으로, 콩팥에서 거른 노폐물은 요로를 타고 방광에서 모인 뒤 몸 밖으로 배출된다. 콩팥에서 생긴 결석이 콩팥 표면에 박히거나 콩팥을 찔러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면 신장결석, 그리고 요로를 타고 내려가다 요관이나 요도 표면신경에 문제를 일으키면 요로결석이라고 한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양쪽에서 동시에 문제가 생기는 수도 있다.

    신장·요로결석은 소변 안에 들어 있는 물질이 결정으로 뭉쳐 여러 증상과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결석은 요로를 따라 이동하게 되는데, 크기가 작을 때는 소변을 통해 저절로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만, 크기가 크면 이동하는 도중 콩팥, 요관, 방광, 요도 등 비뇨기계 전체에 문제를 일으킨다. 주위 조직을 긁거나 조직에 박혀 상처를 내 심한 혈뇨가 나오기도 하고, 소변 흐름을 막을 정도로 커지면 콩팥이 부어오르면서 옆구리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콩팥 기능을 떨어뜨린다. 심하면 콩팥 기능이 상실되는 만성신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석이 일으키는 증상은 결석 크기와 위치, 감염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흔한 증상은 등이나 옆구리, 하복부에 생기는 통증이다. 심한 경우 남성은 통증이 고환, 여성은 음부까지 뻗치기도 한다. 매우 갑작스럽고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게 특징이다. 통증은 악화됐다 호전됐다 하는데, 한 번 통증이 발생하면 20분∼1시간 지속된다. 오래 가는 사람은 3~4시간 계속되기도 한다. 피가 생길 만큼 결석이 콩팥이나 요로를 찌를 경우 혈뇨가 나오기도 하고, 냄새가 날 만큼 탁뇨를 보는 사람도 있다. 결석이 찌른 자리에 염증이 생기면 몸에서 열이 나고 땀을 뻘뻘 흘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결석이 소화기관에까지 영향을 끼치면 토하거나 구역질이 나기도 하고, 소변이 마렵거나 참기 힘든 증상, 소변볼 때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이런 증상이 대부분 다 나타나기도 하고, 일부 증상만 겪기도 하며, 아예 증상을 못 느끼다 신체검사에서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결석은 물, 전해질, 금속성 미네랄, 독소 등 소변에 섞인 여러 성분의 균형이 무너질 때 생기는데 특히 소변양이 모자랄 때, 즉 마시는 물의 양이 극도로 줄어들 때 잘 나타난다. 소변이 지나치게 산성을 띠거나 알칼리성을 띠는 경우에도 잘 생긴다. 신장 결석을 구성하는 물질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감염이나 음식물, 약물 혹은 몸 상태에 따라 칼슘이나 수산(oxalate), 요산(uric acid) 농도가 소변에서 증가하면 쉽게 신장 결석이 발생한다.

    결석의 구성 성분은 이런 생성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가장 흔한 신장 결석은 칼슘을 포함한 결석이다. 만약 콩팥과 요로에 생긴 결석이 배출됐다면, 결석을 주워 그 성분을 정확히 파악하면 결석이 생긴 원인을 알 수 있고 재발도 막을 수 있다. 결석은 10년 내 재발률이 50%나 되기 때문에 결석의 원인을 파악하는 일은 그만큼 중요하다.

    결석은 주로 20∼70세에 생기며, 남성이 여성보다 발생 확률이 높다. 신장 결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수분과 운동 부족이 가장 크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소변이 농축되고, 결석을 만들 수 있는 여러 물질의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 물을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결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눕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주로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직장인은 뼈에서 칼슘이 분비돼 콩팥에 모여 뭉치게 된다. 단백질이 풍부하거나 짠 음식, 저칼슘 음식을 즐기는 습관도 결석 발생 확률을 높이며, 비만과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결석이 많이 생긴다.

    신장·요로결석은 아래쪽 허리의 어느 한쪽을 두드리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어 진단하기 쉽다. 소변 검사와 복부 방사선 검사를 하면 그 크기와 위치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산이 뭉친 결석은 X선 사진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복부 CT(전산화단층촬영) 검사를 해야 한다. 복부 초음파는 작은 결석을 놓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결석 형성 억제 과일주스도 큰 도움

    “으악!” 느닷없이 찾아온 최고의 통증

    체외 충격파 쇄석기를 이용해 요로결석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치료법은 간단하다. 결석 크기가 5mm 미만이라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진통제(심하면 마약류 진통제를 써야 한다)를 놓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 결석이 잘 빠져나오게 요로를 이완해주는 진정제도 투여한다. 결석이 작은 경우, 수액을 맞거나 물을 많이 마시는 방법도 있다. 결석 크기가 1cm 이상이라면 체외 충격파 쇄석술(ESWL)을 실시한다. 결석 위치를 영상의학적으로 확인한 후 초음파로 충격을 가해 결석을 작은 조각으로 부순 뒤 자연 배출되게 하는 치료법이다. 환자에 따라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어 간단하게 마취를 하기도 하고 큰 소리가 날 수도 있지만 위험하진 않다.

    요관에 결석이 끼어 배출되지 않을 경우에는 작은 내시경을 요로로 삽입해 결석을 집어내는 요관경 시술을 해야 한다. 체외충격파 쇄석술로도 깨지지 않을 만큼 결석이 크다면 등에 조그만 구멍을 낸 뒤 내시경을 넣어 결석을 제거한다. 요로 결석 환자는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는 수분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적절한 식이요법은 결석 예방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일단 하루 2ℓ이상의 수분 섭취는 기본이다. 그다음은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염분은 소변에 칼슘양을 증가시키고 결석을 억제하는 구연산을 감소시키므로 반드시 줄여야 한다. 소변에 수산화나트륨을 증가시키는 시금치, 땅콩, 초콜릿, 홍차, 양배추, 파, 부추, 딸기, 당근 등은 되도록 피한다. 결석 성분이 수산칼슘인 환자라면 비타민 C 복용도 금지해야 한다. 단백질을 많이 함유한 쇠고기, 돼지고기, 닭, 생선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이미 결석을 앓은 환자라면 칼슘 섭취 제한은 오히려 재발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음식을 통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하지만 칼슘이 든 약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칼슘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저지방 요구르트, 밀크셰이크, 피자, 치즈, 우유, 연어, 버섯, 아이스크림, 굴, 옥수수빵 등이다. 결석 형성을 억제하는 오렌지, 자몽, 귤, 포도 같은 시큼한 과일이나 주스를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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