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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의 건강萬事

에어컨 바람에 뼈마디 욱신욱신 젊은 당신도 “빨래 걷어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에어컨 바람에 뼈마디 욱신욱신 젊은 당신도 “빨래 걷어라”

에어컨 바람에 뼈마디 욱신욱신 젊은 당신도 “빨래 걷어라”
“아이고, 비 오려나 보다. 빨래 걷어라.”

옛날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족집게 기상 예보관이었다. 허리나 무릎, 어깨 등 관절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면 어김없이 비가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이런 병을 장마철만 되면 생긴다고 해서 ‘장마병’이라고도 불렀다.

이른 폭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름이 됐나 싶더니 6월 말부터 이른 장마가 찾아왔다. 이번 장마의 특징은 남부지방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중부지방에는 ‘마른 장마’와 국지성 호우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번 장마는 7월 말까지 한 달가량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장마가 끝나는 7월 하순에도 집중호우가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 이래저래 올여름 할아버지, 할머니의 ‘장마병’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비가 많이 내리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더라도 관절염이나 허리질환 환자들은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진다. 비만 오면 무릎, 어깨, 허리가 쑤신다거나 관절 마디가 저려오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궂은 날씨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이유는 의학적으로 그 근거가 명확하게 규명되진 않았다. 다만 가능성을 보자면, 정상적인 날씨에는 대기압과 관절 내 압력이 조화를 이뤄 평형을 유지하는 데 반해, 장마철에는 대기압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관절 내 압력이 높아지고, 관절 내 조직이 팽창해 신경을 더욱 자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관절 내 조직이 관절 압력의 변화를 감지하는데, 관절염 환자는 압력 변화에 더 예민하게 반응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찬 공기 관절·주변 근육 경직, 통증 불러

관절 통증에 관해서는 추측이 많지만, 날씨가 관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환자들의 경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다시 말해, 평소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비가 올 때마다 통증이 생긴다면 해당 관절에 어떤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가 올 때마다 안 아프던 관절이 갑자기 쑤시고 저려오는 증상이 있다면 일단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최근 들어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 주범은 강한 에어컨 바람, 즉 한기(寒氣)다. 목이나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경증디스크(추간판 탈출증) 또는 심하지 않은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기온이 내려가고 기압이 낮아지면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어떤 이는 통증이 몸 전체로 퍼지기도 한다. 장마 등으로 기압이 낮아진 상태에서 에어컨 등 찬바람을 쐴 경우 어깨에서 시작된 통증이 목까지 욱신거리게 하고 심지어 두통까지 생기게 한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최봉춘 박사(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는 “기압이 낮아지고 찬바람이 불면 평소 음압을 유지하던 관절 내 압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 공간이 부풀게 되면, 관절 속 윤활액 등의 물질이 증가하고 염증 부위에 부종이 생기면서 통증이 더 심해진다. 차가운 공기는 관절과 주변 근육을 경직시켜 통증을 악화한다”고 설명한다.

뼈가 일반인보다 약한 노인 환자는 평소보다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비가 오면 길이 미끄러워 낙상사고가 생길 수 있고, 노인 환자는 낙상 시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다리 골절의 경우 노인은 뼈 접합이 힘들어 오랫동안 누워 있을 개연성이 크며,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경우 피부염증이 심해지면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비가 오는 날 굳이 외출해야 한다면 사람끼리 부딪쳐 넘어질 수 있는 복잡한 거리는 피하고, 지팡이를 꼭 챙기는 게 좋다.

에어컨 바람에 뼈마디 욱신욱신 젊은 당신도 “빨래 걷어라”
문제는 젊은 ‘장마병’ 환자다. 노인성 질환인 허리디스크나 퇴행성관절염이 일찍 찾아온 30~40대 직장인이 바로 그들이다. 30~40대 젊은 층은 대부분 낮은 기압과 에어컨 바람 때문에 심한 통증이 생겨도 허리디스크나 관절염이라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병이 악화하곤 한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졌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료를 받고 병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깨, 목, 무릎 등에서 계속되는 통증은 관절강유착박리술 및 관절강 내 주사치료법, 초음파 유도하 점액낭 주입술, 인대강화주사요법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특히 관절강유착박리술은 어깨관절에 통증이 심하고 잘 움직일 수 없는 경우, 약물을 관절 내에 주입해 관절 운동 범위를 개선하고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법으로, 시술 후 어깨운동이 바로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연골세포 재생을 도와주는 관절강 내 주사치료법은 퇴행성 변화가 심한 관절 내에 인공 관절액 성분을 주입함으로써 관절의 완충작용과 함께 연골세포 재생을 돕는다.

실내 습도 조절…가벼운 운동해야 예방

장마철에 관절 통증을 예방하려면 운동이나 외출 후 되도록 빨리 목욕을 해 흘린 땀이 다시 땀구멍으로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만성요통 환자나 요통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은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 요통이 재발하기 쉬우므로 늘 실내 습도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통증 부위가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상체를 덮을 수 있는 얇고 긴 옷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요통이 심한 경우 가볍게 찜질을 하면 통증이 다소 가라앉는다. 이 밖에 저기압의 영향을 다소 줄이려면 실내 온도는 24~26도(바깥과 기온 차 5도 이내 유지), 습도는 45~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 통증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왔을 때 몸에 한기를 느낄 정도로 소름이 끼친다거나, 땀이 마르면서 재채기를 할 정도로 기온 변화가 급격해서는 안 된다. 통증을 덜어주는 데 바람직한 습도는 50% 이하다. 습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환기이며, 숯을 집 안 한구석에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인 사람이 에어컨 바람이 강한 사무실에서 일할 경우에는 긴팔 상의와 함께 양말도 한 켤레 더 준비하고 책상 속에 손난로를 준비할 것을 권한다. 냉증이 있는 사람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몸 끝부분부터 시리기 시작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는 편한 신발을 신되, 양말을 꼭 신어서 발이 차가워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발이 비에 젖거나 발에 통증이 오면 준비한 양말을 덧신거나 갈아 신어야 한다. 발이 따뜻해지면 전신 혈액순환에도 좋다. “여름에 웬 손난로?”라고 반문하겠지만 냉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부위 또는 결리거나 아픈 부위에 5분 정도 잠깐씩 대고 있으면 혈관이 확장하면서 통증도 한결 나아진다.

관절 통증을 예방하려면 실내에서라도 매일 조금씩 운동을 해야 한다.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은 필수이며, 스포츠로 수영을 즐긴다면 관절 통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해가 날 때는 야외로 나가 가벼운 운동으로 몸 관절을 자주 풀어야 한다. 그러나 통증이 평소보다 부쩍 심해졌다면, 무리한 운동을 피하는 대신 가벼운 맨손체조와 걷기를 꾸준히 하고, 운동 후에는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해 혈액순환을 좋게 하도록 한다.



주간동아 2013.07.15 896호 (p76~77)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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