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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김작가의 음담악담(音談樂談)

“반했어요, 한국 밴드 실력에”

서울소닉 샌프란시스코 공연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반했어요, 한국 밴드 실력에”

“반했어요, 한국 밴드 실력에”

3월 8일 서울소닉 샌프란시스코 공연무대에 선 3호선 버터플라이.

3월 5일 오후 4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약 10시간을 날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노브레인, 로다운30,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 ‘서울소닉’팀과 자체 미국 투어를 하는 갤럭시 익스프레스, 3호선 버터플라이까지 총 5개 밴드가 미국 서부 관문에 내린 것이다. 스태프를 포함해 33명은 숙소가 있는 카스트로밸리로 떠났다. 16차선에 달하는 베이쇼 프리웨이를 달리는 일행은 들떠 있었다. 미국은 대부분 초행인 데다, 록 뮤지션에게 미국은 일종의 문화적 고향과도 같은 곳이기에 설레는 게 당연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문화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도시다. 공연장 필모어 시어터는 도어스, 그레이트풀 데드, 재니스 조플린 등 1960~70년대 록 음악 거물이 거쳐 간 명소다. ‘거리에서 산소보다 대마초 연기를 흡입할 확률이 높다’던 히피 천국 헤이트애시버리도 있다. ‘게이 수도’라고 부르는 카스트로에서는 손잡고 다니는 남성들을 자연스레 마주칠 수 있다. 거리 곳곳에 휘날리는 무지개 깃발은 이 거리의 자유를 상징한다. 시인 앨런 긴즈버그를 비롯해 현대 미국문학에 큰 영향을 남긴 ‘비트 문학’이 탄생한 곳 또한 샌프란시스코다. 한국 록 뮤지션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느낀 설렘은 여느 관광객의 그것과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서울소닉의 첫 공식 일정은 3월 7, 8일에 걸쳐 열린 ‘샌프란시스코 뮤직 매터스 아시아’였다. 인구 1/3분 이상이 아시아계인 도시답게 이곳에서는 매년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이 열린다. 한국, 대만, 중국, 싱가포르 음악기획자들이 여는 행사인 뮤직 매터스가 올해부터 이 페스티벌과 손잡고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하기로 했고, 여기에 서울소닉이 결합하면서 한국 밴드의 샌프란시스코 공연이 성사된 것이다. 공연장은 샌프란시스코 중앙에 있는 브로드웨이 스튜디오스. 1916년 세운 건물의 2층과 3층을 쓰는 관객 300명 규모 클럽이다.

미국 공연장은 대부분 뮤지션이 직접 앰프를 비롯한 모든 악기를 조달해야 하기에 서울소닉에 참가한 팀들도 현지에서 빌린 장비를 세팅하고 리허설을 시작했다. 첫날 무대에 선 팀은 로다운30, 갤럭시 익스프레스, 노브레인.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빼고 미국 공연은 처음이었다.

현지 사정으로 사전홍보 기간이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탓에 객석에는 관객 100여 명 정도가 모였다. 생각 외로 많이 보이는 백인을 포함해 모든 청중이 시종일관 놀라는 듯했다. 비슷한 세대 중에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기타리스트인 로다운30 멤버 윤병주의 기타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1970년대 하드록 스타일 사운드를 재현하는 그의 연주가 시작되자 바로 그런 사운드를 들으며 유년기를 보냈을 30, 40대 이상의 미국 관객이 잡담을 멈춘 채 몰두했다. 누구 말처럼 ‘미국인이 한국에 와서 판소리를 하는데 인간문화재 같은 느낌’이었을까.



올해로 세 번째 미국 투어를 시작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흡사 정지 상태에서 3초 안에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나가는 자동차 같았다. 객석 풍경은 한국과 똑같았다. 뛰고 흔들고 소리 지르는 갤럭시 익스프레스 공연 그대로였다. 그리고 노브레인. 자유분방함 자체인 미국 펑크 밴드와는 다른 ‘근성’의 무대는 가장 미국적인 음악을 가장 한국적인 스타일로 들려주기에 충분했다.

이튿날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3호선 버터플라이 공연도 마찬가지였다. 그들과 함께했던 3개 팀의 대만, 중국 밴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에너지와 그루브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요즘 서구 록 음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글로컬리티(glocality)랄까. 3호선 버터플라이 보컬 남상아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지켜보며 어느 미국인 관객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동양의 패티 스미스 같다.”

분명한 것은 5개 팀 모두 한국에서보다 훨씬 ‘포텐 터지는’ 공연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서먹했던 관계가 급속히 가까웠졌다. 멋진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아직 말을 아끼련다. 이제 겨우 준비운동이 끝났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서울소닉은 텍사스 주 오스틴에 와 있다. 본게임이 열리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를 위해.



주간동아 2013.03.18 879호 (p70~70)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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