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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한마당

국수 공양

국수 공양

국수 공양
국수 공양

―이상국

동서울터미널 늦은 포장마차에 들어가

이천원을 시주하고 한 그릇의 국수 공양(供養)을 받았다

가다꾸리가 풀어진 국숫발이 지렁이처럼 굵었다



그러나 나는 그 힘으로 심야버스에 몸을 앉히고

천릿길 영(嶺)을 넘어 동해까지 갈 것이다

오늘밤에도 어딘가 가야 하는 거리의 도반(道伴)들이

더운 김 속에 얼굴을 묻고 있다

이 시를 읽고 동네 포장마차에 가서 5000원을 시주하고 국수 공양을 받았다. ‘시 읽고 따라하기’는 내 오랜 버릇이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한다. 연탄 한 장을 발로 퍽 차버리지 않는다. 먼 길 가는 시인과 겨울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국수 공양을 하는 포차의 주인이여, 더운 김이여,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원재훈 시인



주간동아 862호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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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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