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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달리는 차, 소비자 마음 훔칠까?

폭스바겐 파사트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잘 달리는 차, 소비자 마음 훔칠까?

잘 달리는 차, 소비자 마음 훔칠까?
출시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은 폭스바겐 중형 세단 7세대 파사트가 무성한 뒷이야기를 남기며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 데뷔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정식 출시에 앞서 6월 2012 부산국제모터쇼가 열린 부산에서 신형 파사트를 공개했으나, 모터쇼 행사와 일정이 겹치면서 주최 측인 부산광역시로부터 주위를 분산시킨다는 원성을 샀다. 또 일부 편의 장치가 빠지면서 ‘깡통차’ 논란에 휩싸였는가 하면, 경쟁차가 현대자동차 쏘나타급인지 아니면 준대형인 그랜저급인지를 두고 말이 오갔다. 최근 7세대 파사트를 시승한 국내 자동차 전문기자 사이에서도 평가가 극명히 엇갈린다.

차체 크고 가격 경쟁력 갖춰

7세대 파사트는 우리나라에 출시 전 유럽에서 생산한 차가 아닌 미국형을 수입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설계 구조와 판매 가격에 관심이 모아졌다. 일부에서는 3000만 원대 중반으로 책정해 국내 패밀리 세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공개한 가격은 2.5ℓ가솔린 모델 3790만 원, 2.0ℓ디젤 모델 4050만 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비쌌지만, 디젤 모델의 경우 6세대보다 480만 원 저렴하다. 동급 수입차들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국산차로는 그랜저(3048만~4348만 원)와 비슷한 가격대다.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868mm, 1835mm, 1487mm로 그랜저(4910mm, 1860mm, 1470mm)보다 작고, 쏘나타(4820mm, 1835mm, 1470mm)보다 약간 크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03mm로 쏘나타(2795mm)보다 길고 그랜저(2845mm)보다 짧다. 트렁크는 529ℓ로 그랜저(454ℓ)보다 크다.

7세대 파사트를 대변하는 몇 가지 핵심 키워드는 비현실적으로 넓은 공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빈약한 설계 구조, 무난한 성능, 보수적인 디자인, 정통 세단 등이다.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유럽형이 아닌 미국형을 선택한 폭스바겐의 판단이 옳았는지 판단하려고 직접 7세대 파사트를 운전하며 서울, 경기 일대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를 골고루 포함한 1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한 차는 2.0TDI 모델이다.

기어노브 주변 버튼이 빠져 휑한 느낌

외관은 전체적으로 남성적이고 단순하며 보수적인 색체가 강했다. 화려함보다 안정적이고 간결한 현대적 감각의‘정통 세단’을 추구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전면은 헤드램프와 그릴을 수평으로 연결한 패밀리 룩을 적용해 폭이 넓어 보였다. 측면과 후면은 직선을 많이 사용해 완고하고 탄탄한 느낌이다. 실내는 고급스러움보다 폭스바겐 특유의 간결함과 실용성이 엿보였다. 기능적인 측면을 먼저 고려해 운전자가 주행 중 각종 기기를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배치했다. 하지만 편의 및 안전장치가 대거 빠지면서 기어노브 주변에 있는 버튼 자리가 비어 휑한 느낌을 줬다.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대신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핸드 주차브레이크를 적용한 것도 눈에 거슬린다. 뒷좌석은 어지간한 성인 남성이 다리를 꼬고 앉아도 될 만큼 넓었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다양한 스펙이나 화려함보다 좋은 배우자처럼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차, 잘 달리고 잘 서고 안전하면서도 좀 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차”라고 소개했다.

꾸준한 가속감에 무난한 중형 세단

2.0TDI는 1968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힘을 낸다. 골프나 제타와 똑같은 엔진을 쓴다.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의 장점을 결합해 빠르고 정확하게 변속하는 듀얼 클러치 6단 변속기(DSG)를 장착했다.

시동을 걸자 디젤엔진 특유의 묵직한 엔진음이 들렸다. 비교적 방음이 잘돼 저속이나 고속 모두 정숙한 편이다. 꽉 막힌 도심을 벗어나 국도에 들어서며 속도를 높였다. 민첩하게 튀어나가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중형 세단과 비교해 굼뜬 느낌은 아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9.1초에 도달한다.

핸들링은 패밀리 세단답게 가족 누구나 편하게 운전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세팅됐다. 평균 50~70km/h 속도로 구불구불한 국도를 달렸을 때 자로 잰 듯 정확한 움직임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아나갔다. 서스펜션은 단단함보다 부드러움을 선택했다. 거친 노면이나 과속방지턱을 그대로 통과해도 전해지는 충격이 크지 않았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민첩하거나 역동적이진 않지만 꾸준한 가속이 돋보였고, 150km/h를 넘어서도 불안하기보다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큰 차체에서 오는 안정감이다.

잘 달리는 차, 소비자 마음 훔칠까?

국내에 미국형으로 출시한 7세대 파사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넓은 실내가 인상적이지만, 편의 장치가 많이 빠졌다(왼쪽). 7세대 파사트는 패밀리 세단답게 스포티한 주행보다 편안함과 안정성을 장점으로 한다.

각종 편의 장치 미장착은 아쉬움

신차 공인연비는 14.6km/ℓ이다. 시승을 끝낸 뒤 측정한 실제 연비도 12.2km/ℓ로 공인연비와 차이가 크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를 위해 미국형에는 없는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후방 센서, 접이식 사이드미러를 추가했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려 각종 편의 장치를 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유럽형에 있는 자동주차시스템,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뒷좌석 송풍구, 후방카메라가 빠졌다. 또한 어지간한 수입차에는 빠지지 않는 스톱앤드스타트, 오토홀드, HID 헤드램프, LED 주간 주행등, 주행모드 선택 기능도 없다.

시승을 끝내고 주차장에 세운 7세대 파사트를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폈다. 디자인이 무난하고 화려한 장치와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빠졌지만 잘 달리고 잘 서는 편안한 차. 과연 국내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소비자의 평가가 궁금하다.



주간동아 2012.08.27 852호 (p78~79)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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