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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엉터리 대학 국제화 01

딱 D학점 수준의 ‘캠퍼스 국제화’

학생과 교수 속 터지고 외국인은 상처만 받아

딱 D학점 수준의 ‘캠퍼스 국제화’

딱 D학점 수준의 ‘캠퍼스 국제화’

영어강의는 내국인 학생의 국제 감각을 높이고, 외국인 학생에 대한 언어 장벽을 없앤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나 학생과 교수에게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최근 몇 년간 중앙 일간지 대학평가 국제화 부문 상위권을 지키는 몇몇 사립대 학생들에게 대학의 국제화를 실감하는지 묻자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했다. 학생들 입에서 “외국인 학생 만나기가 어렵지 않다” “외국인 교수님이 많아졌다” “영어강의 수가 늘었다”는 얘기가 술술 나왔지만, 이내 “그게 국제화냐”는 반문이 이어졌다.

2000년대 들어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학생 규모가 해외로 나가는 유학생 규모를 따라잡지 못하는 심각한 ‘교육무역’ 적자를 해소하자며 불기 시작한 국제화 바람 덕에 대학 캠퍼스는 언뜻 국제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학생과 교수들에게서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도대체 요즘 대학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 ‘속 빈 강정’ 영어강의

서울 모 사립대 경영학과 4학년 이모(24) 씨는 최근 1학기 성적을 확인하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최악의 수업’이라고 생각했던 금융투자 관련 전공과목에서 A+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인 교수가 영어로 진행한 수업이었는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학기 내내 영어강의는 남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A+를 받고 보니 다음 학기에도 영어강의를 들어야 할 것 같다.”



국내 대학들이 ‘국제화’를 외치며 경쟁적으로 영어강의 비율을 늘리지만, 수요자인 학생들 사이에서 영어강의는 ‘속 빈 강정’으로 통한다. 경희대 생명공학과 김모(23) 씨는 “영어강의는 사실상 영어 듣기평가 시간이나 다름없다”면서 “교수님이 심화내용은 아예 포기하고 쉬운 것만 다루니 수업 질은 우리말로 진행하는 수업보다 훨씬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홍모(23) 씨는 “교수님에게 질문하고 싶어도 영어가 서툴러 그냥 넘어갈 때가 많다”면서 “간혹 용기 있게 우리말로 질문하는 친구도 있지만 교수님은 영어로 답하니 답답한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같은 치명적 결점에도 학생들이 꾸준히 영어강의를 찾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좋은 성적 받기가 수월하다. 학생들의 수업 이해도가 하향평준화한 데다, 대학 대부분이 영어강의에 절대평가를 적용하거나 상대평가를 하더라도 수업 정원의 90% 이상이 B학점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영어강의 수요를 늘리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이다. 그뿐 아니라 영어강의를 개설한 대부분의 대학이 영어강의 수강을 졸업 요건으로 정하고 있어 학생들은 영어강의를 듣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다. 일부 대학은 장학금 신청 자격에까지 영어강의 수강을 요구한다.

대학들이 이처럼 당근과 채찍을 써가며 영어강의 확대를 계속하는 이유는 일부 언론사가 대학의 국제화를 평가하는 항목에 영어강의 비율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학 평가 결과가 대학 인지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입시경쟁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고 판단한 대학들이 영어강의 비율을 늘려서라도 대학 순위를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포스텍(포항공대)과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영어강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고, 경희대와 한동대는 40%대, 성균관대와 이화여대, 한국외국어대, 고려대 등은 35% 이상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서울의 일부 사립대를 중심으로 확대된 영어강의가 최근엔 지방대에서도 급증하는 추세다.

대학들이 영어강의 비율을 늘리는 데 급급하다 보니 일부 대학에선 ‘간판만 영어강의’인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초반엔 의욕적으로 영어강의에 임했으나 교수와 학생 모두 한계를 인정하고 비공식 ‘합의’하에 우리말 수업으로 전환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50분 수업 중 40∼45분은 영어로 강의하고 5∼10분은 우리말로 요약해주는 형태는 아예 ‘한국식 영어강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영어강의 확대가 대학 국제화에 기여하는 점도 분명 있다. 재학생의 국제적 감각을 높이고, 외국인 유학생들이 유입되는 데 언어적 장벽을 없앤다는 점에서 그렇다. 문제는 수업을 하는 교수나 듣는 학생 모두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영어강의의 문제점은 영어 능력이 충분치 않은 내국인 교수가 영어로 강의하는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영어강의를 들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영어강의를 계속할 경우, 특히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수업에서 영어강의는 현실적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딱 D학점 수준의 ‘캠퍼스 국제화’
# 학기 중반부터 우리말로 수업

실제로 대학의 일방적인 영어강의 밀어붙이기에 학생과 교수들이 이중고를 토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김모(21) 씨는 “영어로 된 수업교재의 한글 번역본이나 해설집을 구해 ‘독학’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영어로 출제되는 중간·기말고사에 대비해 원서로 벼락치기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박모(23) 씨는 “같은 내용의 강의가 영어와 한국어로 개설된 경우 성적을 받는 데 유리한 영어강의를 신청해 들으면서 한국어 수업을 도강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영어강의를 맡았지만 학기 중반부터 학생들의 암묵적 동의를 얻어 우리말로 수업했다는 서울의 한 사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영어강의를 하려면 우리말로 할 때보다 2배 이상 준비해야 하는데 학생들의 이해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수업이 끝나면 개별적으로 찾아와 질문하는 학생들에게 매번 우리말로 다시 설명해야 했다”며 “일이 이중 삼중으로 늘어나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영어강의를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런데도 영어강의 비율이 높은 대학 가운데 학생과 교수의 준비 상태를 살피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 있는 대학들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 학생에게 일정한 영어 실력을 조건으로 수업을 개방하는 것과 분명한 차이를 지닌다. 대학마다 높은 토플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인터뷰 등을 통해 수업을 듣기에 실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정규수업을 듣기 전 일정 기간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을 위한 영어) 과정에서 영어 실력을 갖추도록 안내한다.

미국 시튼홀대학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한 곽정아(22·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씨는 “수강신청 전 교수와 면담하고 나의 영어 수준에 맞는 과목을 추천받았다”면서 “강의를 듣는 데 필요하다면 ESL 수업도 원하는 대로 들을 수 있었고, 보고서를 쓸 때 문법은 물론 글의 논리 전개 방식까지 알려주는 라이팅 센터(Writing Center)의 도움도 유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학은 영어 실력이 부족하면 학교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준비하라고 이끌어주는 반면, 우리나라 대학은 영어강의를 듣지 않으면 졸업을 못 한다고 으름장만 놓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아 문제”라고 꼬집었다.

서울의 한 사립대 학생은 “2008년엔 로스쿨 인가를 받으려고 외국어로 된 책을 무작정 사들이던 학교가 요즘은 국제화 지수를 높인다고 영어강의를 늘리고 장학금을 줘가며 외국 학생들을 데려오니 알아듣지도 못하는 수업 때문에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한국 학생은 죽을 맛”이라고 성토했다.

대학들이 무리수를 둬가며 추진하는 국제화의 문제점은 영어강의에 국한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대학 캠퍼스에 외국인 학생이 크게 늘면서 국제적인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실상은 내외국인 학생 모두 불만이 고조된 상태다. 일부 대학이 등록금을 감면해주며 외국인 학생을 유치해 한국 학생 역차별 논란을 불러온 데다, 한국어 혹은 영어 실력이 미흡한데도 입학을 허가해 그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 질이 떨어졌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 것.

# 한국 학생 역차별 논란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이모(21) 씨는 “한국어를 배워야 할 중국 학생이 국문과에 입학해 수업을 들으니 기초적인 작품도 이해하지 못하고 발표는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또 다른 학생은 “중국인 학생이 커닝을 하다 적발된 적이 있다”면서 “국제화는커녕 오히려 외국인 학생에 대한 편견이 생기고 거리감만 더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인 학생들의 고충도 이만저만 아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상위권 몇몇 대학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대학이 한국어를 못해도 받아주기 때문에 한국어를 하나도 모르고 한국 대학에 입학한 친구가 많다”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면 따로 돈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들 또한 영어강의 비율과 함께 외국인 학생 수, 외국인 교원 수 등이 포함된 언론사 대학평가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결정하는 교육역량사업 평가에 2009년부터 국제화지표(외국인 교원 비율, 외국인 학생 비율)를 포함시키면서 대학의 외국인 끌어들이기 열풍을 부채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대학엔 외국인 학생만큼이나 외국인 교수도 크게 늘었다. 전국 대학의 신규 임용 교수 규모는 2006년 2300여 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세지만, 외국인 교수 임용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6년 9.1%였던 외국인 신임 교수 비율은 2010년 17.5%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외국인 교수 1명을 고용하면 전임교원 확보율과 외국인 교원 확보율을 모두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대학들이 꼼수를 부린 결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교수신문’이 올해 상반기 전국 대학이 새로 임용한 1557명의 교수 면면을 조사한 결과, 206명이 외국인이다. 그러나 그중 74.3%(153명)가 비정년트랙 교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년트랙 교수는 계약기간 1∼2년에 재임용 횟수가 제한적이고, 정년트랙 교수에 비해 연봉이 적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올해 전체 신임 교수의 38.2%가 비정년트랙일 정도로 최근 대학가에 비정년트랙 교수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외국인인 경우 특히 더하다.

이에 대해 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는 “외국인 엘리트를 학교 홍보용으로 잠시 고용해서는 충분한 역량 발휘나 학생에 대한 헌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파우저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서울대의 경우 신임 교수 임용 시 외국인과 한국인에 차별을 두는 것 같지 않지만 향후 5년, 10년 사이에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외국인 교수들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서울대에 부임한 파우저 교수는 “최근 한국 사회가 인간의 모든 활동과 가치를 계량화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진지한 국제화는 지적 활동과 적극적 소통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형식적으로 외국인 교수를 채용해 통계적으로 국제화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화의 의의와 목적, 그리고 각 대학 현실에 알맞은 형태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딱 D학점 수준의 ‘캠퍼스 국제화’
# 이리저리 흔들리는 대학들

2007년 2월 국내 대학 최초로 연세대와 이화여대에 국제처가 생겼다. 연세대 초대 국제처장을 지낸 하연섭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몇 년간 계속된 대학들의 국제화 노력 덕에 대학 내에 국제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제는 좀 더 전략적으로 국제화하고 질적인 면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교육과학기술부가 시작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는 정부 차원에서 대학 국제화의 질 관리 필요성을 확인시킨 대표적인 예다. 정부에서 제시한 지표를 중심으로 한 정량평가와 현장 정성평가 결과,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유치 및 관리 상황이 우수한 대학에는 재정지원사업 우선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실태가 불량한 대학엔 비자발급 제한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정량지표에는 외국인 교원 및 학생 비율과 함께 유학생 출신국의 다양성, 중도탈락률, 등록금 감면율이 포함되고, 학생 모집 및 선발에서부터 학사관리, 지원체계 등을 현장 평가하는 정성지표도 마련했다.

정부가 대학 국제화의 질적 측면으로 관심을 전환한 건 반가운 일이지만 그것으로 진정한 질적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병민 서울대 교수의 표현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적에는 귀신들이라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국제화를 위해선 대학들이 충분히 준비해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평가 잣대를 들이대니 이리저리 흔들린다”면서 “교육 과정이나 질이 아닌, 교육 여건에 치중하는 평가 지표의 한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류 위원은 “평가 지표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대학들의 특성을 반영하기엔 역부족”이라면서 평가 지표 다양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급증하는 외국인 유학생

한국 학생과 교류 없어…대학가의 외로운 섬


딱 D학점 수준의 ‘캠퍼스 국제화’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려는 서울 시내 고시원 홈페이지 사진.

2011년 4월 기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학생은 8만9537명. 2005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전체 외국인 학생 가운데 66.2%가 중국인으로 절대 다수이고 일본(5.0), 몽골(4.1), 미국(3.0), 베트남(2.6), 대만(1.8)이 그 뒤를 잇는다. 외국인 학생이 늘면서 지난해 말 경희대에 총유학생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들이 시설이나 정서적 측면에서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거나 한국에서 기대했던 바를 이루지 못해 실망한 채 돌아가는 외국인 학생도 적지 않다.

한국인으로서 외국 대학에 다니다 고려대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지낸 조모 씨는 “교환학생 수에 비해 외국인 기숙사 정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기숙사에 들어간 학생은 로또에 당첨된 것마냥 좋아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학생은 학교 밖 원룸이나 심지어 고시원에서 생활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유학생 규모가 급증하면서 대학 기숙사에서 수용하지 못한 외국인 학생들이 인근 고시원으로 몰리고 있다. 서울 신촌의 한 고시원 주인은 “전체 40명 중 10명이 외국인 학생”이라며 “중국인 학생은 물론 스웨덴과 태국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이용하는 고시원이라고 시설이 특별한 건 아니다. 3.3㎡ 남짓 누울 공간에 작은 TV와 냉장고가 있고, 창문이 있으면 웃돈을 내야 하는 보통의 고시원이다. 호주 멜버른대학에서 건너온 한 교환학생은 “고시원에선 음식을 해먹을 수 없어 불편하고 고향이 많이 그리웠다”며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끼리 전혀 교류가 없는 점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기숙사에 ‘당첨’된 외국인 학생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상당수 대학이 외국인 기숙사를 따로 두거나 외국인 학생끼리 방을 배정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주립대학 스토니브룩캠퍼스에 다니는 한 학생은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오려고 서울 시내 몇 개 대학에 한국인 학생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지 물었으나, 상당수 대학으로부터 “기숙사에서 한국인 학생을 만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반면 일본 게이오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나가 있는 한 한국인 학생은 “게이오대학에서는 외국인 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국제적인 분위기를 일본 학생들에게 기숙사의 장점으로 홍보한다”고 전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한국에 오면 한국 친구들과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오히려 외국인 친구들만 생겼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대학의 한국인 학생들도 “외국인 학생을 많이 보지만 실질적인 교류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언어적 한계와 바쁜 일과가 주된 이유다.

미국인 유학생 윌리엄 리터 대니얼은 한국에서 4개월이나 지냈지만 아직 한국인 가정을 방문해본 적이 없다. 얼마 전 가깝다고 생각한 한국인 친구에게 집에 가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단번에 퇴짜 맞았다. 늦은 밤 육교 계단에서 굴러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그는 병원에서 한국인 친구 여러 명에게 전화해 도움을 청했지만 입원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방학이 되면 한국인 친구와 제주를 여행하고 싶다던 그는 아직 함께 갈 친구를 찾지 못했다. 대학 국제화의 현주소다.





주간동아 2012.07.02 844호 (p14~17)

  • 구미화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김민지 인턴기자 kimminzi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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