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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세계기록까지 터치하나

박태환 자유형 400m에서 올림픽 2연패 도전

‘마린보이’ 세계기록까지 터치하나

‘마린보이’ 세계기록까지 터치하나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의 최고 스타는 단연 박태환(23·SK텔레콤스포츠단)이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1초86(당시 아시아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수영 자유형에서 우승한 것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남자 자유형 1500m에 출전한 데라다 노보루(일본) 이후 72년 만이었다. 남자 자유형은 수영 메인 종목이지만, 동양인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마린보이’의 올림픽 금메달은 세계 수영 역사에 길이 남을 대사건이었다.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이 거둔 성과는 놀랍다. 2008 베이징올림픽은 물론 2007 멜버른세계선수권과 2011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도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런던올림픽에서도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천부적 레이스 운영과 싸움닭 기질

이번에는 세계기록까지 노린다. 남자 자유형 400m 세계기록은 파울 비더만(독일)이 세운 3분40초07이다. 이는 기록 단축 효과가 있는 첨단수영복을 입고 세운 기록이다. 2010년 국제수영연맹(FINA)이 첨단수영복 착용을 금지한 이후 박태환이 세계기록을 경신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박태환은 “런던올림픽에서는 어떤 레이스 작전을 펴든 3분40초 안쪽으로 기록을 끌어당길 생각을 하고 있다. 세계기록을 내려면 후반에 스퍼트하거나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경기 운영은 불안하다. 전반 100m부터 랩타임(구간 기록)을 맞춰야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자유형 400m에서 강력한 경쟁자는 쑨양(중국)이다.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개인 최고기록은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세운 3분41초53. 반면 아시아기록은 쑨양의 3분40초29다. 개인 최고기록에서는 쑨양이 앞서지만, 두 선수가 함께 맞붙었을 때는 박태환이 항상 이겼다. 박태환은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상하이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모두 쑨양을 제쳤다. 수영인들의 표현대로 “박태환은 붙여놓으면 이기는 스타일”이라는 말이 증명된 것이다. 박태환의 전담코치 마이클 볼(호주)도 이 점에 주목하고, 박태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박태환은 수영 기술뿐 아니라, 천부적인 레이스 운영과 싸움닭 기질까지도 세계 최고다. 그것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의 우세를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다.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은 7월 29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에 열린다.



박태환이 2009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참패한 이후 대한수영연맹과 SK텔레콤스포츠단은 볼 코치를 박태환의 전담 지도자로 영입했다. 볼은 2008 베이징올림픽 3관왕인 스테파니 라이스(호주)를 지도한 세계적인 수영코치다. 선진 수영에 대한 갈망이 컸던 박태환에게 볼은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박태환은 볼의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 덕에 수영에 대한 재미를 다시 찾았다. 그 결과가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 나타났다. 볼 코치의 지도 속에서 박태환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던 턴과 잠영 기술도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태환은 4월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한 뒤 “전에도 훈련할 때는 잠영이 잘됐다. 막상 실전에서는 그 기술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이제 실전에서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훈련 때 가다듬은 잠영 기술이 나온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턴과 잠영 기술은 자유형 200m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박태환의 런던올림픽 2관왕(자유형 200·400m) 도전의 열쇠로 꼽힌다. 자유형 200m에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 상하이세계선수권 5관왕 라이언 록티(미국), 200m 세계기록(1분42초00) 보유자 파울 비더만 등 내로라하는 스타가 총출동한다.

볼 코치와 환상 호흡 자랑

‘마린보이’ 세계기록까지 터치하나

박태환이 4월 20일 제84회 동아수영대회 겸 제30회 런던올림픽 경영 선발대회 자유형 200m 결승전에 참가해 볼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 팬에게는 박태환과 펠프스의 대결이 관심사다. 펠프스는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접영 100·200m, 개인혼영 200·400m, 혼계영 400m, 계영 800m에서 6관왕에 오른 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이 종목은 물론 자유형 200m, 계영 400m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해 8관왕을 차지했다. 금메달 14개를 독식한 펠프스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로 기록됐다.

박태환과 펠프스는 2008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펠프스가 금메달, 박태환이 은메달이었다. 박태환의 주종목은 400m지만, 200m에서도 4년 전보다 더 강해졌다. 박태환은 “주변에서 ‘200m에서 네가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서면 정말 멋있겠다’고 말한다. 나도 ‘잠깐’ 그런 상상을 해봤다”며 올림픽 2관왕 도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은 7월 31일 오전 3시 30분에 열린다.

볼 코치는 그간 “지구력이 중심이 되는 1500m 훈련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200·400m에서 중요한 스피드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해왔다. 박태환이 2월 호주 뉴스테이트오픈챔피언십에서 자유형 1500m에 출전했지만, 훈련의 중심은 철저히 200·400m였다. 당초 런던올림픽에서도 자유형 1500m에는 나서지 않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태환은 최근 마음을 바꿨다. 2월 호주 뉴스테이트오픈챔피언십에서 자유형 1500m에 출전해 한국기록(14분47초38)을 세우며 시즌 세계랭킹 2위에 오른 것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그 스스로 자유형 1500m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1500m는 자유형 200·400m가 끝난 뒤 열린다. 만약 자유형 200·400m 성적이 좋다면, 큰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좋은 성적도 기대해볼 만하다. 자유형 1500m에서는 쑨양이 세계 최강자다. 세계기록(14분34초14)과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14분42초30)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박태환은 5월 말~6월 초 캐나다 밴쿠버, 미국 산타클라라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목에 걸며 실전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후 훈련 베이스캠프인 호주 브리즈번에서 본격적인 스피드 향상 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볼 코치는 5월부터 킥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보통 자유형에서는 스트로크로 70%, 킥으로 30%의 추진력을 낸다. 스트로크 기술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박태환은 상대적으로 킥에서는 보완할 점이 있다. 볼 코치는 “특히 200m에서는 킥이 (400m보다)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태환은 “볼 코치가 ‘마지막 50m에선 킥만으로도 스피드를 내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면서 “강도 높은 훈련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7월 1일 프랑스 몽펠리에로 떠나는 박태환은 그곳에서 3주간 조정훈련을 거친다. 실전에 대비해 훈련량을 서서히 줄이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다. ‘결전의 땅’ 런던에는 7월 21일 입성할 예정이다.



주간동아 2012.07.02 844호 (p56~57)

  • 전영희 스포츠동아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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