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3

2012.06.25

느릿하게 보고 즐기는 올 댓 바닷가 풍경

서해 군산 선유도·무녀도·장자도·대장도

  • 글·사진 양영훈

    입력2012-06-26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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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릿하게 보고 즐기는 올 댓 바닷가 풍경

    무녀도 갯벌.

    군산 앞바다에는 63개 섬이 올망졸망 떠 있다. 흔히 ‘고군산군도’라 일컫는 섬들이다. 고군산군도에 속하는 16개 유인도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섬은 선유도다.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원래 ‘군산’이라는 지명은 조선 태조가 왜구의 잦은 침략을 막으려고 선유도에 설치했던 ‘군산진’에서 비롯됐다. 세종 때 군산진은 육지의 진포(지금의 군산시)로 이전됐고, 이곳에는 ‘옛 군산’이라는 뜻의 ‘고군산’이라는 지명이 남았다.

    선유도에 가면 선유도만 보고 오는 게 아니다. 선유도와 다리로 이어져 한 몸이 된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까지 한번에 둘러볼 수 있다. 그야말로 일석사조의 섬 여행이다. 손바닥만한 섬들이지만 포구, 염전, 갈대밭, 몽돌해변, 연도교, 암봉, 해수욕장, 해안절벽, 등대, 갯벌, 일몰 등 모든 바닷가 풍경을 갖췄다.

    느릿하게 보고 즐기는 올 댓 바닷가 풍경

    무녀도의 일몰.

    선유도는 느릿하게 둘러보는 섬이다. 자동차가 다닐 만한 다리와 길이 없으며, 자동차도 없다. 매연을 배출하지 않고 천천히 굴러가는 전동카트나 사람의 힘만으로 달리는 자전거가 이 섬의 교통수단이다. 특히 자전거 일주는 선유도 여행의 필수 코스다. 또한 4개 섬에 있는 길을 다 합쳐도 20km를 넘지 않아 걷기 여행지로도 더없이 좋다. 최근 군산시가 선유도 일대를 두루 거치는 ‘구불길’ 8코스 구간을 완공해 선유도와 주변 섬들을 걷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선유도에서 자전거 일주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일정은 산행이다. 선유도뿐 아니라 고군산군도 전경을 한눈에 조망하려면 선유도의 망주봉(152m), 대봉(152m), 선유봉(111m), 대장도의 대장봉(143m)에 올라야 한다. 모두 20~30분쯤 오르면 정상에 설 수 있을 정도로 나직한 봉우리들이다. 하지만 일망무제의 상쾌한 조망만큼은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 못지않게 감동적이다.



    하지만 선유도를 포함한 4개 섬에서 섬 특유의 낭만과 정취를 즐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새만금방조제와 선유도 사이를 있는 연륙교가 완공되는 2014년쯤부터는 배를 타지 않고도 선유도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서해안에서 아주 괜찮은 섬 몇 개가 순식간에 육지로 탈바꿈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느릿하게 보고 즐기는 올 댓 바닷가 풍경
    1 대장봉

    해발 142m의 봉우리로 대장도에 위치한다. 정상에서는 고군산군도의 여러 섬과 새만금방조제, 변산반도까지 보인다. 산기슭에는 할매바위가 있다.

    2 선유봉

    장자도와 마주 보는 선유도 서쪽 해안에 우뚝한 봉우리. 정상의 해발고도는 111m로 비교적 낮지만, 기암절벽이 많아 그야말로 신선이 노닐던 곳처럼 수려하다.

    3 옥돌해수욕장

    선유도에는 옥돌해변이 여러 곳 있다. 그중에서도 선유도 남쪽 선유 1구 마을에 위치한 옥돌해수욕장은 피서객의 발길이 뜸해 한가롭게 피서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4 선유도해수욕장

    선유 2구와 선유 3구 사이에 있는 좁은 모래톱에 형성된 해수욕장. 선유팔경 중 하나로 흔히 ‘명사십리해수욕장’이라고 부르지만, 실제 길이는 5리가 안 되는 1.5km다.

    5 망주봉

    산 전체가 가파른 암봉으로 이루어진 봉우리. 큰비가 올 때마다 이곳 암벽에 형성되는 망주폭포는 선유팔경의 하나다.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원칙적으로는 등반이 금지돼 있다.

    6 무녀도 염전

    20여 년 전만 해도 섬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염전이 많았지만, 지금은 66m2(20평) 남짓한 소금밭 6~7곳만 남았다. 다소 번잡한 선유도와 달리 쓸쓸하고 호젓한 느낌이다.

    여/행/정/보

    맛집 선유도에 바다여행횟집(063-465-4399), 바다사랑횟집(063-466-1092), 선유팔경횟집(063-465-8667), 서해민박식당(063-462-5090) 등 횟집이 많다. 대부분 자연산 활어회나 매운탕, 꽃게탕,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등을 내놓는다. 민박집도 대부분 미리 부탁하면 식사를 차려준다.

    숙박 선유도에는 풀하우스펜션(010-2948-0995), 중앙여관(063-465-3450), 엘림민박(063-466-0081), 등대펜션(063-466-0012), 고래섬펜션(063-465-2770), 서해민박(063-462-5090) 등 숙박업소가 많다. 대장도에는 꿈꾸는바다(063-462-0013), 바위섬펜션(063-466-8005), 섬마을풍경(063-468-7300) 등의 펜션이 있다. 선유도닷컴(www.sunyoudo.com), 아름다운 선유도(www.sunyudo.com)에는 선유도 여행에 유용한 정보가 많다.

    교/통/정/보

    ●군산↔선유도 군산연안여객터미널(063-472-2712)에서 ㈜ 월명여객선(063-462-4000)과 ㈜ 한림해운(063-461-8000)의 여객선이 일일 6회 왕복 운항하며, 피서철에는 증편된다. 쾌속선은 50분, 일반 여객선(고속선)은 1시간 20분 소요.

    ※ 여객선은 회사 사정에 따라 출항 횟수 및 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니 사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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