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3

2012.06.25

그림 같은 등대섬 바로 이곳이었구나

남해 통영 매물도

  • 글·사진 양영훈

    입력2012-06-26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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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같은 등대섬 바로 이곳이었구나

    대매물도 탐방로에서 본 등대섬과 소매물도.

    매물도’라는 지명은 흔히 대매물도를 가리킨다. 하지만 대매물도뿐 아니라 소매물도와 등대섬까지 아우르는 지명으로도 이따금씩 쓰인다. 이 섬들은 모두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속한다. 넓이 2.4km2, 해안선 길이 5.5km로 세 섬 가운데 가장 큰 대매물도는 1810년 경상도 고성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처음 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매물도라는 지명은 옛날에 ‘매물’, 즉 메밀을 많이 경작했던 곳이어서 붙은 것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개선장군이 군마 안장을 푼 뒤 쉬고 있는 형상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말 ‘마(馬)’자와 꼬리 ‘미(尾)’자를 써서 ‘마미도’라고 부르던 것이 나중에 매미도를 거쳐 매물도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다.

    매물도는 2007년 보령 외연도, 신안 홍도, 완도 청산도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의 ‘가보고 싶은 섬’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그래서 매물도에서는 총 100억 원가량의 사업비를 투입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 부문 26개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매물도 곳곳에는 예술적 감성과 해학으로 가득한 표지판과 문패,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해녀의 집, 새벽 어부들의 이야기터, 고기도둑 매갱이(해달) 노는 곳, 고기 잡는 집, 바다 마당을 가진 집 등 정겨운 이름이 보는 사람을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대매물도에는 길이 5.2km의 명품 트레킹 코스도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이어지다 슬그머니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둘레길형 탐방로’다. 마을 돌담길, 언덕 초원길, 바닷가 벼랑길, 울창한 솔숲길, 화려한 동백꽃길, 가파른 계단길 등 길 형태와 느낌이 다채로워 시종 발걸음이 가뿐하다.

    소매물도는 대매물도의 동생뻘이지만, 지명도와 인기는 압도적으로 높다. 3000여 개에 이르는 우리나라 섬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섬으로 손꼽을 만하다. 손바닥만한 섬에 워낙 많은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늘 어수선하고 번잡스럽다. 그래도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그림 같은 풍광은 모든 불편함을 한꺼번에 보상해주고도 남는다. 특히 섬 정상인 망태봉에서 바라보는 등대섬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절경이어서 바라볼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온다. 썰물 때는 소매물도 본섬과 등대섬 사이에서 드러난 몽돌해변을 통해 걸어서 왕래할 수 있다. 대매물도와 마찬가지로, 소매물도 곳곳에서도 소박하고 정겨운 표지판과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현재 명승 제18호로 지정된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그림 같은 등대섬 바로 이곳이었구나
    1 매물도항

    199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한 대매물도 당금항을 가리킨다. 인근 홍도어장의 날씨가 갑자기 악화됐을 경우 어선들이 가장 빨리 대피할 수 있는 국가어항이다.

    2 망태봉

    소매물도 최고봉으로 해발 152m다. 이곳 정상에 설치됐던 세관의 밀수선 감시초소는 최근 매물도관세역사관으로 깔끔하게 단장돼 문을 열었다. 일몰 감상 포인트다. 사진은 망태봉에서 본 등대섬.

    3 장군봉

    대매물도 최고봉으로 해발 210m다. 일본 대마도까지 보일 만큼 전망이 좋다. 장군봉 전설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일제가 군사용으로 판 인공동굴도 남아 있다.

    4 목너미해변

    당금마을의 옛 매물도분교 아래에 있는 몽돌해변이다. 여름철에는 해수욕을 즐길 수 있으며 망망대해의 수평선 위로 붉은 해가 불끈 솟아오르는 광경도 볼 수 있다.

    5 고래등

    소매물도 남동 해안에 있는 해안절경이다. 수면 위로 솟은 고래 등처럼 봉긋하다. 고래 등이 시작되는 움푹한 초원 아래에는 맑은 지하수가 쏟아지는 샘터도 있다.

    6 소매물도등대

    1917년 8월 무인 등대로 처음 불을 밝혔지만 1940년 유인 등대로 바뀌었다. 등탑 높이는 16m이고, 도달거리가 48km인 불빛은 13초마다 한 번씩 깜박거린다.

    여/행/정/보

    맛집대매물도의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에는 상설식당이 없다. 하지만 민박집에 미리 부탁하면 식사를 차려준다. 직접 취사가 가능한 민박집이나 펜션도 많다. 소매물도의 선착장 인근에 위치한 등대식당(055-644-5377), 하얀산장(055-642-8515)은 사계절 영업하는 상설식당이다. 생선회, 멍게비빔밥, 회덮밥, 생선구이 등을 내놓는다. 쿠크다스 펜션 겸 식당(055-649-5775)도 있다.

    숙박 대매물도에는 노을민박(055-646-3008), 바람민박(055-642-9855), 매물도하우스(옛 매물도분교, 055-643-4957), 소라민박(010-8529-8156), 은아민박(055-643-7466), 일출민박(055-642-1838), 매물도다이빙리조트(055-643-7453), 매물도펜션(055-641-4783)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소매물도의 선착장 인근에도 다솔펜트하우스(017-857-2915), 하얀산장(055-642-8515), 소매물도 펜션 겸 식당(055-644-5377) 같은 숙박업소가 있다.

    교/통/정/보

    여객선 ●통영↔대·소매물도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대매물도의 당금, 대항을 경유해 소매물도까지 운항하는 한솔해운(055-645-3717)의 섬사랑3호와 엔젤3호가 일일 3회(07:00, 11:00, 14:10) 출항한다. 1시간 10분(직항), 1시간 45분(경유) 소요.

    ●거제↔대·소매물도 거제시 남부면 저구항에서 대매물도 당금, 대항을 거쳐 소매물도까지 운항하는 매물도해운(055-633-0051)의 매물도구경2·3호가 일일 4회(08:30, 11:30, 13:00, 15:30) 출항하며 30분(당금), 40분(대항), 50분(소매물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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