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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으로 본 법률상식

“여자도 종중 구성원” 대법원도 앞장섰다

남녀평등의 원칙

  • 남성원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여자도 종중 구성원” 대법원도 앞장섰다

“여자도 종중 구성원” 대법원도 앞장섰다

대법원은 남녀평등 원칙에 입각해 2005년 여성의 종중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어느 지방법원 재판부에서 특정 성씨 종파의 종중 대표가 여자 종중원 등 12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원고의 소를 각하한 일이 있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종중 대표 A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이 매수한 위토(位土, 묘에서 지내는 제사 비용을 마련하려고 경작하던 논밭) 4800여㎡의 명의수탁자인 여자 종중원 등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종중 총회를 열어 소송 제기를 추인 결의했지만, 여자 종중원들은 자신들을 제외하고 개최한 총회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성년 여자도 종중원이기 때문에 여자 종중원에게 소집을 통지하지 않은 종중 총회 결의는 효력이 없다”며 “따라서 소송 제기를 추인한 종중 총회 결의는 무효며, 해당 사건에 대한 소송 또한 부적합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종중이라는 개념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전통적 산물이다. 또 종중이라는 개념도 우리의 성문 법규에는 없다. 종래 법원의 종중에 관한 정의는 다음과 같았다.

“관습상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및 종중원 상호 간 친목을 목적으로 공동선조의 후손 가운데 성년인 남자로 구성하는 종족의 자연적 집단으로, 혈족이 아닌 자나 여자는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으며, 종중 구성원이 될 수 없는 자에게 종중원 자격을 부여하는 종회 결의에 따라 제정한 회칙은 종중의 본질에 반해 부적법하다.”



그러나 2005년 7월 21일 종중과 관련해 남녀평등을 반영하는 획기적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다. 그 내용은 “공동선조와 성, 본을 같이 하는 후손은 성별에 상관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종중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때 대법원은 종래의 견해를 바꿔 “과거 남자만 종중 구성원이 된다는 우리의 관습법은 변화한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아 정당성과 합리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즉, 대법원은 “남자만이 종중 구성원”이라는 내용이 더는 우리의 관습법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다.

아직까지도 종중을 남자로만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법률을 배우던 1980년대만 해도 여자의 상속분은 남자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또 가계 혈통은 남자를 통해서만 계승한다는 것을 전통, 관습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1991년 국회에서 민법을 개정하면서 상속분을 포함해 남녀차별적 조문을 대부분 개정했다. 그리고 2005년 대법원은 남녀차별적 내용을 담은 우리의 관습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직까지도 은연중에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는 사람은 다음 대법원 판결문을 새겨야 하겠다.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우리의 전체 법질서는 개인의 존엄과 남녀평등을 기초로 한 가족생활을 보장하고, 가족 내의 실질적 권리와 의무에서 남녀차별을 두지 아니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남녀평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남녀평등의 원칙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주간동아 2011.06.20 792호 (p47~47)

남성원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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